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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의 진심 “한국 남자로서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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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張勲). 일본인들은 그를 하리모토 이사오(張本勲)로 부른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일본인들도 하리모토 이사오는 안다. 그가 얼마나 위대한 야구선수였는지 매스컴을 통해 접했기 때문이다.

장훈의 통산 기록은 화려함 그 이상이다. 통산 안타 3천85개는 일본 프로야구 기록이다. 그는 3천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기도 했다. 통산 타율 3할1푼9리는 일본 프로야구 역대 3위에 해당하지만, 7천 타수 이상에선 1위다. 특유의 ‘광각타법(주 : 타구의 분포도가 좌·중앙·우측으로 다양하게 분포됐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시즌 타율 3할 이상을 16회나 기록했고, 일본 프로야구에선 유일하게 데뷔 이후 20년 연속 100안타 이상을 때렸다. 3천85안타 가운데 홈런은 무려 504개.

일본에서 흔히 ‘홈런은 오 사다하루, 타격은 하리모토 이사오, 찬스는 나가시마 시게오’라고 하지만, 장훈은 이 모든 것을 갖춘 위대한 선수였다. 여기다 장훈은 발도 빨랐다. 세계 야구사에서 통산 타율 3할·500홈런·300도루 이상을 달성한 건 장훈과 미 메이저리그의 윌리 메이스밖엔 없다.

장훈 선생

일본 프로야구사에서 무수히 많은 대기록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그는 한국인으로 살고 있다. 재일한국인이 ‘조센징’으로 불리던 엄혹한 시대에도 그는 자신이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했고, 그래서 더 노력하고 분발했으며 지금도 같은 자세로 인생을 살고 있다.

올해로 71살의 원로 야구인 장훈은 현재도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 방송사 TBS의 일요프로그램 ‘선데이 모닝’에 고정출연하며 깊이 있는 해설과 따끔한 비판으로 일본 스포츠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일본 명구회의 마쓰바라 주니치 사무국장은 “장훈 씨는 아무도 건들지 않는 일본 스포츠계의 아픈 곳을 용기 있게 ‘콕콕’ 찌르는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선데이 모닝’에서도 장훈 씨가 나오는 부분만 유독 시청률이 높다”고 귀띔했다.

일본에서 가장 바쁜 사람 가운데 한 명인 장훈은 여전히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야구팬들과의 만남을 위해 장시간의 인터뷰를 허락했다. 그가 늘 말하는 것처럼 ‘일본 야구가 양부모라면, 한국 야구는 친부모’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춘추>는 일본 도쿄에서 장훈을 만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그의 생애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취재했다. 앞으로 <스포츠춘추>는 ‘박동희의 Mr.베이스볼 - 청년 장훈 이야기’를 통해 장훈의 생애를 연재할 예정이다.

연재에 앞서 오늘 이야기는 장훈이 어째서 최근 ‘한국인으로서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는지를 전하고자 한다. 아직도 한국 프로야구를 자식처럼 걱정하는 장훈은 인터뷰 내내 안타까움과 탄식의 한숨을 내쉬었고, 더러는 비장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현역 시절 3천 안타를 기록할 즈음 장훈

안녕하세요. 장훈 선생님. 오랜만에 뵙는 듯합니다. 요즘 건강은 어떠신지요.

(또렷한 한국말로) 너무너무 건강합니다(웃음).

제가 일본에서 선생님을 만나 뵌다고 하니까 많은 분이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시더군요.

아, 그래요? 고맙습니다. 그분들께도 제 안부를 전해주십시오. (자세를 고쳐 앉으며) 저는 한국말을 거의 알아듣긴 해요. 말도 반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확한 의사 전달을 위해 일본말을 써도 이해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혹시 선생님, 경남 통합 창원시에 제9구단이 생겼다는 소식은 들으셨나요. 통합 창원시는 선생님 고향인 경남 창녕 바로 옆에 있습니다. 어쩌면 고향에 프로야구단이 생겼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그럼요. 잘 알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축하해주러 갈 겁니다. (강한 어조로) 반드시 가야 합니다. 아, 9구단 말고 10구단도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만.

