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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판치는 세상…삼성전자 ‘OS독립’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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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두번째 타이젠폰 Z3 인도 출시

“애플은 스마트폰 핵심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운영체제(OS) 모두를 갖고 있다. 삼성은 AP는 있지만 OS가 사실상 없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18일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 차이를 이같이 설명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컴퓨터로 치면 중앙처리장치(CPU)를 말한다. OS는 소프트웨어 핵심으로 노트북으로 치면 윈도 같은 것이다. AP는 하드웨어, OS는 소프트웨어의 핵심이다.

삼성전자가 자체 OS인 타이젠(Tizen) 생태계 조성에 진력하고 있는 이유이다.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앞두고 삼성전자의 OS ‘독립운동’은 성공할 것인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인도 뉴델리 구르가온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 참석해 Z1에 이어 타이젠을 운영체제로 탑재한 두 번째 스마트폰인 ‘삼성 Z3’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14일(현지시간) 인도 구르가온에서 타이젠 기반 스마트폰 신제품인 ‘삼성 Z3’를 발표했다. Z3는 타이젠 운영체제가 탑재된 삼성전자의 두 번째 스마트폰이다. 21일부터 인도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Z3는 5.0형 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후면 800만 화소·전면 5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여러 명이 단체 셀피를 찍을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최대 120도까지 담을 수 있는 ‘와이드 셀피’ 등의 카메라 기능이 지원된다. 인기 음악 서비스인 ‘믹스 라디오(Mix Radio)’를 통해 13가지 장르의 인도 음악 등 3500만곡 이상의 음악 스트리밍을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가격은 8490루피(14만7600원)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생태계 확대’를 강조했다. “올 초 ‘삼성 Z1’의 성공적 출시에 이어 두 번째 타이젠 스마트폰 ‘삼성 Z3’를 선보이는 것으로, 최근 출시한 ‘기어 S2’를 비롯해 타이젠 기반의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도 잇따라 내놓는 등 타이젠 생태계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7)도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이 부회장은 Z3 출시에 앞서 직접 들고 다니면서 성능을 점검했다. 직접 임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품질도 체크해봤다고 한다. OS 독립에 대한 이 부회장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Z3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타이젠 기반 세 번째 제품이다. 올 초 타이젠 1호 스마트폰인 ‘Z1’을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에 출시했다. 출시 5개월 만에 1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인도 시장에서는 100달러 미만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지난 8일 내놓은 타이젠 기반 원형 스마트워치인 ‘기어 S2’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성과가 쌓이면서 삼성전자는 서서히 타이젠 생태계 구축에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다.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리눅스 기반의 오픈 소스 모바일 운영체제이다. 2011년 삼성전자와 인텔이 프로젝트를 시작해 2012년 4월 ‘타이젠 1.0’을 내놓았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와 iOS라는 절대 강자 틈바구니에서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은 OS 시장의 특성도 존재한다. 수만명의 개발자 생태계를 보유한 윈도 모바일과 파이어폭스도 지지부진하다. 안드로이드와 iOS의 장벽은 압도적으로 높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모바일 OS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81.5%에 달했고, 애플 iOS는 14.8%였다. 지난 8월28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국내 인터넷 이용환경 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운영체제 점유율은 안드로이드 84.11%, iOS 15.87%였다.

삼성전자에 안드로이드와 iOS는 극복해야 할 산이다. 스마트폰 수익 개선을 위해서도 모바일 OS 독립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 업체다. 그러나 OS를 안드로이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구글의 각종 앱들을 설치해 판매할 수밖에 없다.

구글과의 ‘안드로이드 동맹’이 영원할지도 미지수다. 지난 3월 당시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현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타이젠에 대해 “필요하다면 삼성전자와 인연을 끊을 수도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으로 펼쳐질 사물인터넷 시대도 대비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자사 스마트TV를 비롯한 모든 전자제품을 5년 내에 사물인터넷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들에 모두 타이젠을 탑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OS의 역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구글도 사물인터넷 시장을 노리고 있어 삼성전자로서는 독자 OS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7일부터 18일까지 중국에서 처음으로 타이젠 개발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이 행사에서 사물인터넷 기기까지 호환성이 확장된 타이젠3.0 플랫폼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타이젠3.0은 모바일 기기, 웨어러블, TV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전을 사물인터넷과 연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하드웨어 업체로만 남아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며 “OS 독립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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