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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초심을 잃었다고? 그만 좀 물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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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doing fine a year after Jobs' death

James Temple, Chronicle Columnist
Updated 11:06 p.m., Thursday, October 4, 2012


This is a 1977 photo of Apple Computer Inc. founder Steve Jobs as he introduces the new Apple II in Cupertino, Calif. Apple Computer was formed 20 years ago, on April Fool's Day in 1976.

저널리즘의 진정한 왜곡은 좌파냐 우파냐가 아니라 분쟁을 일으키는 법이다.

1년 전 금요일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이래 언론은 애플이 실수할 때마다 공동 창업가 잡스의 비전이 없기 때문이라는 만병통치약을 만들어 놓았다.

MarketWatch와 Huffington Post, Time, CNBC, PC World 등 모두가 똑같은 머리말을 두고 질문을 던져 놓았다. 애플이 자신의 길을 잃었는가?

저항할 수 없을 주제이기는 하다. 잡스를 축출했던 1985년 이후 애플은 발을 헛디뎠으며, 결국 사망의 문턱까지 가기도 했다가, 1997년 잡스의 CEO 등극으로 멸종으로부터 구원을 받았다. 그리고 잡스는 애플을 제일 성공한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픽사 역시 부활시켰기 때문에 잡스는 실패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신화까지 만들어졌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영웅의 이야기에는 한 가지 통합적인 가정이 있다. 다른 영웅은 없다는 것이다. 즉, 다른 어떠한 리더도 잡스의 일을 해 낼 수는 없다.

저널리즘으로 말하자면, 사실들이 좋은 이야기를 방해하기 때문에 매우 나쁘다. 이 시점에서 애플이 부진하다고 말한다는 것은 터무니 없다. 잡스가 사망한 이래 애플 주가는 거의 80%가 상승하였으며, 시가 6,260억 달러로 올라섰다. 이로써 애플은 순수한 달러 기반으로 역사상 최대 가치를 갖는 회사가 됐다. 지난 달, 최신 기종으로 나온 아이폰 5는 24시간만에 200만 대 이상이 팔렸으며, 이는 이전 기록의 두 배 이상이었다.

애플이 길을 잃었다고?

답변: 아니다. 그리고 그만 좀 질문해라.

"Always On: How the iPhone Unlocked the Anything-Anytime-Anywhere Future - and Locked Us In."의 저자이자 뉴욕타임스의 기자인 브라이언 첸(Brian Chen)의 말이다. "그런 식으로 하면 이야기를 만들기가 정말 쉽거든요. 진부한 논평입니다. 잡스 사망시에 애플은 세계에서 제일 성공한 기업이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The real questions

흑백논리를 벗어나 보면 완벽하게 적절한 질문이 없지 않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이래로 애플에게 새로운 도전이 생겼는가? 애플이 혹시 실수를 지절렀는가? 애플은 변했는가?

답변: 예스, 예스, 예스.

모두 예스라고는 해도 사과가 썩고 있다는 기미는 아직까지 전혀 없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소비자 시장에 숨결을 넣어 줬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범주 안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지금까지 최대로 많이 팔린 제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바일, 혹은 "포스트-PC" 세상의 경쟁은 날로 심화되어가는 중이다. 구글과 삼성, 아마존과 같은 경쟁사들이 턴-바이-턴 길안내와 음성 검색, 4G 속도 등, 특정 기능을 먼저, 더 좋게, 더 저렴하게 선보여 왔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기술 언론과 소비자들은 애플의 품질 기준이나 단순성이 미끄러졌는지를 요란하게 논의해 왔다. 쉽사리 당황하게 만드는 애플의 개인 디지탈 비서, 시리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은 거의 스포츠가 됐을 지경이다. 더군다나 애플이 이제 막 내놓은 지도 앱의 터무니 없는 실수는 일 주일 내내 부정적인 기사의 단골 주제였으며, 결국 CEO 팀 쿡의 공개사과까지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흔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모두를 적절한 맥락으로 생각해 보자.

첫째, 모바일 시장은 성숙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경쟁 심화와 느려지는 발전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둘째, 잡스가 있을 때에도 애플은 실수를 저질렀다. 모블미와 핑, G4 큐브를 기억하시는가?

