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Maps: The Next Turn
TUE, OCT 2, 12
지도는 변해 왔다.
지도 제작은 꽤 간단하고 대체로 새로웠다.
1457년 제노바의 세계지도를 사용한 사람으로서는 오늘날의 지도를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의 지도는 전세계의 평범한 사람 수 억 명이 매일 같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어디로 걸어가는지 알기 위해 보는 지도도 3D 플라이오버(flyover) 지도처럼 보일 것이다.
실제로 후기-PC 시대의 지도는 더 이상 지구상의 지표면 캡쳐가 아니며, 다양한 가상 서비스를 포함한 공간 포털의 성격으로 바뀌었다.
- Wayfinding — 그리 멀잖은 미래, 지도의 주된 기능은 더 이상 길찾기가 아니다. 물론 A에서 B로 어떻게 가는지, B는 어디에 있고 주변에는 무엇이 있는지 계속 알고 싶기는 할 테지만, 오늘날의 목표는 B 위치로 가기 전, 단순히 무엇이 있느냐가 아니라, B를 둘러싼 우리의 소셜네트워크에 누가 있느냐로 바뀌었다. 그리고 우리는 B로 가는 방법만이 아니라, 어떤 운송수단을 언제 타는 편이 나은지, 얼마나 빠른지도 알고 싶어 한다.
- Discovery —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2D와 3D, 파노라마 사진과 함께 지도 주변에 흩어져 있는 바로 어제 찍은 사진과 50년 전 찍은 사진을 합성시켜 보고도 싶어 한다. 우리는 낯선 이들의 가상 낙서와 특정 좌표에 남겨져 있는 오디오 녹음을 보고 싶어 하며, 좋아하는 커피 브랜드나 제일 경치가 좋을 자전거 경로도 알아볼 수 있기 바란다. 우리는 핀 꽂은 곳에 대한 모든 뉴스와 트윗도 읽기 원한다. 우리는 심지어 우리가 묻기도 전에 지역 내 사실들을 알아볼 수 있기도 바란다.
- Commerce — 오늘날 우리는 지도가 장소만이 아니라 직접 쇼핑도 하게 해주기를 바란다. 지도 상의 식당을 손으로 대면 식당 평가를 보고 곧바로 예약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지도상의 GPS 추적기가 가까운 곳의 상가를 자동으로 알려주고, 심지어 우리가 걸어서 들어가기도 전에, 뭔가 사기 전에 할인 쿠폰이 있으면 알려주기 바란다. 우리는 지도상에서 가상의 체크인을 실제 생활에 있어서 해당 가게의 할인 쿠폰으로 바꿀 수 있기를 원한다.
- Integration — 우리는 더 이상 "콘텐트로서의 지도 제작"으로 만족해 하지 않는다. 우리의 지도는 이제 의도에 따르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 시리를 통해 지도에게 "교통 상황이 어때?"라고 물어볼 때, 1) 2시간 이전에 2) 어머니를 3) 볼 수 있는 경로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으며, 보통은 4) 특정 길을 택하고 5) 어머니 동네의 교통 상황을 물어봐서, 가령 유례 없이 막힌다면 6) 대신 갈 만한 길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즉, 깊은 맥락성 관계(대중교통의 방향, 경로, 교통상황, 개인정보, 달력, 주소록, 검색 이력 등) 없는 지도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에 속하지 않는다.
- Entertainment — 지금은 14세기나 20세기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그 곳에 가지 않고서도 그 곳의 경험을 누리기 원한다. 우리의 지도가 우리에게 말 해줘야 한다. 우리의 이웃만이 아니라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을 동네를 가상으로 둘러 보기 바란다. 우리는 편안하게 소파에 앉은 채로 몰과 스토어, 사무실 내부의 안내도 받아보고 싶어 한다. 우리는 손에 쥐고 있는 조그마한 컴퓨터상의 "지도" 안에서 바다 거북이와 사귀면서 잠수도 할 수 있기 원한다.
