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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만에 만든 현대차 슈퍼볼 광고, 어떻게 제작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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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 6일(현지시각) 제51회 슈퍼볼에서 선보인 90초 분량의 실시간 다큐멘터리 광고로 큰 관심을 받았다. 슈퍼볼은 미국의 최대 스포츠인 프로미식축구 NFC 우승팀과 AFC 우승팀이 겨루는 챔피언 결정전을 말한다.

슈퍼볼이 끝난 뒤 나간 현대차의 다큐멘터리 광고는 해외 파병 군인을 소재로 애국과 가족 사랑을 테마로 담았다. 공개 후 24시간만에 700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공개 10일이 지난 15일 기준 조회수는 2500만회에 달했다.

광고업계에서는 현대차 광고에 대해 조회수 외에도 실시간 광고라는 형식에 주목했다. 현대차는 해외 파병 군인들이 VR(가상현실) 기술로 가족과 함께 슈퍼볼을 관람하는 내용의 광고를 제작했다. 경기 시작 후 폴란드에 파병된 미군들과 슈퍼볼이 열린 미국 휴스턴 NRG스타디움에 자리한 가족들을 연결해 ‘깜짝 쇼’를 선사하고, 대륙을 넘어 연결된 가족의 감동적인 모습을 실시간으로 찍어냈다.

현대자동차 슈퍼볼 광고 영상. /이노션 월드와이드 제공
현대자동차 슈퍼볼 광고 영상. /이노션 월드와이드 제공

현대차의 이번 광고는 내용의 특성상 사전 제작이 불가능해 슈퍼볼 경기가 시작한 직후 촬영해 만들어졌다. 슈퍼볼 경기 시간은 일반적으로 3시간에서 최대 4시간 가량이다. 이번 광고를 제작한 이노션 월드와이드(이하 이노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슈퍼볼 광고 제작에는 12주에서 18주가 걸리지만, 실시간 광고라는 특성상 3시간 안에 모든 작업을 마쳐야 했다”고 말했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다운 추진력이 아니면 시도하기 어려운 발상”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 실시간 광고 제작 위한 긴박했던 순간들...기존 광고엔 쓰이지 않던 기술들 쓰여

이노션은 360도 4K 영상을 찍을 수 있는 VR 장비, 듀얼 GPU(그래픽 처리 장치) 서버, 경기장에서 찍은 고용량 데이터를 경기장 밖 중계기로 전송할 광섬유 케이블, 미국과 폴란드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중계할 위성 시스템 등 기존 광고에선 쓰이지 않던 기술과 장비를 동원했다. 또 광고 감독을 맡은 피터 버그(Peter Berg) 감독이 과거 군대 관련 영화를 촬영하며 미 국방부와 인연을 맺어 폴란드 부대 사령관의 협조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이 광고가 탄생한 배경이다.

휴스턴 NRG스타디움 영상은 360도 VR 장비를 이용해 촬영했고, 이 슈퍼볼 현장 영상을 폴란드 파병 미군 병사들이 360도 파노라마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폴란드 미군 부대 부스 사방에 5개의 프로젝터를 설치했다. 또 부스에 설치한 2D 카메라로 찍은 파병 군인 영상 데이터를 휴스턴 가족들에게 송출해 서로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했다. 촬영된 영상 데이터는 광섬유 케이블을 거쳐 방송 스튜디오 역할을 하는 트레일러로 전송됐다. 이를 대륙을 건너 전달하기 위해 위성 트럭이 동원됐다.

이노션 미국법인 관계자는 “그동안 광고 제작에 쓰이지 않던 장비들을 아무 탈없이 작동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슈퍼볼 하루 전 테스트 도중 부스에 문제가 생겨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성을 한 시간 더 운영하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말했다.

1쿼터가 끝나고 휴스턴과 폴란드에서 촬영을 마친 영상은 이노션 미국법인이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헌팅턴비치로 전송됐다. 광고주의 승인을 얻고 제 시간에 광고를 송출하기 위해선 2쿼터 내에 편집을 마쳐야 했다. 여유 시간은 1시간으로 촉박했다. 이노션 관계자는 “휴스턴, 폴란드, 헌팅턴비치에서 총 150명이상의 스태프가 참여했다”고 말했다.

2쿼터 동안 만들어진 광고는 하프타임 도중 광고주인 현대차와 미식축구협회(NFL), 방송 주관사 FOX에 전달돼 검수를 거쳤다. 이노션 관계자는 “다행히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당초 예상보다 빠른 3쿼터 도중 최종 광고물을 전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완성된 최종 광고는 슈퍼볼 경기가 종료된 직후 방영됐다. 첫 촬영을 시작한지 3시간만이었다.

◆ 만일의 사태 대비한 ‘플랜B’도 제작해

현대차와 이노션은 광고 제작에 문제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예비 영상도 제작해 놨다. 방영되지 못한 이 영상에는 군인 가족들이 슈퍼볼 경기장에 도착하기 전 준비하는 모습과 폴란드 파병 미군 부대의 일상 등을 섞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촬영 리허설은 슈퍼볼 경기 일주일 전 미국 LA에서 진행됐다. 피터 버그 감독이 세세한 요소를 꼼꼼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션 미국법인 관계자는 “피터 버그 감독이 어떤 컨테이너로 장비를 실어왔는지, 선박으로 운반됐는지, 어떤 나라를 거쳐 왔는지, 세관 이슈는 없었는지 등을 살피며 기술적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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