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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Ballmer’s Dile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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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Ballmer’s Dilemma

Posted on October 28th, 2011 by Robert X. Cringely



Napier & Son은 1920~1930년대 영국에서 제일 성공한 비행기 엔진 제조업체였다. 12 기통 내피어 라이언(Napier Lion)은 1918~1935년 사이 163개종의 비행기에서 쓰였다. 17년 동안 라이언은 450마력에서 1,350마력으로 추력도 증가했으며, 세계에서 제일 강력한 비행기, 보트, 자동차용 엔진으로 군림했고, 비행기와 보트, 자동차라는 세 가지 운송수단 모두 속도 신기록을 갖기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내피어 라이언은 사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가 알아야 할 교훈이다. 그의 회사는 내피어를 되풀이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내피어는 17년동안 라이언 엔진을 완벽하게 했었다. 세계 최고로 효율적인 엔진이 될 때까지 모든 방법으로 개선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공군과 기록 설정자 모두 하룻밤 사이에 갑자기 1,350마력 이상의 엔진이 필요해졌다. 내피어의 라이언은 롤스로이스의 더 거대하고 더 강력한 멀린과 그리폰 엔진에게 길을 내줄 수밖에 없었고, 사실상 내피어는 끝장이 나버렸다.

내피어는 그 후로 기술적인 우위의 시장에서의 우위를 약간 더 끌었을 뿐이다.

스티브 발머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무슨 관계가 있는 사례일까? 내피어는 마이크로소프트요, 1935년의 라이언은 요새의 윈도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 출하된 윈도 8의 리뷰는 혼합적이다. 발머 스스로 윈도 8이 "과감하게 다시 상상한" 윈도라 칭했다. 과감하다는 부분은 옳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윈도 자체가 운이 다 했기 때문이다.

윈도 8이 윈도 7, 혹은 윈도 9보다 좋을지 나쁠지에 대해 밤새도록 논할 수 있겠지만, 실제 문제는 윈도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데스크톱 PC를 의미하는 윈도 플랫폼이다. 기업과 정부, 가정과 학교, 개개인이 이제는 데스크톱 PC를 덜 사고 있으며,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데스크톱 성장은 꺾였고 국제적인 데스크톱의 확장 또한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둔화됐다. 달러 물량으로 봤을 때 올해가 아마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닌 데스크톱 시장점유율의 방점을 찍지 않을까 싶다. 내년도 매출은 더 줄 테고, 해가 갈수록 더더욱 줄어들 것이다.

앞으로 6년 쯤 후가 되면(하드웨어로 치면 네 번 정도의 세대 교체이다) 윈도는 죽거나, 아예 무료로 풀릴 것이다.

지난 주 뉴욕에서 선보인 과감하게 다시 상상한 윈도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발머조차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사실은 곧 그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데스크톱은 현재 사라져 가는 중이며, 노트북도 곧 사라지게 될 것이다. 둘 다 태블릿과 스마트폰이 대체할 것이며, 마이크로소프트는 두 시장 모두 지배하고 있지 못할 뿐더러, 아예 주요 기업이지도 못한 상황이다.

윈도 데스크톱 판매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데스크톱이 죽었다는 말이 아니다. 사실 매킨토시 데스크톱 판매 또한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메르세데스(애플)의 판매물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면, GM(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무슨 의미일까? 좋지 않다.

