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분야 38년 한 우물 판 엔지니어 출신 스타 CEO
업계는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검찰 출석 요구를 두 차례 이상 미룬 것을 이번 압수수색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조 성진 사장이 출석을 미루면서 의도적으로 검찰 조사를 지연시켰고, 이에 대해 검찰이 불만을 품었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이달 중에 검찰 출석을 통보받았으나 내달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세계소비자가전전시회(CES)참석을 이유로 1월 중순까지 연기할 것을 요청해 왔다.
검찰은 조 사장에 대해 다음달 10일까지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고, 압수수색과 함께 체포영장까지 청구했다. 다만 법원에서 조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은 기각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검찰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시기를 다소 늦춰달라는 것 뿐”이라면서 “법원이 체포영장을 기각한 것만 봐도, 조 사장에 대한 검찰의 접근이 과도했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가전업계에서 조성진 사장은 가전제품, 특히 세탁기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 엔지니어 출신 스타 경영자(CEO)로 통한다. LG전자 첫 고졸 출신 사장인 그가 승진한 지난 2012년 업계는 조 사장의 사례를 놓고 ‘공고 출신 신화’라고 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국내 가전분야를 세계 1등으로 끌어올린 실력파로 통한다. LG전자 세탁기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 12.1%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6월 미국 소비자 정보 잡지 컨슈머리포트에서 세탁기 부문 브랜드 신뢰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기계기술자를 꿈꾸며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1976년 LG전자(당시 금성사) 부산공장에 고졸 사원으로 입사했다. 당시 고졸 사원들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대 조 사장은 아예 대학에 가지 않고 독학으로 전문분야에 도전한 것이다. 조 사장은 입사 후 처음 배치받은 세탁기 분야만 30년 이상 근무했다. 그는1990년대 초 세탁기 공장 2층에 침대를 놓고 주방을 만들어 기술 개발 직원들과 합숙에 들어간 일화가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세탁기 제품의 취약점을 꿰고 있는 조 사장과 임직원이 작은 충격 실험 만으로도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에 이르게 했을 것”이라고 봤다. LG전자는 “통상적인 수준의 제품 사용환경 테스트를 한 것일 뿐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사실이 없다”면서 “독일 검찰은 이번 세탁기 논란이 불기소하고 수사를 사실상 종결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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