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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삼성전자' 화웨이의 후허우쿤 부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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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삼성전자' 화웨이의 후허우쿤 부회장 인터뷰]

"美의 도·감청 우려 근거없어… 세계 어디서도 문제 없었다
지분 98.6%를 직원이 보유, 이익 나눠 열정의 동기부여
삼성은 정보통신 혁신의 표본… 난 화웨이폰, 딸은 삼성폰 써"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차이나 쇼크'에 휩싸였다. 3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 제조사로서는 이름조차 없던 중국 업체가 무려 4770만대를 판매하며 LG전자·소니·노키아를 모두 누르고 세계 3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최고 수준의 통신 기술 집약체인 통신장비 시장에서는 에릭슨 등 유럽·미국의 경쟁 업체와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중국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화웨이(華爲) 얘기다.

중국 광둥성(廣東省)의 선전(深�) 시내 중심가에서 북쪽으로 20㎞쯤 떨어진 룽강(龍崗)구 화웨이 본사. 지난달 17일 화웨이 본사 연구개발센터 전시관 회의실에서 만난 후허우쿤(胡厚崑·46) 부회장(순환CEO)은 명동 길거리에서 흔히 만날 법한 인상 좋은 중국인을 연상케 했다. 후 부회장은 24년 전 무명의 벤처기업 화웨이에 입사해 런정페이(任正非·70) 창업자와 함께 오늘의 화웨이를 만든 인물이다. 화웨이의 경영 방식은 독특하다. 런정페이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있고, 순환CEO 3명이 6개월씩 돌아가면서 CEO를 맡아 경영을 총괄한다.


	후허우쿤 화웨이 부회장(순환CEO)은 “향후 몇년간 기업공개(IPO)를 할 계획이 없다”며 “이는 화웨이의 자본 전략이자 비즈니스 전략이며 상장하지 않았다고 경영이 불투명하다는 일부의 지적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허우쿤 화웨이 부회장(순환CEO)은 “향후 몇년간 기업공개(IPO)를 할 계획이 없다”며 “이는 화웨이의 자본 전략이자 비즈니스 전략이며 상장하지 않았다고 경영이 불투명하다는 일부의 지적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웨이 제공

―전 세계 140여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으로 컸다. 성장 비결은.

"직원들이 열정적으로 일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회사 지분 98.6%를 보유한 종업원 지주제도다. 모든 직원에게 주식을 나눠주고 회사의 이익을 함께 나눈다. 임금 이외에 열정적으로 일할 동기를 준 것이다. 최근엔 주식이 없는 해외 직원들에게도 이익을 나눠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그런 소유 구조는 겉포장이며 실제론 중국 정부가 관여하고 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기업을 공개하고 상장하면 그런 의혹을 불식할 수 있을 텐데.

"상장하지 않았다고 회사가 불투명한 경영을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가 상장하든 말든 그건 자본 전략이다. 향후 몇년간은 상장할 계획이 없다. 화웨이가 곧 발표할 2013년 연간 보고서에는 상장 회사만큼 상세한 정보를 담을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최근 한국의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구매하자 중국 측이 화웨이 장비를 활용해 도·감청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화웨이는 직원이 주축이 된 100% 민간 회사다. 미국 정부가 민간 비즈니스에 비정상적인 간섭을 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 사업을 제한하는 이유는 화웨이가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설은 근거가 없다. 모든 비판은 사실을 근거로 해야 한다. 하지만 화웨이는 지금까지 세계 어느 나라에서건 보안과 관련한 문제를 한 번도 일으킨 적이 없다."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그래프

―화웨이는 스마트폰 세계 3위다. 1위 삼성전자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미래의 스마트폰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진화를 할 것이다. 어쩌면 2~3년 뒤엔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몸에 입을 수 있는 컴퓨터)가 휴대폰을 대체할 수도 있다. 이런 거대하고 변화무쌍한 시장에선 고객 수요를 파악하고 '창신력(創新力·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발휘해야 생존할 수 있다. 회사 간 순위는 결과일 뿐이지 우리 목표는 아니다. 우리 목표는 경쟁사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 집중하는 것이다."

―고객에 집중하기 위한 방법은.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것이다. 화웨이는 기술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에서 사업을 한다. 우리는 전체 매출의 13.7%(2012년 기준)를 연구·개발(R&D) 투자비로 쓰며 전체 직원의 47%인 7만여명이 R&D 인력이다. 단순히 기술 발전을 위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고객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것이다."

화웨이의 이 같은 R&D 투자 비중은 삼성전자를 앞지른다. 삼성전자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5.9%이며 전체 직원 중 R&D 인력은 26% 수준이다.

―지금까지 세계 IT 시장은 미국 회사들이 주도했다. 삼성·화웨이 같은 아시아 기업이 이끄는 시대가 올까.

"삼성은 대단한 회사다. 나는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좋아하지만 딸은 삼성폰을 쓴다. 삼성은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혁신의 표본이다. 10여년 전 그 누구도 아시아에서 화웨이·삼성 같은 혁신 기업이 나타날 줄 상상하지 못했다. 화웨이·삼성 같은 기업의 성과를 세계가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 IT산업은 글로벌 산업이어서 선두 업체가 어느 나라 기업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 개의 IT 제품 속에는 전 세계 각지에서 온 부품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실 어느 나라 제품이라고 구분할 수도 없다."

☞화웨이는

인민해방군 출신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1987년 자본금 2만1000위안(약 365만원)으로 설립했다. 창업 당시엔 해외 통신 장비 수입이 주업무였으나 1990년대 직접 제조에 뛰어들면서 급성장했다. 스웨덴의 에릭슨과 세계 통신 장비 시장 1~2위를 다투며 작년엔 1위에 올랐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000년대 후반엔 스마트폰 제조에도 뛰어들어 작년에 세계 3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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