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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늑대' 화웨이, 신세계 잡고 韓 유통 판로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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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도전 기질을 기업 문화로 삼아 '대륙의 늑대'로 불리는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화웨이가 신세계 그룹 이마트의 가전 전문 매장 '일렉트로마트'를 통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화웨이는 그동안 국내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를 통해서만 X3·Y6 등 중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IT 업계는 화웨이가 이번 유통 판로 개척을 계기로 한국시장에서 영토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르면 8월 중 신세계 그룹 이마트의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에 입점해 태블릿·액세서리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에 앞서 10일 오전 11시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컨슈머 사업부 제품 론칭 행사를 연다. 올리버 우(Oliver Wu)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그룹 일본·한국 지역 총괄이 행사에 직접 참석한다. 한국 시장 개척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우 총괄이 서울에서 직접 론칭 행사를 진두지휘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신세계와의 협력을 공식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올리버 우 총괄은 2014년 말 중국 선전에 위치한 화웨이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시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인물이다. 우 총괄은 당시 "어떤 단말기 업체도 영원한 1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과거 20년 동안 1위를 했던 단말기 업체가 언제까지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해 삼성전자를 겨냥했다.



▲화웨이가 출시한 2015년 12월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한 10만원대 저가폰 ‘Y6’ 이미지. / 화웨이 제공

2007년 국내 한국 법인을 설립한 화웨이는 2010년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공략해 왔다. 2013년에는 LG유플러스 LTE 기지국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 무선 네트워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스마트폰도 제조하는 화웨이가 국내 시장에서 제품을 정식 판매하기 시작한 건 2014년 9월 말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를 통해서다. 해외에서 판매 중이던 '아너6'라는 제품을 일부 변형해 'X3'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출시했다. 같은 해 12월 LG유플러스도 'X3' 판매에 동참했다. 1년 뒤인 2015년 12월에는 걸그룹 트와이트 쯔위를 모델로 발탁한 저가폰 'Y6'를 출시했다. LTE 라우터 카파이(CarFi)도 함께 내놨다. 하지만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LG유플러스를 제외한 타 기업들과 유통 협력을 맺기는 쉽지 않았다.

LTE 네트워크 장비부터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LG유플러스 외 SK텔레콤·KT 등은 화웨이 전자기기 판매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강국현 KT 마케팅 전략본부장은 2014년 9월 29일 "중국산 단말기는 출시 계획이 없다"며 "중국산 단말기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게 되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신중히 판단할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화웨이가 2015년 12월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한 차량용 와이파이기기 '카파이' 이미지. / 화웨이 제공


화웨이가 신세계 그룹과 손잡고 이마트의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에 패블릿·액세서리 등 판매를 위해 입점하는 것은, LG유플러스를 제외하면 만만치 않았던 한국 시장에 새로운 유통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인 P9·아너노트8 등을 자급제 방식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빠른 시일 내에 화웨이 주력 스마트폰도 한국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이르면 8월 중 서울·수도권에 위치한 일렉트로마트에 정식 입점할 예정으로 안다"며 "화웨이가 이통사가 아닌, 유통 업계에 손을 잡고 판로를 개척한 배경에는 스마트폰에 국한되지 않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전략이 깔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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