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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의 목마, 애플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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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의 목마, 애플페이

How Apple’s Trojan horse will eat the credit card industry


On Dec 21st 2015 - in Washington Post

지난해 신용카드 업계의 지원과 온갖 팡파레와 함께 애플페이가 선보였다. 신용카드를 발행하는 은행들과의 협력 덕분에 모바일 지불이 부딪히는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던 애플페이는 중요한 기술 및 인프라스트럭처의 문제를 극복하고 신용카드 업계에게 새로운 성장의 길을 터줬다. 아직 누구나 알지는 못 하지만 애플페이는 꾸준히 성장중이며 곧 모바일 지불의 대명사가 되리라고 본다. 최근, 애플은 은행카드를 발급하는 국영 기업인 중국 UnionPay와의 협상을 발표하여 중국 안에서도 애플페이가 돌아가도록 했다.

하지만 애플페이는 트로이의 목마이다. 애플이 플랫폼을 구축하고 나면, 애플은 은행과 신용카드 회사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 또한 애플페이는 대안형 지불 옵션을 제공하는 또다른 신기술, blockchain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blockchain은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로서 전세계 컴퓨터들이 공동 호스팅을 함으로써 가상 은행과 디지털 화폐를 창출해낼 수 있도록 하는 투명한 원장(元帳) 역할을 한다.

생각해 보시라. 현재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마스터카드, 비자카드의 선택이 있으며 거래마다 대략 2%의 수수료를 낸다. 그런데 가령, 애플코인이라는 지불 옵션이 있다고 해 보자. 신용카드보다 더 쉽고 더 보안이 좋으면서 수수료를 환불해준다면 사용하지 않을리 있겠는가? 신용카드 업계에 충성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전혀 많을 것 같지 않으며, 그들은 수수료로만 천 억 달러 이상씩 빼간다. 결국은 거래에 대한 세금인 셈이며 지불을 놓쳤을 때조차 수수료를 챙긴다. 애플이라면 이 업계를 지배할 수 있다.

확실히 하자. 애플의 지불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뜨지 않았으며 아이폰 최신 모델에서만 작동한다. 지불 업계의 데이터를 추적하는 Pymnts.com의 2015년 10월 데이터에 따르면, 애플페이를 시도한 아이폰 6/6s 사용자는 전 사용자의 15%에 불과하다. 2014년 11월의 9%에 비하면 상승하기는 했지만 세상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더 중요한 데이터도 있다. 실제로 애플페이가 잘 작동한 거래는 5.1%에 불과했다. 즉, 거게 내에 애플페이가 가능한 터미널이 있고 고객도 아이폰 6/6s를 갖고 있어야 한다. 아이폰 6/6s는 아직 전체 아이폰 중에 적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애플페이의 비중은 전체 거래 중 매우 작다.

하지만 시간은 애플 편이다. 휴대폰이나 음악, 컴퓨터를 모두 합친 것보다 전세계 모바일 지불이 훨씬 더 거대한 시장임을 애플이 이해하고 있으리라고 봐도 좋다. 전통적인 애플 방식이라면, 자기 자신을 시장 혁명가로 자리세움할 것이다. 업계 뉴스레터인 The Nilson Report에 따르면 전체 상거래에서 현금카드와 신용카드로부터 벌어들이는 현금이 2013년에 20조 5,670억 달러였다. 애플에게 이 액수는 단순한 거래 수수료만이 아니다. 거대한 규모의 사용자 데이터도 쌓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플은 당분간 애플페이를 계속 다듬으려 할 것이다.

애플의 장점은 아이폰이 컬트와 같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매번 새로운 아이폰을 사거나 최신 버전의 iOS를 업그레이드함으로써 애플은 애플페이를 시도해 보도록 할 기회를 갖고 있다. 애플처럼 업그레이드로 끌어당길 기회를 많이 가진 회사는 전혀 없다. 애플페이가 가능한 사용자들이 애플페이를 사용하지 않는 제일 큰 이유는 그런 서비스가 존재함을 단순히 까먹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습관의 변화에는 시간이 걸리며, 애플은 이런 사용자들을 매우 많이 거느리고 있다.

재무적으로도 그렇다. 애플은 사업을 추진할 자원을 풍부하게 갖고 있다. 가령 애플은 아이튠스 스토어와 아이폰 구매에 독점으로 할인을 제공할 수 있으며, 신용카드 수수료 환급으로 아이튠스에서 음악, 애플티비에서 영화, 아이폰 악세서리를 구매하게 허용할 수도 있다. 사실 애플페이를 받아들인 몰은 현재 거의 없지만 한 번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모든 소매점들은 애플페이가 가능한 터미널을 설치하거나 아이폰을 위한 추가 장치를 설치할 필요가 생길 것이다.

신용카드 업체들도 새로운 칩과 핀 기술을 설치하도록 상인들을 사용하지 못 했었다. 이미 소매점들은 신용카드의 IC 칩을 읽는 것마저 시간이 많이 걸려서 고객을 귀찮게 하고 거래 손실로 비용이 들어간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중이다. 이전까지 은행과 신용카드 회사에게 있던 책임을 흡수하도록 강요하는 새로운 시스템은 소매점들에게 쓴 약이 될 것이다. 그리고 유럽의 경우 칩과 핀 거래를 하려면 카드에 칩이 달리고 패스코드도 있어야 하지만 미국 터미널들은 칩만 있으면 된다. 그러므로 새로운 포맷은 카드 사기를 줄일 수 있지만 이전보다 보안이 크게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애플페이의 경험과 이런 부정적인 면을 비교해 보시라. 빛의 속도로 빠르게 40초로 칩과 핀 신용카드 거래를 할 수 있을 테지만, 인증의 두 번째 요소로서 지문은 네 자리 숫자의 패스코드보다 훨씬 더 안전할 뿐만이 아니라 수고도 덜 들고 생체 암호화 공간 때문에 쉽게 훔치거나 노출될 수도 없다. 그리고 애플은 전체 신용카드 번호를 아이폰 안에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전화기를 도난 당하더라도 신용카드 정보를 뺏길 염려가 없다.

애플페이가 시장에 깊숙이 침투했다고 해 보자. 그러면 무슨 일이 생길까? 지불계의 또다른 스타기업인 Square는 지불 인프라를 기술 기업들이 통제할 때 무엇이 가능한지 알린 바 있다. 스퀘어는 현재 상인들이 요구하지 않는데도 상인들에게 융자를 제공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 융자는 상인이 처리하는 거래량에 따라 주어진다. 그리고 스퀘어는 상거래로부터 직접적으로 상환을 받아들이며, 애플도 쉽게 소비자와 상인 모두를 위해 비슷한 일을 할 수 있다. 데이터와 규모성 덕분에 더 영리한 방법이 나올 것이다.

이 모두가 신용카드 업계에는 불리할 테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유리할 일이다. 기술 덕분에 거간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낮은 수수료와 더 나은 서비스, 더 빠른 거래를 통해, 메일로 제공되는 신용카드 혜택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현금과 신용카드를 더 이상 들고다닐 필요도 없다는 점이 최고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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