Tinker, Tailor, Soldier, Not A Mapmaker
지도의 정의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어떻게 심도 있게 변화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확대될지에 대해서만 목록을 적을 수도 있다. 애플은 다른 기업 대다수보다 이 사실을 더 잘 이해하고 있지만 애플이 지도 업체는 아니었고, 그 사실 또한 애플은 알고 있었다. 5년 전, 스티브 잡스 스스로, 검색과 지도같은 백엔드(backend) 서비스를 위해 구글과 같은 기업들과의 협력을 좋아한다 밝힌 바 있었다.
그런 서비스를 다른 회사나 구글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잡스가 좋아했을 리는 만무하지만 디지탈 지도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업체들이 상당히 앞서가고 있었고 애플은 당시 전화기의 재발명에 모든 정신을 쏟아야 할 때였다. 그 5년간 애플은 아이폰으로 전례 없는 성공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잘 알려진 시스템 디자인 문제점도 안게 됐다. 한 번 정해진 사용자 습관과 기대를 바꾸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는 사실이다. 현재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계약이라는 상황때문에 애플은 한 때 협력사였다가 이제는 최고의 경쟁사가 되어 버린 곳에서 나오는 앱과 이제 손을 떼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은 친숙한 것이 사라지는 상황에 대해 그다지 편안해하지 않았다. 제아무리 그 이유가 합리적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바로 맵게이트(Mapgate)의 탄생이다.
Is old new again?
자신의 지도에 대한 공개서한에서, 팀 쿡은 새로운 애플의 지도 제작 노력을 “Maps 2.0″에 비정했다.
iOS의 첫 버전 때부터 지도를 포함시켜 왔습니다만 시간이 흘렀고 우리는 고객 여러분께 턴-바이-턴 길안내와 음성 통합, 플라이오버, 벡터-기반 지도와 같은 기능을 포함한 더 나은 지도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처음부터 지도의 새로운 버전을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다르게 말해서, 애플은 지도를 재발명하기보다는 안드로이드의 지도처럼 더 많은 기능을 넣어서 발달시키려 한 듯 하며, 이번에는 구글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구글이 지도를 시작한 지 8년 됐음을 감안할 때 상당히 큰 일이었다. 8년의 차이를 따라 잡으려 하니 애플의 최우선 과제는 정확도와 범위 급속 확대가 되었다.
Mapbusters, who you gonna call?
현재 애플이 맞이하고 있는 곤란한 상황을 애플이 아닌 다른 회사가 맞이했다면 여러가지 후속 조치를 시행했을 것이다. 구글이 고용하고 있다는 7천 명 이상의 지도 관련 인력을 고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매점을 제외하고 애플이 그렇게 많은 직원을 그렇게 한정된 일을 위해 대량 고용한 사례가 없다(7천 명이면 전체 애플 직원의 8% 규모다).
구글(Big Table)과 페이스북(Cassandra), 야후(Hadoop), 아마존(Dynamo) 등 빅 데이터 스토리지와 처리, 운영 전문성을 축적해 놓은 기업들과는 달리 애플은 데이터 과학자나 웹-스케일의 인프라스트럭쳐, 자동화, 실시간 분석, 알고리즘 디자인 전문가들이 향하는 직장이 아니었다. 가령 페이스북은 온라인에다가 한 달 안에 서버 수 만 대를 자동적인 방식으로 동원할 수 있다. 이 부문에 있어서 애플은 계속 뒤쳐져 있으며 실적도 없고, 따라서 실망스러운 상태다.
그 대신 애플은 지도 관련 업체를 인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런 회사마저 많지는 않으며, 애플 역시 관련 인력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기업을 인수한 역사가 없다. 사실 애플이 현재 데이터를 얻고 있는 TomTom이나 Waze같은 업체들을 인수하지 않았음을 주목해야 한다. 더군다나 애플은 중국에서 AutoNavi처럼,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지도 데이터 소스를 사용하고 있다.
