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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하이 IBM 왓슨 최고기술책임자 "왓슨 생태계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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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IBM 본사에서 만난 롭 하이 IBM 왓슨 최고기술자(CTO)는 딱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고 회의실에 나타났다. 장발이 인상적인 하이 CTO는 지니 로메티 회장과 함께 수퍼컴퓨터 왓슨을 비즈니스 세계로 끌어낸 인물이다. 그는 2012년 왓슨 개발과 기술 전략을 총괄하는 수석 부사장 겸 왓슨 CTO에 올랐다. 그는 "왓슨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호언한다.

요리법 검색부터 주식 추천까지…학습하는 컴퓨터 '왓슨' 써보니

―수퍼컴퓨터가 한발 더 일반인들에게 다가오게 됐습니다.

"그동안 협력사를 모으고 협력사들이 왓슨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도록 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이것은 왓슨을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왓슨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왓슨이 퀴즈쇼에서 승리한 이후 꼬박 4년 걸렸네요."

롭 하이 IBM 왓슨 최고기술자(CTO)

―일반인들에게 다소 멀게 느껴지는 수퍼컴퓨터 분야에서 플랫폼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발상이 새롭습니다.

"왓슨은 현재 '참여' '발견' '의사 결정' '평가' '탐사' 등 5가지 틀(framework)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협력사들이 프레임워크를 이용해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최종 소비자에게 서비스하는 것입니다. 

가령, 은행은 왓슨의 '참여'라는 틀을 이용해 주택 담보대출 심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병원은 '의사 결정'이라는 틀을 이용해 암을 진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현재 왓슨의 협력사는 400개가 넘고, 협력사들이 만든 서비스 종류도 100가지가 넘습니다."

―암을 진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왓슨 온톨로지'가 가장 화제가 된 것 같습니다.

"수퍼컴퓨터가 학습을 통해 의학의 영역에 들어간 케이스입니다. 왓슨 온톨로지는 미국 최고의 암 진단 센터인 메모리얼슬로건-케터링(MSK) 암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습니다. MSK 소속 전문의들이 3년에 걸쳐 왓슨한테 의학 지식을 가르쳤죠. 왓슨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전문의들이 교정하라는 피드백을 주는 식으로 반복 학습시켰습니다. 왓슨은 60건 이상의 사례와 200만 페이지의 의학저널을 학습한 상태입니다."

―많은 파트너사들이 참여할수록 특이한 서비스가 생겨난다는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고객의 성향을 분석해 서로 다른 쇼핑 조언을 해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치료하고 도와주는 서비스도 있죠. 엘레멘털 패스(Elemental Path)라는 회사는 책도 읽어주고 아이의 반응에 따라 움직이는 등 '대화하는 장난감'을 선보였습니다."

―컴퓨터가 판단을 내린다는 것인데, 어떤 구조인가요.

"우선 3초 이내에 질문을 분해하고 가설을 생성합니다. 데이터베이스(DB)를 검색해 가설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를 찾죠. 확률 모형에 따라 신뢰도를 측정하고 신뢰도가 가장 높은 내용으로 답변합니다.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은 키워드가 포함된 문서를 찾아 인기도를 기준으로 결과를 나열하지만, 왓슨은 질문을 분석해 추론하고 DB에서 근거를 찾아 신뢰도를 분석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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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 요크타운 하이츠 IBM 연구소에 있는 인공지능 수퍼컴퓨터 '왓슨' /IBM 제공

지니 로메티 IBM 회장은 단순 계산만 하는 1세대 컴퓨터 시대와 사람이 프로그래밍한 대로 움직이는 2세대 컴퓨팅 시대를 넘어 컴퓨터 스스로 추론하고 학습하는 3세대 컴퓨터 시대, 즉 '인지(cognitive) 컴퓨터 시대가 왔다'고 주장해 왔다.

"IBM은 늘 변화해 왔습니다. 최근 쏟아지는 데이터의 80%는 그림, 사진 등 비정형 데이터이거나 사람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떠드는 자연어입니다. 매출이나 이익 등 숫자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뜻이죠. 인지 컴퓨팅이 세상을 더 정확히 보고 움직일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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