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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좋은 앱은 모두 애플 차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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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관리가 철저하다. 특히 모바일시장에서는 경쟁사들에게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애플이 한번도 타사 모바일시스템이나 기기를 위한 앱을 만든 적이 없는 반면, 구글이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모바일 플랫폼 경쟁사들은 애플 기기용 앱을 많이 만든다. 덕분에 애플 기기들은 모바일세계의 ‘지상낙원’이나 다름없다.

Walter S. Mossberg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구매하면 시리, 아이메시지, 아이워크, 아이포토, 페이스타임 같은 애플 모바일앱과 서비스를 갖게 된다(타사 폰이나 태블릿에는 없는 것이다). 동시에 애플 경쟁사 공식앱의 최고 버전들도 손에 넣을 수 있다.

따라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이용자면서 다른 대형 모바일 플랫폼 제조사들의 앱을 선호하는 이들은 안드로이드나 윈도폰, 아마존 태블릿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 애플기기로도 얼마든지 이들 제조사의 주요 앱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비 애플기기 이용자는 애플의 앱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없다.

 

전적으로 애플에 유리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는 대형 경쟁사들의 사업모델에서 비롯됐다. 구글과 MS, 아마존은 모바일 하드웨어를 만들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기업이다. 그러나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애플은 자사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아이콘화된 고가의 자사 하드웨어를 통해 판매한다. 여기서 애플 수익의 상당 부분이 창출된다.

요즘 가장 인기있는 건 안드로이드 기기지만, 지금까지 애플은 4억대가 넘는 iOS기기를 판매했다. 경쟁사들로서도 애플 시장은 무시하기엔 너무 큰 것이다.

애플기기 이용자들은 구글맵, 구글서치, 지메일, 구글크롬, 구글드라이브 등 구글 공식앱도 사용할 수 있고, MS가 빙(검색엔진), 스카이드라이브(클라우드스토리지 서비스), 원노트(노트 작성 서비스) 용으로 작성한 앱도 사용할 수 있다. 아마존 온라인스토어용 앱, 아마존 클라우드기반 동영상/음악 스트리밍서비스용 앱 등 다수의 아마존 앱도 사용 가능하다. 선택권이 넓다는 얘기다.

The Wall Street Journal (photo illustration)
애플 아이패드.

일례로 애플기기로 디지털책을 읽는다고 할 때, 애플 아이북스앱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킨들 공식앱이나 구글 플레이북스 공식앱을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말로 휴대폰에 뭔가 묻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애플의 음성인식서비스 시리는 물론 구글 검색앱의 음성기능에 물어볼 수도 있다. 애플은 자사 앱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애플이 아닌 타사 기기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혜택이다.

애플의 주요 하드웨어 경쟁사인 삼성조차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앱을 만든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삼성스마트TV 리모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앱도 그 중 하나다. 애플 아이폰으로 삼성 TV를 조정하다니. 그것도 삼성이 자발적으로 그렇게 만들었다니.

구글맵의 경우 애플기기용은 자사 플랫폼용보다 훨씬 현대적이고 매끄럽다.

애플 경쟁사들이 애플기기용으로 만드는 이런 앱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구글은 최근 관심사를 강조하는 위치기반 앱인 필드트립의 iOS버전을 출시했으며, MS는 모바일기기와 게임콘솔을 연결하는 엑스박스 스마트글래스앱의 iOS버전을 내놓았다.

애플 경쟁사들이 공식적으로 출시한 앱만 따져도 이 정도인데 다른 개발업체들이 모방하거나 차선책으로 내놓은 앱, 모바일기기 브라우저를 통해 액세스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따지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대체 왜 애플 경쟁사들은 이처럼 애플기기 성능을 높이는 데 일조하는 것일까? 애플은 보답도 하지않는데 말이다.

구글은 “최대한 많은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 기기나 플랫폼을 떠나 최선의 구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PA
애플 아이폰5.

아마존은 ‘한번 사면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Buy Once, Enjoy Everywhere)’ 방침을 강조한다. 킨들 뿐 아니라 어떤 하드웨어에서도 자사 디지털 콘텐츠와 물리적 제품 구매를 쉽게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

MS 역시 자사 소프트웨어는 윈도우폰과 윈도우8 태블릿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긴 하지만 “우리는 다양한 기기에서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애플 역시 수년전 윈도 PC에 자사 아이튠과 사파리 브라우저를 설치한 적이 있었지만 이젠 자사 모바일앱과 서비스를 자사 기기용으로만 제한한다. 애플은 이 방침에 대해 아무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꼭 알아둬야 할 점도 있다. 단 한번의 로그인(SSO)을 통해 구글이나 MS 서비스와 앱을 이용하려 한다면 애플기기는 이를 허용치 않을 것이다. 구글과 MS에서 만든 핵심앱들은 iOS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일례로 MS오피스의 공식 스마트폰버전은 윈도폰에서만 사용 가능하다(iOS버전에 대한 소문이 있긴 하다). 구글의 인공지능앱 구글나우와 전자결제앱 구글월릿도 애플기기에서 사용할 수 없다. 이 밖에도 하드웨어와 유저 인터페이스 등 스마트폰 구매자가 안드로이드나 윈도우폰 기기를 선호할 이유는 많다.

 

또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은 MS와 아마존 모두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폰과 태블릿용으로 수많은 앱을 만든다는 점이다. 그렇다해도 애플기기 이용자가 약간 유리한 부분도 있다. 아마존의 동영상 스트리밍앱은 애플기기용은 있지만 안드로이드기기용은 없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안드로이드기기 이용자는 애플 공식앱을 사용할 수 없다.

윈도폰 이용자들은 경쟁사 앱에 대한 선택권이 훨씬 적다. 구글 것 하나, 아마존 것 세개가 있을 뿐이어서 12개 이상인 애플기기용 앱과 비교된다. 새 버전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킨들파이어 태블릿의 경우 아마존 주요 경쟁사가 내놓은 앱은 거의 없다.

이것이 결국 무슨 의미일까? 애플기기를 사야한다고 합리화하기에 다소 부족한 감은 있을 지 모르지만, 만약 애플기기를 산다면 다른 대형 모바일플랫폼 제조사들의 핵심앱 다수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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