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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폰, 무시하지 못할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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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기기 제작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 반도체 칩, 디스플레이 같은 핵심 부품도 국산이 수준급이다. 그럼에도 최근 위기설에 시달리는 배경에는 추격해온 중국 업체가 있다. 2009년에는 적어도 앞선 애플만 따라잡으면 된다는 단순한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뒤통수를 더 조심해야 할 형편이다.

대표적인 기업인 화웨이는 하드웨어 기술력을 앞세우기 때문에 ‘중국의 삼성’, 소프트웨어를 강조하는 샤오미는 ‘중국의 애플’로 불린다. 사실 삼성, LG가 경계하는 중국 기업은 샤오미가 아니라 화웨이다. 디스플레이는 물론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까지 만드는 능력을 가져 삼성전자와 유사한 사업 형태를 갖췄다.

화웨이는 올해 3분기에 레노버까지 누르고 세계 3위 업체로 올라섰다. 샤오미가 중국 시장 안에 머무르는 데 비해 세계 3위권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는 세계 통신사들을 통해 스마트폰 판매까지 연결시키는 위협적인 존재로 컸다.

화웨이는 삼성, LG처럼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만든다. 스마트폰의 핵심인 운영체제에서 차이가 없어 언제든 국내 업체가 따라잡힐 위험이 있다. 국내에도 들어온 화웨이 ‘X3’는 8개의 프로세서(옥타코어)를 넣은 자체 AP로 여느 고급폰 수준의 속도를 자랑한다. 또 후면 1300만 화소 카메라, 풀HD 디스플레이인데도 출고가가 33만원까지 떨어져 국내 브랜드(80만원 안팎)보다 가격 경쟁력은 앞선다. 소비자들은 “과거 짝퉁 이미지를 넘어 중국 스마트폰의 재발견”이라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

샤오미 미4


샤오미, 제품군 늘리며 사물인터넷 포석

혜성처럼 등장한 샤오미는 애플 따라쟁이(카피캣) 이미지가 강하다. 겉모습만 아니라 사업방식까지 애플을 따른다. 샤오미는 자체 운영체제인 미(MI)UI를 적용하고 정보기술(IT)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 마치 애플이 iOS, 앱스토어를 앞세워 자신만의 제국을 형성한 것과 비슷하다. 자신들은 설계하고 폰 제작은 애플처럼 대만 기업 폭스콘에 맡긴다.

올해 7월 중국에서 들여온 샤오미 스마트폰 ‘미3’는 검은색 아이폰5를 닮았다. 애플이 다이아몬드로 정교하게 깎았다고 자랑했던 모서리까지 흡사하게 만들었다. 아이콘 배열이나 배터리 일체형 방식 등도 아이폰을 따라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잠금화면을 푸는 방식은 안드로이드를 닮았다. 말하자면 샤오미 미3는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자체 운영체제를 만들면서도 아이폰을 지향했다. 2011년 8월 첫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30만대를 판 샤오미는 지난해 6112만대로 200배 넘게 성장했다. 다만 샤오미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애플은 물론 구글 안드로이드까지 베꼈다는 의심을 사기 때문에 해외 판매가 쉽잖다. 품질도 아직 불안하다. 샤오미 미3는 3개월도 채 못 돼 전원이 나가버렸다. 충전이 아예 되지 않고 있다. 비싼 수리비를 주고 고쳐야 할까. 아쉽지만 그냥 포기해도 된다. 샤오미 제품은 고장나면 내버려도 크게 손해보지 않는 수준으로 봐도 무방하다.

샤오미는 최근 60인치형 초고화질(UHD) ‘미TV3’는 LG디스플레이 패널을 넣고도 한국 모델의 절반 수준인 약 89만원에 출시했다. 또 정수기, 체중계, 스마트 운동화는 물론 미국 세그웨이를 인수한 뒤 1인용 전동스쿠터 ‘나인봇 미니’를 중국에서 약 35만원에 내놓기도 했다. 샤오미가 가전·생활용품 등 다방면에서 제품군을 늘리며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준비한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당장 수익을 남기기보다 일단 샤오미 제품을 시장에 최대한 깔겠다는 계산일 수 있다. 앞서 레이쥔 회장도 “스마트폰은 샤오미의 주력 제품이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가 앞으로도 승승장구할지는 불확실하다. 단 세계 최대인 중국 내수시장은 언제든 비슷한 잠룡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샤오미는 모든 사물을 연결시키는 원대한 전략을 펴는 것 같은데 아직은 과장된 측면도 있다”며 “만약 ‘대륙의 실수’로 샤오미가 실패하더라도 제2, 제3의 샤오미가 줄줄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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