유일한 선택은 미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발머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시금 애플을 따라하면서) 태블릿 하드웨어 사업에 진입하려 시도하고 있으며, 노키아와 같은 제조업체와 과감하게 스마트폰 파트너를 맺었다. 그러나 10억 달러의 마케팅 예산과 온갖 조치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미래를 만드는데 능숙치 못 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의 수렁에서 벗어나 뭔가 발명할 수 있다는 신뢰를 발머는 갖고 있지 않다. 발머가 신뢰를 갖고 있지 않으니, 마이크로소프트의 그 누구도 신뢰를 갖고 있지 않을 테고, 당연히 미래를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를 발명하지 않았으며, PC의 발명으로부터 단물을 받아 먹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BASIC을 발명하지 않았고, PC 운영체제를 발명하지 않았으며, 워드프로세서와 스프에드쉬트, 프리젠테이션 애플리케이션을 발명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 게임과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노트북이나 태블릿, 인터넷을 발명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뮤직플레이어나 비디오 게임을 발명하지 않고 이 모든 기존 발명품으로부터 단물을 얻어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나오는 여주인공, 블랑시 듀부아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해 왔다.*

* 역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테너시 윌리엄스가 1947년에 쓴 희곡이며, 비비안 리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나왔습니다. 그 마지막 대사가, " 저는 항상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하며 살아왔어요"(Whoever you are, I have always depended on the kindness of strangers.)"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을 발명한 것일 수도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아래에 얘기하겠다.

알려진 제품 그 어느 것도 발명하지 않은 마이크로소프트이다. 그런 마이크로소프트가 쇠락해가는 시장에서 빠져나올 뭔가를 발명하리라 기대해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 기대를 말아야 한다.

비디오 게임 시장마저도 쇠퇴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3천만 명 규모의 엑스박스 시장을 유선방송과 같은 뭔가로 탈바꿈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죽음에 처하기 전에 프랜차이즈화시키기 위해서이다.

발머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 내피어와 마찬가지로 그는 시장이 아예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날 때까지, 혹은 다시 상상하기를 거듭하여 마이크로소프트를 완전히 다른 회사로 만들기 전까지 두어 번 정도 옛날 제품을 변경시켜가며 회사를 유지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과연 그러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서이다. 설사 스티브 발머가 진정한 기술 리더쉽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할 수 있다 하더라도, 발머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따라할 리 만무하다. 그들은 그저 옛날 방식으로도 너무나 많은 돈을 벌기 때문에 뭔가 진정 새로운 것을 수용할 수 없다.

너무 늦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죽으리라는 말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특허는 새로운 안드로이드 폰이 한 대 나올 때마다 $15씩 챙기고 있으며, 매일 새 안드로이드 폰은 130만 대씩 나오고 있다. 즉,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무 일을 안 해도 매일같이 2천만 달러씩(1년이면 73억 달러이다) 번다는 얘기다.

스티브 발머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필요한 일은 일단 자기 행동과 지출을 정리하는 것이다. 몇 가지 제품라인을 팔아 치우는 것도 포함되며, 2018년 윈도-이후, 오피스-이후의 세상을 대비하기 위해 심각하게 현금을 비축하기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 오피스-이후의 세상이다. 가치가 제로로 향하기보다는 윈도 RT에 오피스를 번들시키는 것 말고 다른 의미가 있겠는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제로는 작아져 가면서도 마치 거인인 양 행세를 계속할 수 있다면 2018년의 마이크로소프트는 현금 1천억 달러를 끌어안은 채, 몇 가지 잔여 제품만을 갖고 있는 회사로 전락할 것이다. 그러면 발머는 그 돈을 워렌 버핏이나 버핏의 후계자에게 주고 마이크로소프트를 기술 회사라기보다는 뮤츄얼펀드 자산운용사로 관리하게 놓아둘 수도 있다.

스티브 발머는 합리적이기 때문에 상상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유일한 미래가 바로 이것이다. 그는 이 점을 이해하고 있으며, 그런 교활한 변환을 할 만한 유일한 인물이 자기밖에 없다 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마이크로소프트의 거대 주주로서 그는 오래 전에 자신을 해고했을 것이다.

필자 생각에 아마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 인수 계획을 세운 이후로, 지난 2~3년간 정확히 위와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발머는 어리석지 않으며 망상에 빠져 있지도 않다. 그에게는 계획이 있다. 아직 우리가 알아서는 안 될 계획이지만 말이다.

필자가 보기에, 그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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