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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스타에서 먹튀로…메이어 야후 CEO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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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인터넷 강자로 군림하던 야후가 핵심 사업인 인터넷 부문을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에 매각했다. 이로써 한때 시가총액 1250억달러를 자랑하던 야후는 역사길로 사라지게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야후의 흥망성쇠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 블룸버그 제공

버라이즌이 야후의 인터넷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야후의 구원투수로 영업됐던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 경영자(CEO)의 거취가 불투명해졌다. 한때 실리콘밸리에서 최고 주목받는 CEO였던 그는 이제 고액연봉을 축내는 무능한 CEO를 대표하는 인물로 인식되고 있다.

메이어 CEO는 2012년 7월 야후 CEO로 취임했다. 구글 창립멤버이기도 한 그는 구글 부사장까지 지낸 인물로 세계 IT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야후의 실적이 하락세를 기록하던 시기 회사를 살리겠다고 뛰어든 그는 가정 먼저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했고, 다양한 분야의 외부 인재를 영입하기 시작했다.

또 주력 사업을 PC기반 인터넷 검색광고 시장에서 모바일 중심의 동영상 광고 시장으로 재편하기 위해 노력했다. 11억달러(1조2479억원)를 들여 블로그 플랫폼인 '텀블러'를 인수하는 등 수십 개의 IT기업을 인수해 몸집을 키웠지만 야후의 실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메이어 CEO는 동영상 사업에만 2억달러(227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을 장악한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벽을 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자연스레 메이어가 주력했던 동영상 광고 사업의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 기업을 인수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메이어가 IT사업에서 새로운 사업과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걸어온 길을 따라가는데 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속적인 실적 부진은 메이어의 리더십에도 생채기를 냈다. 곳곳에서는 메이어의 경영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특히 버라이즌이 인터넷사업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메이어의 퇴진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메이어 CEO는 6월 30일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직으로 재선임됐지만 반대표 비율이 18%를 넘어서는 등 지지도가 크게 떨어졌다. 2년 전 진행한 주주총회에서 메이어 CEO의 재선임 반대표 비율을 0.53%였고, 지난해에는 1.1%였다.

메이어 CEO의 퇴진을 요구하는 쪽은 핵심기술을 모두 팔고 투자회사가 된 야후에 엔지니어출신의 CEO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묻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보수를 받는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메이어 CEO가 야후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 받은 임금과 스톡옵션은 1억6200만달러(184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회사를 매각하고 사임할 경우에 퇴직금으로 5700만달러(646억원)를 받을 예정이어서, 성과도 없이 돈만 챙긴 CEO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자연스레 메이어를 따르던 인물들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구글 출신인 헨리케 데 카스트로는 15개월 동안 야후에 근무하면서 1억800만달러(1225억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회사가 매각되는 상황에서도 과도하게 임금을 챙겼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동영상 광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했던 케이티 쿠릭과 데이비드 포그 등의 언론인 출신 인사들도 핵심 사업 매각을 계기로 모두 현업에서 물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이어 CEO는 25일(현지시각)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개인적으로 야후에 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손을 댄 사업마다 줄줄이 실패한 메이어 CEO가 야후에 남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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