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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도 혀 내두른 스즈키 회장 원가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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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4위 자동차 회사 스즈키(Suzuki)의 스즈키 오사무(鈴木修·84) 회장이 한 부품 업체를 방문했을 때 일이다. 응접실에서 바깥 정원을 바라보니 대형 분수에서 시원하게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는 부품 업체 사장에게 '거참 근사한 분수네요'라고 칭찬한 다음 천천히 얘기를 꺼냈다.

"그런데 말이죠. 스즈키의 부품을 만드는 동안에는 분수 가동을 멈추고 그만큼 부품 단가를 내려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스즈키 회장이 다음에 이 업체를 방문했을 때 분수가 멈춘 것은 물론, 응접실 전등까지 대부분 꺼져 있었다고 한다.

그는 국내외 공장을 매년 한 번씩은 꼭 방문해 구석구석 돌아본다. 1989년부터 이어져온 습관인데, 낭비가 없는지 체크하는, 일종의 '공장 감사(監査)'이다. 어느 공장이든 1년에 한 번은 이 감사를 받아야 한다. 자동차 관련뿐 아니라, 건물의 캔음료 자판기까지 관리한다. 휴일에 콘센트가 꽂혀 있으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그가 이렇게까지 원가 절감을 강조하는 것은, 스즈키가 경차(輕車)를 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스즈키는 전 세계에서 연간 300만대를 생산하는데, 이 중 90%가 경차다. 경차나 대형차나 조립 비용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소비자 가격은 경차가 훨씬 낮다. 마진 남기기도 그만큼 어렵다. 현대차그룹도 자체 공장에서는 채산성을 맞추지 못해 외주 업체에서 경차를 만든다.

원가에 대한 집착 때문인지 스즈키가 작년 말 내놓은 '알토 에코'라는 신모델은 이전보다 연비를 15% 높이고도, 값(기본 사양)은 원화로 환산해 940만원에서 880만원으로 오히려 내렸다.

스즈키 회장의 원가 절감 수완은 '마른 수건도 쥐어짠다'는 도요타마저 감탄하게 만들었다. 원가 절감의 달인으로 꼽혔던 이나 고이치(伊奈功一) 전 도요타 전무는 지난달 한 일본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스즈키 회장이 차를 싸게 만드는 기술은 정말 대단하다. 우리가 보고 배워야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스즈키 회장은 1978년 사장에 취임해 36년째 CEO직을 수행 중이다. 창업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가 기업을 이끌게 된 경우로, 일본에서 종종 있는 일이다.

2010년 한 기자회견에서 나이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그는 "70세가 고희(古稀·매우 드물다는 뜻)라는 것은 오다 노부나가 시대 얘기다. 지금의 고희는 100세"라며 "앞으로 최소 20년은 더 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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