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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학교에 책 들고 다녀? 손가락만 있으면 돼” 굿바이 종이교과서… 이젠 책을 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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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교과서 교실 스마트 혁명
애플 ‘아이북스2’ 발표… ‘잡스의 꿈’ 이룰지 주목

꿈의 디지털 교과서 19일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애플의 필립 실러 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이 아이패드로 디지털 교과서를 구현할 수 있는 ‘아이북스2’를 소개하고 있다. 세계 최대 교과서 출판사인 ‘피어슨’과 제휴해 개발한 생물, 수학 등의 디지털 교과서를 내려받은 아이패드 확대 화면이 뒤에 보인다. 뉴욕=AFP 연합뉴스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옆에 위치한 나선형 구조의 구겐하임 미술관.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이후 애플의 첫 제품 발표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CNN과 폭스뉴스 등 미 주요 방송들의 중계차량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정보기술(IT) 관련 사용자들의 관심이 온통 이곳에 쏠렸지만 설명회에 초대된 인사는 미 주요 언론의 IT 담당 기자, 블로거, 출판 관계자 등 100명에 불과했다.

애플은 막판까지 발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대로 이날 출시된 제품은 잡스가 숨지기 직전까지 강한 애착을 갖고 추진한 디지털 교과서 ‘아이북스2(ibooks 2)’였다.

잡스는 그의 전기에서 “디지털 교과서 때문에 기존 종이 교과서는 설 땅을 잃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아직은 종이 교과서를 대체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에서 디지털 교과서 시장은 전체 교과서 시장의 6%가 채 안 된다. 아이북스2의 등장은 두 주장 중 어느 쪽이 맞는지를 보여주는 가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종이 교과서가 사라진다”

오전 10시 애플의 월드와이드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필립 실러 부사장이 무대에 등장했다. 그의 등 뒤로 ‘교과서의 재창조(Reinventing the textbook)’라는 제목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는 “기존의 어떤 종이 교과서도 우리를 따라올 순 없다. 우리는 아이패드로 완전히 새로운 교과서를 만들었다”고 선언했다.
▼ 손가락 터치로 질문-답변 척척… 종이책 없는 교실 성공할까 ▼

애플은 이날 미국 교과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피어슨, 맥그로힐, 호턴 미플린 하코트 등과 제휴해 모든 교과서를 15.99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종이 교과서가 보통 80달러 이상임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가격이다.

애플은 이날 국내 이용자도 내려받을 수 있는 생물교재(‘Life on earth’)의 아이북스2 버전을 시연했다. 교과서 텍스트 속에 있는 곤충 사진을 누르니 부위별로 설명과 동영상이 떴다. 모르는 단어를 클릭하면 백과사전이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이를 따로 카드로 만들어 저장하고 재분류하는 모습도 등장했다. 손가락을 옆으로 죽 긋자 문장 위에 하이라이트 효과가 표시되고 메모를 남길 수도 있었다.

마지막은 ‘질문과 답변’ 시간. 학생들이 모르는 내용을 물으면 아이북스2가 친절한 선생님처럼 답한다. 실러 부사장은 아이북스2를 “휴대할 수 있고(Portable), 견고하며(Durable), 의사소통이 가능하고(Interactive), 검색할 수 있으며(Searchable), 최신 내용을 반영하고(Current), 내용도 방대한 것(Great content)”이라고 정의했다.

○ 잡스가 꿈꿨던 교실혁명 성공할까

애플의 한 직원이 19일 신제품인 디지털교과서 ‘아이북스2’를 선보이고 있다. 아이패드에 내려받은 생물 교과서 속의 곤충 사진을 누르면 신체 부위별 설명과 함께 동영상이 뜬다. 뉴욕=AP 연합뉴스

전기에 따르면 잡스는 췌장암으로 숨지기 직전까지 출판사들과 디지털교과서 사업을 논의할 만큼 애착이 남달랐다. 그는 무거운 교과서를 가방에 넣어 다니는 학생들을 안쓰럽게 여겨 이를 디지털교과서로 해결하고 싶어 했다. 잡스는 “기존 교과서 시장은 부패했고 교과서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와야 한다”고 했다. 애플이 이날 발표한 ‘아이북 아서’가 바로 교과서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잡스의 바람대로 디지털교과서가 성공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블로그 ‘컬트오브맥’의 존 브라우니 씨는 “이것은 단순히 상호작용(인터랙티브)이 되는 디지털교과서가 아니라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첨단 기기 같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환호하는 IT 업계와 달리 교육계 종사자들은 신중했다. 우선 디지털교과서를 쓰기 위해 50만 원이 넘는 아이패드를 구매해야 하는 게 큰 부담이라는 주장이다. 아이패드가 엔터테인먼트적인 성격을 갖춰 교육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파이퍼제프리의 시니어 애널리스트인 젠 문스터 씨는 “교사들은 아이들이 책 대신 아이패드를 학교에 갖고 오면 수업을 듣지 않고 인터넷 서핑에 모든 정신을 쏟을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IT업계와 교육계의 반응이 엇갈리지만 아이북스2가 교과서 값을 낮출 것이라는 점에는 견해가 대체로 일치한다. 잡스는 그의 전기에서 “누구나 디지털교과서를 만들면 언젠가는 교과서가 무료로 학생들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잡스가 죽음을 앞두고서도 열정을 쏟았던 교육부분...
하드웨어 스펙이 중요한게 아닙니다...문제는 얼마나 인류를 이롭게 하느냐가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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