수원과 전북, 용인 등이 10구단 창단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의 10구단 체재, 선생님이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일부에선 “10구단이 되면 일본처럼 양대리그로 운영할 수 있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냅니다만, 또 일부에선 “종합적인 한국 프로야구계의 규모로 볼 때 10개 구단은 다소 많다”는 의견을 내기도 합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제 생각만 밝히겠습니다. 10개 구단은 솔직히 조금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1개 리그가 좋습니다. 일본만 해도 인구가 1억 2천만 명이지만, 프로구단은 12개에요. 지역 내 2개 구단이 존재하는 도쿄, 오사카를 제외하면 대개 지역에 1개 구단만 있습니다. 요즘 한국 인구가 얼마나 되지요?

5천만 명가량 됩니다.

그렇다면 10개 구단은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몇 년 전엔 일본도 2개 구단을 줄여서 ‘10개 구단·1개 리그’로 재출범하려고 했습니다. 여러 가지 주변 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선수들이 반대해서 무산됐습니다. 만약 2개 구단이 해체하면 120명 정도의 선수가 해고되는 까닭이었어요. 하지만, 120명 정도는 나머지 10개 구단에서 충분히 나눠 받을 수 있는 문제였어요. 이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입니다만.

네.

사실 생각 있는 구단들은 ‘10개 구단·1개 리그’로 가는 대신 3군을 활성화하려 했습니다.

3군이요?

그렇습니다. 2군이 아닌 3군을 통해서 선수들에게 인간교육 이런 걸 시켜서 1군으로 올라가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했어요. 역시 10대에 ‘프로’라는 세계에 입문하면 인격형성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통계에도 나오지만, 대부분의 어린 선수는 24살 정도면 은퇴하고 말아요. 그렇게 일찍 선수생활을 그만두면 30살이 됐을 때, 일반인으로 성장한 또래 친구들보다 엄청나게 뒤처지게 됩니다. 어쨌거나 선수들의 반대로 ‘10개 구단·1개 리그’ 구상이 무산됐지만, 왜 일본 프로야구에서 리그를 축소하려 했는지 그 고민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뭔가 생각난 듯) 지금 한국 구단들은 대개 적자지요?

그렇습니다. 부산 롯데가 선전하고 있습니다만, 장부상의 기록이 아니라 실제 수익구조를 살피면 8개 구단 전체가 모두 적자입니다.

일본도 그렇지만, 모그룹에서 다 지원을 하고 있어요. 만약 적자가 계속된다면 이건 기업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땐 좋지 않은 겁니다. 여기다 우리(한국) 프로야구를 보면 한동안 좋은 선수가 많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왜냐? 다 국외리그로 떠났기 때문이에요. 팬들이 보고 싶은 선수들이 사라진다는 건 문제에요. 일본도 똑같습니다. 많은 연봉을 제시하는 미국으로 날아가 버려요. 리그 확장도 그렇지만, 국내 선수가 국외리그로 떠나는 문제도 자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진출 한국인 선수들의 부진 이유

올 시즌 중 지바롯데에서 퇴단한 김태균

한국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했다. 원로 야구인들은 입을 모아 “재일교포 야구인들의 지원이 없었다면 프로야구 출범은 불가능했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이들에 따르면 한국야구는 재일교포 야구인들의 도움을 받아 프로야구의 골격을 갖췄다. 특히나 장훈은 1983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재일교포 야구인들의 국내 진출을 추진할 때 절대적인 도움을 줬다.

장훈은 “1982시즌이 끝나고 KBO가 ‘현재 리그 수준이 떨어지고, 6개 구단의 전력 차가 심해 일본야구계에서 활약하는 재일교포 출신 선수들의 영입이 절실하다. 당신이 재일교포 선수들의 한국행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며 “고민 끝에 모국 야구발전을 위해 KBO를 도와주기로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장훈은 일본 전역에서 활동하던 재일교포 출신 선수들을 수소문해 한국행을 주선했다. 그리고 일본야구기구(NPB) 커미셔너와 만나 재일교포 출신 선수들의 한국행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 모든 것이 전혀 대가를 기대하지 않은 노력들이었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곤 했다. 되레 반대였다.

일본야구계는 “장훈이 KBO의 브로커 역할을 한다”고 비난했고, 일부 한국야구인들은 “장훈이 퇴물 선수를 데려오고, 수수료를 챙긴다”는 억측을 쏟아내곤 했다.

