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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메시징 앱 위챗, 자동 번역 기능이 흑인 비하 표현을 쓴 것을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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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가장 보편적인 메시징 앱인 위챗에 탑재된 자동 번역 기능이 사용한 흑인 비하 표현이 물의를 빚자 회사 측이 사과와 함께 진화에 나섰습니다.


상하이에서 극장 연출가 사업을 하고 있는 흑인 미국인인 앤 제임스는 회사 동료들에게 늦을 것 같다며 위챗의 채팅방에 메시지를 띄웠고, 한 회사 동료의 답변을 위챗에 탑재된 번역 기능으로 읽어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깜둥이가 여전히 늦는다(The nigger's still late)'고 표시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임스는 충격을 받았지만 동료들이 자신에게 욕설을 할 사람들이 아닌 것을 알았기 때문에 중국어를 잘 아는 친구에게 원문을 해석해 달라고 부탁했고, 중국인 동료가 쓴 말이 '흑인 외국인이 또 늦을 것이다(黑老外还是迟到)'라고 쓴 것을 알아냈습니다. 헤이라오와이(黑老外)는 '흑인 외국인'이라는 뜻으로 흔히 쓰이며 정중하지는 않아도 크게 무례한 뜻이 담긴 것도 아닌 표현으로, 극히 비하적인 영어 표현인 깜둥이(nigger, 중국어로는 보통 헤이구이黑鬼로 표현)로 번역될 단어는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말이 그런 식으로 번역되었다는 말을 들은 중국인 동료도 크게 당황했습니다.


영화 촬영과 관련해 제임스를 취재했던 지역 언론사의 조사 결과 위챗의 번역 기능은 黑老外가 일반적인 의미로 사용될 때는 '외국인', '흑인 외국인'으로 문제 없이 번역하지만, '늦다'나 '게으르다', '도둑' 등과 같은 부정적인 의미와 같이 쓰였을 경우 '깜둥이'로 번역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위챗 대변인 측은 '위챗의 번역 기능은 신경망 기계 번역 방식으로 계속적으로 번역 단어가 변화한다'면서, '부적절한 번역이 표시된 데 대해 사과드리고 사용자 문의 접수 즉시 문제점을 개선하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얼마 전 개봉해 중국 영화시장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입을 거둬들인 중국의 유명 액션 영화 시리즈 잔랑(战狼) 2편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한 제임스는 '중국인들이 흑인에 대해 갖는 호기심과 무지함을 생각하면 이런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 슬프기는 해도 놀랍지는 않다'며 '중국인들과 흑인들이 서로 좀 더 탁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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