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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80%… 한국과는 다른 ‘프랑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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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80% ② 후보간 분명한 색깔 ③ 결선투표로 안정적 리더십

프랑스 대통령선거는 한국 정당정치, 선거 현실과 여러 측면에서 대비된다. 22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투표는 투표율이 80%에 가깝고, 극우에서 극좌에 이르는 4개 정당이 두 자릿수의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결선투표제를 통해 당선자가 과반 득표로 안정적 리더십을 갖게 하는 점도 눈길을 모은다.

프랑스 대선 1차투표율은 79.47%로 집계됐다. 유권자 5명 중 약 4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2007년 대선 1차 83.77%, 2차투표율 83.97%에 비하면 4%포인트가량 줄어든 것이지만 여전히 높다. 대통령을 최종적으로 선출하기 위해 다음달 6일 한 번 더 투표장에 가야 하지만 프랑스 국민의 높은 정치 참여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후보들의 이념 분포도 다양하다. 좌파 정당인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 우파인 대중운동연합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1, 2위를 차지했다. 3위 극우파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 4위 극좌파인 좌파전선의 장 뤼크 멜랑숑 후보도 각각 10% 넘게 득표했다. 국민 지지가 특정 정당에 쏠리지 않고 여러 정당에 흩어져 표출된 것이다. 정당 간 차이가 분명한 정책에 유권자 뜻이 반영되면서 다당제가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점에서 프랑스 대선은 한국 선거 상황과 대조적이다. 4·11 총선에서 나타났듯이 한국은 다당제지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정당 득표율과 의석의 대부분을 점유할 만큼 양당제적 특징을 보였다. 정당 간 경쟁이 뜨거웠지만 총선 투표율도 54.3%에 그쳤다.

대통령 선거 투표율도 1997년 15대 80.7%, 2002년 16대 70.8%, 2007년 17대 63.0% 등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 선거가 정책 중심이 되지 못하고, 정당이 대표하는 이념·계층적 범위가 넓지 못하다는 방증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제1당이 과반수 지지를 얻어도 투표율이 낮으면, 민주적 정당성의 토대가 흔들리고 정치체제의 안정성이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프랑스 결선투표제는 1차투표에서 득표율이 높은 상위 후보 2명을 추려 다시 투표하는 방식이다. 프랑스가 창안한 이 제도는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최종 당선자에게 투표자 과반수의 대표성을 부여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확보하도록 해준다. 재투표에 따른 선거 비용이 증가하고, 유권자들에게 다시 투표장을 찾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사표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사표가 줄면 유권자, 국민의 의견이 좀 더 반영된다는 측면도 있다.

한 표라도 더 얻으면 당선되는 단순다수제를 채택한 한국 대선에서 노태우(36.6%), 김영삼(42.0%), 김대중(40.3%), 노무현(48.9%), 이명박(48.7%) 당선자는 모두 과반에 미달했다. 투표율에 대비해 노무현 대통령은 유권자의 34.6%, 이명박 대통령은 30.7%만 득표한 것이어서 프랑스와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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