하지만, 장훈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비난과 억측에 시달릴 때마다 자신을 더욱 채찍질했다. 결국, 장훈은 장명부, 주동식, 김무종, 홍문종, 김일융 등 수준급 재일교포 선수들의 한국행을 주선했고, 그들의 활약으로 한국 프로야구는 질적 발전을 거둘 수 있었다.

최근에도 장훈은 한국과 일본 야구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예전처럼 정열적인 가교 역할은 하지 못하지만, 양국 야구계로부터 동시에 존경받는 장훈의 한마디는 발언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장훈은 일본 야구계에 한국 야구의 우수성을 알리는 노력만은 지금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장훈은 그간 자신의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한 사건을 접했다. 바로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뛰던 김태균의 시즌 중 퇴단이었다. 장훈은 인터뷰 내내 남을 비난하기 전에 자신을 질책하며 손으로 가슴을 쳤다.


올 시즌 일본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수들의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뛰는 임창용이 고군분투하는 정도인데요. 그럼에도, 많은 일본 구단이 아직도 한국 선수들에게 관심이 있는 듯합니다. 일본 구단들이 선생님께 한국 야구와 관련해 자주 자문을 구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요즘 일본 프로야구계의 한국 선수에 대한 평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표정이 어두워지며) 일본 야구계의 한국 선수들에 대한 평가가 아주 떨어졌어요. 이승엽(오릭스)이 부진하고, 금년엔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뛰던 김태균이 갑작스럽게 퇴단했습니다. (한숨을 길게 토해내며) 참, 부끄럽습니다. 확실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지만, 김태균이 ‘지진이 무섭다’든가 ‘가족이 일본에서 뛰는 걸 반대한다’고 해서 한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압니다. 물론 타당한 이유일 수 있어요. 하지만, 많은 연봉을 받는 조건으로 일본에 진출하지 않았습니까. 여기다 선수라면 가족도 가족이지만, 운명을 함께하고, 동고동락하는 팀과 팀원들도 생각할 줄 알아야 해요.

음.

(비장한 표정으로) 대한민국 남자로서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밖에 나가면 일본 사람들이 저한테 뭐라고 해요. 물론 전 변명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죄송하다”는 말만 합니다. (물 한 모금을 마시며) 이대호(롯데)를 관심 있어 한다는 일본 3개 구단을 잘 알고 있어요. 일본 야구계에선 “이대호가 무지 많은 돈을 원한다”는 소문이 퍼져 있어요. 전 이대호 본인은 그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고 알고 있어요. 주변에서 자꾸 그러는 것 같은데…만약 선수 주변에서 그런 말들을 흘리고 다닌다면 그건 정말 부끄러운 이야기에요.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분명한 건 앞으로 일본 구단들이 김태균의 전철(前轍)을 밟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한국 프로야구의 스타선수들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실패하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국 선수들은 힘도 있고, 소질도 뛰어나요. 하지만, 먼저 일본 야구를 배워야 합니다. 한국에서 하던 데로 일본에서 하면 실패합니다. 미국 선수들도 일본에서 자기들 하던 식으로 하다가 실패한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이승엽도 그래요. (이)승엽이가 2006년에 참 잘했습니다. 선수는 한창 좋을 때 자신을 변화시켜야 해요. 그러나 대개 선수는 좋았을 땐 자신의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조금 고치면 나빠지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이에요.

정확히 일본 야구가 다른 해외리그와 다른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예를 들겠습니다. 일본 투수들은 굉장히 영리해요. 타자에게 맞을 것 같으면 피해 버리지, 절대 배트에 맞추게 가만두지 않습니다. 이치로 스즈키(시애틀)가 왜 성공한 지 아십니까.

글쎄요.

이치로가 그날 안타 5개를 쳐도 미국 투수들은 성격상 다음 승부에서 절대 피하지 않아요. 속구를 던지다 맞았으면 또 속구를 던집니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에선 이치로가 2안타 정도만 쳐도 투수들이 피해버려요. 다른 누구는 몰라도 이승엽은 꼭 재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기자를 바라보며) 요즘 승엽이의 성적은 어떻습니까.

타율 2할4리, 8홈런, 31타점(주 : 8월 29일 기준)입니다.

