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심사

화웨이(華爲·Huawei)

728x90
반응형

화웨이는 이번 행사에서 두께가 6.18mm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 ‘어센드 P6’를 선보였습니다. 휴대전화업체들은 설계상의 문제로 두께가 7mm 이하인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지만, 화웨이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전 세계에 자신들의 기술력을 과시했습니다.

게다가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행사일도 제품 두께와 같은 6월 18일로 잡았습니다. 요즘 글로벌 휴대폰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단연 화제입니다. 문제의 화웨이를 심층분석해 봤습니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화웨이 홈페이지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화웨이 홈페이지

25년 만에 매출 40조원대美 골드만삭스와 맥도널드 두 회사 매출 합계 보다 더 많아

화웨이의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는 1944년 가난한 집안의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충칭(重慶)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인민해방군에서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1982년 석유를 개발하는 난요유(南油)계열 전자회사로 이직하면서 정보기술(IT)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런정페이는 38세의 나이에 부총경리로 승진했지만 회사에 200만위안(현재 환율 계산시 약 180억원)의 손실을 입힌 뒤 퇴사했습니다. 이후 1988년 44세에 자본금 2만1000위안을 가지고 화웨이를 세웠습니다.

화웨이는 초창기 성장과정이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통신장비 수입업으로 출발했다는 사실 정도만 확인될 뿐입니다. 화웨이가 중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1994년 당시 장쩌민(江澤民) 총서기의 시찰이 결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화웨이는 중국 고위관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은행 등에서 연구개발(R&D) 자금을 확보하는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주력사업은 통신장비입니다. 지난해 스웨덴 에릭슨을 꺾고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354억달러(약 41조원), 순이익 24억달러(약 2조8000억원). 세계적으로 15만명 이상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는 “올해 매출이 10~12% 성장할 것”이라며 “회사의 성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선전에 있는 화웨이 대학. 100개 이상의 강의실이 있으면 2000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다. 화웨이는 이 곳에서 자체적으로 연구개발 인력을 양성한다./화웨이 제공
중국 선전에 있는 화웨이 대학. 100개 이상의 강의실이 있으면 2000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다. 화웨이는 이 곳에서 자체적으로 연구개발 인력을 양성한다./화웨이 제공

직원 2명 중 1명이 연구개발 인력해외 인재 스카우트·25개 R&D 센터 운영

화웨이가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정상에 오르고,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뽐내는 가장 비결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 입니다.

화웨이는 지난해 48억달러(약 5조5000억원)을 R&D에 쏟아부었는데, 이는 전체 매출액의 13%를 넘는 수준입니다. 전체 직원(약 15만명) 중 절반에 가까운 7만명이 R&D 인력입니다. 본사가 있는 광둥성 선전(深圳)에는 ‘화웨이 대학’이라는 사내 교육훈련센터를 두고 자체 R&D 인력을 양성합니다. 15만5000㎡(약 4만7000평)의 면적에 100개 이상의 강의실을 두고 있는 화웨이 대학은 2000명 이상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화웨이는 글로벌화에도 주력해 전 세계에 25개 R&D 센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핀란드와 아일랜드 등에도 센터 설립을 추진중입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중국 본토의 우수 인재는 물론 글로벌 인력들이 조화를 이뤄 세계 시장을 뒤흔들 만한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죠.

화웨이는 최근 해외에서 고급 인력들을 대거 수혈하는 전략도 펼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지냈던 존 서포크를 사이버보안 담당임원으로 2011년 영입했고 2009년에는 BT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매트 브로스를 스카우트했고, 노텔의 CTO였던 존 로에스는 북미 연구개발 담당 수석부사장으로 임명했습니다.


	화웨이 연구원들이 자사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스웨덴 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화웨이 제공
화웨이 연구원들이 자사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스웨덴 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화웨이 제공

2년 전 “중국의 LG 되겠다”지금은 “삼성도 별 것 아니다”

2010년만 해도 화웨이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9위권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화웨이 임원진은 2011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5년 안에 세계 3위 휴대전화 회사(판매량 기준)가 되고  10년 내 매출 1000억달러(약 116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며 “20년 전에는 한국의 ‘LG’를 유럽에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세계적 브랜드가 됐다. 화웨이 역시 중국 내에서 LG 같은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때와 태도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리차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회장은 “화웨이는 마케팅·브랜딩에 많은 돈을 투입하지 않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마케팅·브랜딩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고 그래서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삼성 ‘갤럭시S 4’는 그저 그런 스마트폰에 불과하다”고 혹평했습니다.