애플이라면 이미 다른 곳에서도 사용해 온 OpenStreetMaps를 통해 크라우드소싱 수정을 하여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지만, OpenStreetMaps는 애플의 바람만큼 빠르게 스케일링을 할 수 없으며, 향후 라이선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수 억 명에 달하는 iOS 6 지도 사용자들이 능동적으로 지도 수정을 하고 제안을 하는 경우, 앱스토어나 아이튠스에서 인센티브를 받고, iOS 기기를 경품으로 주거나 무료 여행 등을 제시하는 등의 보다 공격적인 방법을 택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타 기업 인수나 인센티브에 기반하는 접근 방식은 애플의 유전자에는 없는 과정이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라면 윈도를 제외하고 수 십년 동안 해왔듯, 남들에게 수 천 가지의 모델과 주변기기, 드라이버, 꾸준히 내려 오는 버그에 대한 테스트와 관리, 코드 작성을 맡겨버리리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은 별로 그러하지 않았다.
스스로 좋은 지도 데이터를 갖추기만으로는 물론 충분하지 않다. 애플은 애플 맵스 1.0 사용자에게 대단히 친숙해진 기능을 똑같이 구현하는 기능으로 복제를 원하는지 결정 내려야 한다. 즉, iOS 6의 디그레이드가 돼 버린 지도를 원래대로 되돌리라는 아우성때문에, 애플이 진정 안드로이드용 구글 맵스를 똑같이 베껴서 제현하고 싶은지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쟁자의 규칙대로 움직이는 것은 애플 방식이 아니었다. 애플은 덜 성숙한 업계에 진입한 다음, 종종 고유의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한계와 가능성을 재조정하고 구조를 바꿔버린 이력을 갖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를 알려 드리겠다. 기존 거대 업체들로 가득 찬 지불 업계 전체를 재조정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NFC 칩을 집어 넣어야 한다고 모두가 한 목소리로 외쳐오고 있었다. 애플은 지불 양식이 무엇이든 상관 없다는 자세였고 NFC를 무시했지만, 보상과 프로모션, 카드, 표, 쿠폰, 알림… 등, 지불 말고 다른 것은 모조리 다 다시 만들어버렸다. 모두를 시간과 위치에 기반한 프레임웍에 집어 넣고, 성장과 통합, 그리고 사용자와 더 깊게 묶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새로운 앱의 형태로 말이다. 다름 아닌 Passbook이다. 같은 맥락으로, 애플이 모바일 "지도"가 어때야 하는지를 어떻게 상상하고 재정의내릴 수 있을까?
Horizontal
우연일 수 있을 텐데 애플에게는 지도와는 달리, 시스템 디자인적인 문제점이 한 가지 있다. 지도가 이동성(mobility)의 관문이 됐다면, 아이튠스는 애플의 콘텐트 포털이 됐다. 아이튠스는 원래 화면 하나로 이뤄진 노래 파일 관리자로 시작했었다. 물론 데스크톱 상에서의 아이튠스는 여전히 싱글-스크린 앱이지만, 이제 아이튠스는 스토리지와 백업, 인증, 거래, 발견, 프로모션, 브라우징, 미리보기/듣기, 재생, 스트리밍, 전환, 및 공유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현대적인 미디어 포맷을 다룰 정도로 성장했다. 아이튠스는 2,500억 달러 어치의 미디어 제국이며, 성장하는 동안 아이튠스의 사용에는 인지 부하(cognitive load)가 상당해졌다. 비단 아이튠스의 속도와 신뢰성, 그 외 수많은 문제점을 거론하고자 함은 아니다. 물론 아이튠스를 비판하는 사용자가 많지만, 애플의 대답은 포드캐스트와 아이튠스 U, 음악, 비디오, 예고편, 아이북스, 앱스토어처럼 여러가지 기능을 개별 앱으로 쪼개기였다.
