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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의 '미스터리' 정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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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최근들어 연일 각종 뉴스매체에서 국정개입 의혹 관련 보도를 통해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이름 석자다. 하지만 정작 정씨처럼 베일에 싸인 미스터리한 인물도 없다. 이미 2007년 대선 과정 때부터 최근까지 줄곧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라인을 이끄는 수장’, ‘현 정부의 숨은 실세’ 등 온갖 확인되지 않는 설(說)이 나돌았지만, 정작 정씨 과거 이력에 대해 제대로 확인된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정윤희씨.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정윤희씨.
정씨에 대해 확인된 내용은 대략 다음 정도다. 박근혜 대통령이 퍼스트레이디 시절 때부터 친분이 있었던 고(故) 최태민 목사의 사위였으며, 지난 1998년 4월 박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처음 나왔을 때 자진해서 선거를 도왔다. 이를 계기로 입법보조원 신분으로 국회에 들어가 이후 박 대통령이 2004년 한나라당 대표가 되기 전까지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 그 뒤로는 정치권에서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정씨는 국회에 있는 동안 자신에 대한 얘기를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의원실에서 비서실장 역할을 했지만 국회에 등록된 보좌관도 아니었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정씨를 기억하는 정치권 인사들도 “그 사람이 당시 박근혜 의원실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정도만 알지, 그 사람 자체에 대해선 아는 게 없다”, “정윤회는 자기에 대해 묻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식의 말 정도만 하고 있다.

그나마 정씨의 신상 내용은 정씨가 지난 7월 한 시사주간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지난 8월 검찰의 일본 산케이 신문(박 대통령과의 부적절한 관계 암시한 신문) 수사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 등을 받으면서 조금씩 알려진 정도다.



 

정윤회씨가 작년 7월 경기 과천의 한 공원 스탠드에 앉아있는 모습. /한겨레신문 제공
정윤회씨가 작년 7월 경기 과천의 한 공원 스탠드에 앉아있는 모습. /한겨레신문 제공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씨가 서울고등학교 출신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현 정부에서 김용준·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등 서울고 출신들이 대거 발탁됐던 것을 놓고 “실세인 정윤회가 서울고 출신이어서 그렇게 된 것 아니냐”라는 말이 퍼지다가 아예 ‘서울고 출신’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최근 정씨는 서울고가 아닌 보인상업고(현 보인고)를 졸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전히 정씨가 어느 초등학교와 중학교, 대학교를 나왔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연세대 출신이란 소문도 있었지만 한 언론사에서 연세대 총동문회 명단을 확인한 결과, ‘정윤회’라는 이름은 없었다고 한다. 정씨는 지난 7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출신 학교 문제에 대해 “나는 대학원까지 졸업했는데 (내가) 구체적인 학력을 밝히지 않는 건 불필요한 잡음을 피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반면, 정씨가 대학 졸업 이후 대한항공에서 근무했다는 소문은 사실로 확인됐다. 정씨가 지난 1981년 대한항공의 보안관리부 소속 보안승무원으로 입사한 뒤 약 9년간 근무하다가 지난 1990년 퇴사했다는 것이다. 보안승무원 직군은 정부가 항공사의 안전을 위해 지난 1969년부터 도입한 것인데, 이 직군은 지난 1994년 폐지됐다고 한다.

비록 이를 통해 정씨가 26~35세 때 보안승무원으로 활동한 것은 확인됐지만, 항공사 퇴직 후 1998년(43세 때) 박 대통령과 합류하기 전까지 무슨 일을 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다. 정씨가 올 5월 이혼한 고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씨과 결혼했던 시기는 지난 1995년이었다.

정씨의 본적은 강원도 정선군으로 돼있다. 하지만 그곳은 정씨의 아버지 세대 연고지일 뿐, 정작 정씨 본인이 어디에서 살았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출생신고가 서울 종로구로 돼있어 서울에서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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