화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20년 전 화웨이는 작은 회사였지만, 지금은 최고 품질의 폰을 가지고 있고 고객들도 우리가 최고라 말하고 있다. 우리는 경쟁자와의 격차를 좁히고, 결국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5500만~6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세계 3위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와 애플과 같은 성능의 스마트폰을 만들면서도 더 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것이 화웨이의 능력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클릭! 취재 인사이드] 세계에서 유일하게 “삼성전자 별 것 아니다”라고 코웃음치는 회사

노키아까지 삼키겠다는 야심인수 가능성에 경쟁사 ‘비상’

화웨이는 최근 공개적으로 핀란드 노키아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려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로 전락한 노키아지만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40%를 차지했던 세계적인 기업입니다.

리차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회장은 “노키아의 의사에 (인수 성사 여부가) 달렸지만, 화웨이와 노키아가 결합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습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전 세계 휴대전화 업계가 진위(眞僞) 여부를 놓고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세계 4위 스마트폰 회사인 화웨이가 노키아를 품에 안게 된다면 삼성전자와 애플이 이끄는 시장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화웨이가 자신들의 뜻대로 노키아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화웨이에게는 과거 해외기업을 인수하려다 실패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2008년 미국의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회사인 쓰리콤(3Com)의 지분 인수를 추진했지만 미국 정부의 반대에 부딪쳐 포기한 것이죠.

휴대전화 업계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반(反)중국 정서를 나타낸 적이 있습니다. 미국 모토로라와 캐나다 블랙베리의 매각설이 나왔을 때는 정부 차원에서 ‘중국 회사에 자국 기업을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작년 초 블랙베리가 캐나다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캐나다 정부가 외국 기업이 인수하는 것을 결코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도 “우리는 블랙베리가 매우 중요한 캐나다 기업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중국 등 외국으로 매각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핀란드의 경우 정부나 정치권에서 화웨이의 노키아 인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노키아 역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 스티븐 엘롭이 최고경영자(CEO)를 이끌고 있고 MS와 윈도폰 사업에서 협력하고 있는 만큼 외부에 문을 닫아놓는 회사는 아닙니다. 따라서 화웨이의 노키아 인수설이 실제 계약으로 진행될 지, 아니면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에 그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클릭! 취재 인사이드] 세계에서 유일하게 “삼성전자 별 것 아니다”라고 코웃음치는 회사

美·英 등 선진국 견제 심해미국에 트로이 목마 같은 존재 될 수 있다?

화웨이에게 고민은 없을까요. 회사가 커지고 유명세를 타다보니 견제 세력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영국 같은 선진국 정부와 정치권에서 노골적인 견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부당한 지원으로 불공정 거래 논란이 일고 있으며, 국가 안보의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논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 타임(TIME)지는 올 4월 화웨이 문제를 다룬 기사에서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354억달러)은 골드만삭스와 맥도널드를 넘어선 수치”라며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이 화웨이가 만드는 통신장비로 통신(연결)된다는 것은 미국이 우려할 만한 사안”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치권은 중국 기업의 부상이 향후 미국에게 트로이 목마(그리스가 트로이를 무너트릴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화웨이의 통신장비로 수집되는 정보가 중국 정부에 전송될 경우, 군사적·경제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화웨이는 자사가 제공하는 통신장비의 보안 수준을 높히고,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투명한 운영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선진국들의 화웨이에 대한 공세는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올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 'MWC 2013'의 화웨이 전시관.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바이어들이 화웨이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설성인기자
올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 'MWC 2013'의 화웨이 전시관.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바이어들이 화웨이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설성인기자

2세 승계·기업 투명성 문제 거론글로벌 기업으로서 풀어야 할 숙제

화웨이의 CFO인 멍완저우(孟晩舟·41)는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입니다.

화웨이의 자금줄을 쥐고 있는 그녀는 현재 그룹 내 후계자 서열에서 0순위로 꼽힙니다. 런정페이에게는 멍핑(孟平·36)이라는 아들도 있지만 2010년 회사를 떠나 사실상 누나와 후계구도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게 정설입니다.

런정페이 회장은 “나의 후계자는 비전만 있어서는 안되며 야망과 강한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 글로벌 감각과 사업추진력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가족 중에는 이런 자질을 가진 사람이 없다. 화웨이가 후계구도 경쟁을 겪어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웨이 안팎에서는 멍완저우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멍완저우는 올 1월 외신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비밀스러운 화웨이의 기업투명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버지인 런정페이가 화웨이의 주식 1.4%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주식은 6만4000~6만5000명의 화웨이 직원들이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비상장 기업이기에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주식 소유상황을 직접 설명한 것입니다.

그러나 화웨이에게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숨겨진 사실들이 아직 더 많습니다. 그래서 경쟁사들이 이 회사를 파악하는데 어려워하고 더 두려워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