타율이 2할4리?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이 되지 않는 성적이야. 이승엽이 지금 몇 살이지요?

한국 나이로 37살입니다.

음, 아직까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나이에요. 그러나 지금 상태라면 힘듭니다.

장훈은 온갖 고난과 시련에도 일본 프로야구에서 다시 한번 재기를 꿈꾸는 이승엽을 높이 평가했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이승엽에 대해 각별한 애정이 있으신 걸로 압니다. 인터뷰 도중에도 이승엽에 대한 안타까움과 기대감이 동시에 느껴지는데요. 이승엽이 ‘충분히 잘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 이승엽을 ‘통’ 만나지 못했어요. 기술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면 너무 시간이 지체하니까 포인트만 말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몸쪽 속구는 어느 타자에게나 어렵습니다. 이때 타자는 ‘몸쪽 속구를 쳐서 홈런을 만들자’는 것보단 ‘내 스윙으로 몸쪽 속구를 파울이라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왜냐? 투수가 타자 몸쪽으로 꽉 찬 공을 던졌는데, 타자가 자기 스윙을 해서 파울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해보세요. 투수는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투구도 인간이 하는 것이므로 이때부턴 ‘누가 끈질기나’가 승부의 키가 됩니다. 타자 입장에선 투수가 실투할 때를 기다리고 노려야 합니다. 승엽이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세 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네.

첫째. 양쪽 팔꿈치가 시동에서부터 마지막 타격할 때까지 자꾸 밑을 향하고 있어요. 그걸 고치지 않으면 몸쪽 속구를 공략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두 번째. 배트는 깁니다. 몸쪽으로 공이 올 때 스윙을 길게 하면 안 됩니다. 보통 스윙 시 배트를 눕히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렇게 하면 스윙 스피드가 늦어지고, 배트 헤드가 늦게 나옵니다. 몸쪽 공을 상대할 땐 배트를 세운 채 빠르게 스윙해야 해요. 그렇게 해야 몸쪽 빠른 공을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역시 선수의 목표 의식이 아닐까 싶어요.

목표 의식이요?

선수 생명은 짧습니다. 지금보다 더 잘하고, 더 좋은 성적을 내서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걸 지키려는 생각이 강하면 결국, 앞으로 더 나아갈 수가 없어요. 이치로를 예로 들지요.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그 정도의 막대한 재산과 그 정도의 뛰어난 성적을 내고도 항상 추구하는 뭔가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단호한 목소리로) 선수는 숫자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숫자를 인생의 목표로 추구해야 합니다. 저도 ‘3천 안타’라는 숫자를 인생의 목표로 추구했기 때문에 선수생활을 계속 할 수 있던 거예요. 개인적으로 이승엽은 코치도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어떤 의미에서 코치가 문제일까요.

선수가 부진하면 코치가 “야, 우리 특훈 한번 하자. 어제 잘 못 쳤으니까 오늘은 경기 전 100번 정도 배팅하고 가자”고 해야 합니다. 홈이나 원정경기를 갈 때 코치들이 그런 식으로 선수를 이끌어줘야 해요. 하지만, 과연 이승엽과 함께한 코치들이 그렇게 했나 의문스럽습니다. 만약 제가 승엽이와 1년만 같이 있다면 승엽이를 확실히 좋아지게 할 자신이 있어요. 정말입니다(웃음).

장훈 선생이 네이버 야구팬들에게 드리는 사인과 메시지. '일타일생(一打一生)'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통산 3천 안타의 전설과 통산 500홈런을 눈에 둔 강타자가 함께 호흡을 맞춘다라, 생각만 해도 짜릿합니다.

(이승엽이) 정말 안타까워서 하는 소리에요. 이승엽 같은 장거리 타자는 정말 나오기 어렵습니다. 김태균, 이대호도 힘은 있지만, 유연성과 배팅의 기술에서 이승엽보다 떨어집니다. 특히나 이승엽은 어떤 공이 와도 버드나무처럼 유연하게 잘 감아칠 줄 아는 타자에요. 정신력도 무척 좋은 선수이고요. 이승엽이 다시 부활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9월 초부터 연재 예정인 ‘박동희의 Mr.베이스볼 - 청년(靑年), 장훈 ’편을 기대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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