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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산 가전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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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전업체들은 일본 시장을 '무덤'이라고 한다. 일본에 진출해서 살아남은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TV도 세계 시장에선 1위이지만 일본에선 점유율 0.1%라는 굴욕적인 상황을 겪고 2007년 일본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냉장고·세탁기 등 다른 가전제품도 일본에선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보기가 힘들다.

이런 일본 시장에서 90%의 시장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산 가전제품이 있다. 레이캅코리아의 침구청소기이다. 이 제품은 2013년 일본 유력 시사주간지 '닛케이 트렌디'가 선정한 '인기 상품 베스트 30'에 8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1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린 것은 세븐일레븐의 '세븐 카페', 아베노믹스의 소비, 아이패드 미니 등이었다. 레이캅코리아 이성진 대표는 "10위권 내에 국내 가전업체 제품이 선정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많이 안 알려져 있지만 강력한 경쟁력으로 해외 시장에서 더 뛰어난 성과를 내는 강소기업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특정 시장을 철저히 분석해 그 시장에 꼭 필요한 제품을 내놓는 것이었다.

난공불락 해외 뚫은 강소기업들

까다로운 해외 시장 공략에 성공한 기업들의 비결은 수요가 높지만 시장이 정착되지 않은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국내 보일러 1위 업체 경동나비엔은 미국·캐나다 등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이곳은 연간 1000만대 이상의 온수기가 판매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북미는 우리나라와 달리 바닥 난방 대신 실내 공기를 데우는 '라디에이터(방열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집집마다 별도의 온수기를 설치해야 한다. 최근에는 바닥 난방을 하는 곳도 많아지면서 보일러 시장이 커지고 있다.

난공불락의 해외 시장 뚫은 강소기업들 소개 그래픽

경동나비엔은 프리미엄급 '콘덴싱' 온수기와 보일러를 앞세워 2006년부터 북미 시장을 공략했다. 이 보일러는 배관으로 나가는 폐열을 활용해 한 번 더 물을 데우는 방식이어서 에너지 효율이 높다. 우리나라에서 70만~80만원에 팔리는 제품이 미국에서는 3배 가까이 비싼 2000~ 30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도 2008년부터 순간식 콘덴싱 가스온수기 시장에서, 2013년부터는 콘덴싱보일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동나비엔 최재범 대표는 "북미용 제품은 보일러 용량이 크고 수압과 가스압을 고르게 하는 부품이 들어간다"며 "현지 다른 보일러보다 가격이 20% 가까이 비싸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독보적 기술력으로 승부

처음부터 규모가 큰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는 곳도 있다. 스마트폰 케이스 등 액세서리 전문업체 슈피겐코리아는 매출의 60%를 미국에서 올린다. 2009년 회사를 창립한 김대영 대표는 초기부터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수요가 높은 북미 등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넓혔다. 미국에 글로벌 디자인 센터를 세우고 2300개의 오프라인 매장과 아마존 등 온라인마켓에 입점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 완구로 유명한 오로라월드는 '유후와 친구들'이라는 봉제 인형과 만화영화로 미국과 유럽의 어린이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창업자 노희열 회장은 1992년부터 세계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 본사 인력의 30% 이상을 디자인 연구개발 직원으로 채우고 미국 등 9개국에 디자인개발센터를 설립했다. 덕분에 현재 매출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올리며, 특히 매출 절반 이상을 미국에서 달성하고 있다.

특이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시장을 뚫은 기업들도 있다. 국내 전자칠판 1위 업체 아하정보통신은 '남녀유별(男女有別)' 의식이 강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 뛰어들어 시장 점유율 90%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창업자인 구기도 대표는 2002년 교탁 안에 컴퓨터와 스피커, 마이크, 판서용 모니터를 설치해 교탁에 판서를 하면 자동으로 강의를 동영상으로 만들어주는 '전자 교탁(敎卓)'을 개발했다. 판매처를 찾던 구 대표에게 2007년 중동이 눈에 띄었다. 중동 지역은 남녀가 한 교실에서 수업하는 일을 꺼린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옆 교실에 있는 이성(異性) 친구에게 수업 내용을 전송해줄 수 있어 대학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숭실대 조병선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세분화된 수요층을 정확하게 설정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실행하며 시장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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