셋째, 시리와 지도의 오류는 일단 애플이 전통적으로 보여 온 제품 디자인과 쉬운 사용성 등 원래 애플이 보여준 분야가 아니다. 시리와 지도는 애플이 온라인 서비스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면서 받는 성장의 고통을 반영한다. 인공지능과 검색과 같은 일은 애플로서도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다.

Insufficient data

지도와 시리와 같은 제품에서 나오는 특정한 결점은 일단 충분치 못한 데이터 때문이다. 정보를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품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시켜서 사람들이 사용하고, 서로 반응하게 하여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시키는 것이다.

설사 지도가 대실패작이라 하더라도 실패라는 결론까지 내리면, 그것은 하나의 데이터 포인트로부터 차트를 그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직 아무데도 안 갔는데 말이다.

포천지의 수석 편집자이자 "인사이드 애플"의 저자인 애덤 라신스키(Adam Lashinsky)는 "이번 지도 일을 갖고 '사례'로 삼기에는 너무 일러요. 너무 작기도 하죠."라 말한다.

여기에 보다 큰 주안점이 있다. 기존 기기의 업데이트와 소소한 기능상의 조짐이나 개선 가지고 애플의 지속적인 훌륭함의 잣대로 삼을 수는 없다. 애플이 과연 대중의 인상을 사로잡을 만한 혁명적인 신제품을 계속 소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질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대답을 알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함이 당연하다.

우선 혁명적인 신제품은 자주 나오는 법이 없다. 잡스가 애플에 수 십 년 있기는 했지만 그야말로 혁명적인 신제품이라 할 만한 제품은 손에 꼽힌다. 애플 II와 매킨토시, 아이포드, 아이폰, 아이패드 정도이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애플은 적어도 2년 앞서서 제품 로드맵을 세워 놓기 때문에, 잡스는 아마 다음 큰(big) 제품이 무엇이건 간에 손을 댔을 것이다. (가장 가능성 높은 후보는 차세대 텔레비전이다.) 첸의 말이다.

"팀 쿡 하의 애플이 어떨지 분명한 추론을 내릴 수 있으려면 아마 한 해 정도는 더 지나야 할 겁니다."

Double-edged sword

라신스키에 따르면, 궁극적으로 1등 애플에게 있어서 최대의 도전은 아마 애플 자신일 수 있다고 한다. 애플은 더 이상 언론과 팬보이들 사이에 뿌리박은 채, 마이크로소프트의 발목을 꼬집는 잠재력 있는 회사가 아니다. 애플 자체가 이제 일류 기업이 됐다.

역사를 보면 회사가 더 커질수록 "혁신의 딜레마"를 탈출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파괴적인 기술에 운을 맡겨서 현재의 돈벌이를 위험에 처하게 하지 않으려 들기 때문에 오히려 덫에 걸리고 만다는 의미다.

애플은 대체로 그 덫을 피해 왔다. 아이폰은 아마도 아이포드를, 아이패드는 아마도 맥북의 판매를 죽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플은 미래의 승리에 더 많은 것을 걸었다.

스스로를 희생시켜 가는 일이 계속 일어날지야말로 애플 문화의 변화를 가늠해 보는 주요 테스트가 될 것이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애플처럼 팀 쿡의 애플이 될 리 만무하지만, 팀 쿡은 이미 애플에 자신의 족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More flexible

지도에 대한 사과에서 보듯, 쿡 치하의 애플은 보다 유연해지고 덜 오만해졌다. 그는 그동안 숙원이었던 현금 배당을 투자자들에게 실시했고, 중국 내 공장 노동조건의 개선을 추진했으며, 기업 자선 기부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애플은 권력을 보다 수석 간부진에게 더 넘겨줌으로써 독재적이라기보다는 과두체제로 변모했다. 애플 캠퍼스를 채우던 공포감은 소문에 따르면 거의 소멸됐다고 한다.

더 행복해진 직원들이 더 나은 제품을 만들까? 부하를 질책하고 직원들 아이디어를 자기 것으로 만들며, 실패의 희생양을 찾는 것으로 악명 높던 잡스의 의지야말로 애플 "매직"의 필요한 자양분이었을까?

필자의 경우 어떤 대답을 원할지는 알고 있지만, 사실 어느 누구도 그 대답을 하기에는 너무 이르며, 필자는 그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James Temple is a San Francisco Chronicle columnist. E-mail: jtemple@sfchronicle.com Twitter: @jte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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