별도의 앱으로서 지도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일은 전체 맵스 플랫폼의 전체적인 인상을 떨어뜨릴 문제점들을 막을 것이다. 가령 지도 앱을 인공위성, 교통상황, 대중교통, 턴-바이-턴 안내, 3D/플라이오버, 검색, 발견, 흥미로운 곳 지점 등, 8~10개의 개별 앱으로 쪼갤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이론적으로 합리성을 갖지만, 특히 초심자가 모든 것을 한 군데에서 찾을 수 있는 통합형 앱을 여러가지 단일-목적의 앱'들'로 바꾸는 것을 모두가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여러 교외 도시(및 적어도 네 곳의 주)에서 뉴욕시로 출퇴근 하는 사람만 수 백만 명이다. 일부는 하루에 세 곳의 주를 두 번 통과하기도 한다. 과연 그들은 앱 여러 개를 일일이 관리하고 싶어할까?
Vertical
애플의 “Schematic Maps” 특허 출원서에서 볼 수 있듯, 애플은 이미 지도 데이터의 비-전통적인 표시방법의 실험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가령 지도를 여러가지 개별 앱, 즉 수평적인 형태로 잘게 자르는 것 대신, 왕년의 투명하게 서로 겹쳐서 비쳐지는 지도처럼 메타데이터를 레이어로서 수직적인 형태로 비추면 어떨까?
개념적으로 수직형 디스플레이는 단일한 앱 내부적으로 복잡성과 데이터 밀집도, 통합 문제를 다뤄야 할 때 효과적일 수 있다. 애플이 최근에 인수한 지도 회사 중 한 곳인 PlaceBase가 바로 PushPin API를 통해 데이터 레이어를 전문적으로 다루던 업체였다.
애플이라면 아예 미니 "맵 스토어"를 열고 써드파티 개발사들을 들여와서 애플의 "베이스 맵(base map)"의 레이어를 개발하도록 시킬 수도 있다. 그러면 애플 맵스의 개발을 동시다발적으로 크게 가속화시킬 수 있다. 고정된 값으로 매겨진 인-앱 구매($0.99를 생각하라)로 애플 지도 상에 레이어를 교체하거나 추가시킬 수 있다면? 써드파티 개발사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일 것이다. 애플의 기본 베이스-맵 상의 레이어를 띄우면, 곧바로 수 백만 명의 대량 사용자 기반에게 자신을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0.99의 70%를 천 만~2천 만 명으로부터 얻는다 생각해 보시라.) 동네 재미난 곳을 사전에 처리해주는 구글 검색 레이어를 $0.99로 구입하지 않으시겠는가?
물론 레이어형(layered) 지도에도 문제는 있다. 다중의 레이어를 같이 볼 수 있게 한다거나 교통상황, 대중교통 정보와 같은 레이어하고 상호 연동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편이 합리적이지만, 초보 사용자의 입장에서 너무 많은 레이어는 관리도 힘들 것이다. 단순한 보이기/숨기기 메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프리-캐싱, 로딩, 위치저장(state-saving)은 물론 레이어끼리의 호환성의 측면에서 레이어의 메모리 관리와 라이선스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애플은 베이스-맵 상에서 대단히 중요한 레이어 몇 가지만 주의 깊게 선별하여 테스트해야 할 것이다.
미니 맵스토어라면 구글지도나 다른 업체들을 애플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따라잡고 제칠 수도 있다. 게다가 애플의 개발자 생태계에 상당한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Does Apple have to lose for Google to win?
똑같은 규칙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아니오이다. 구글의 게임에 구글 방식으로 임한다면 결국은 지고 만다. 다른 업체의 지도 제품을 사용해 보시라는 팀 쿡의 발언은 애플로서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말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자신의 내부적인 지식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자신이 솔직 담백하게 나열한 경쟁 앱보다 애플이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싶다. 구글로서도 기꺼이 날아 오르고 싶어 할 자신감의 관점이 바로 그것이다.
'관심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티브 잡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0) | 2013.03.12 |
---|---|
아이폰 화면을 3D로, ‘팜탑 시어터’ (0) | 2013.03.11 |
2013년 프로야구 시범경기 일정 (0) | 2013.03.08 |
삼성전자, 日 샤프 왜 삼키나 했더니... (0) | 2013.03.06 |
Finally! Japan Finds Samsung Guilty of abusing the FRAND Process (0) | 2013.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