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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거쳐온 요미우리 5년의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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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거쳐온 요미우리 5년의 세월

[OSEN] 2010년 11월 17일(수) 오전 07:01


[OSEN=이상학 기자] 거인군 생활이 막내렸다.

'국민타자' 이승엽(34)이 결국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떠난다. 올 시즌을 끝으로 4년 계약이 만료된 이승엽은 자유의 몸이 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6일 보도를 통해 '요미우리가 이승엽을 비롯해 마크 크룬, 에드가 곤잘레스 등 외국인선수 3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알렸다'고 전했다. 2005년 1월19일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고 제70대 4번타자로 화려하게 출발한 이승엽의 거인군 생활은 진한 아쉬움을 남기며 결말을 맺었다. 요미우리에서 보낸 5년간 통산 458경기 1533타수 421안타 타율 2할7푼5리 100홈런 256타점. 이승엽이 요미우리에서 거쳐온 5년의 세월을 되돌아본다.

▲ 화려한 시작

지난 2005년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홈런 30방을 터뜨리며 부활에 성공한 이승엽은 그해 겨울 전격적으로 요미우리 이적을 결정했다. 지바 롯데에서 2억엔의 연봉을 제시했지만 이승엽은 이를 거절하고 연봉 1억6000만엔을 제시한 요미우리와 1년 계약을 맺는 모험수를 던졌다. 이승엽의 도전정신은 화려하게 빛을 발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폭발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등에 엎은 이승엽은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 데뷔전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해 이승엽은 도쿄돔에서 끝내기 홈런만 두 차례나 작렬시키며 클러치 히터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승엽은 요미우리 이적 첫 해부터 143경기에서 타율 3할2푼3리 41홈런 109타점 101득점으로 대폭발했다. 타격과 홈런 모두 2위였다. 특히 41홈런은 장훈이 1970년 기록한 34홈런을 36년 만에 넘어선 일본프로야구 한국인 한 시즌 최다홈런. 그해 요미우리는 5위로 추락했지만 이승엽의 입지는 크게 달라졌다. 시즌 종료 뒤 이승엽은 4년간 총액 30억엔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연봉 6억5000만엔은 2003~2004년 연봉 7억2000만엔을 받은 로베르토 페타지니 다음 가는 역대 두 번째 고액연봉이었다. 게다가 계약조건에는 우승하면 메이저리그로 간다는 특별조항까지 포함돼 있었다.



▲ 부상의 수렁

이승엽은 2006년 막판부터 부상에 시달렸다. 그해 단 3경기만 결장할 정도로 4번타자로서의 책임감을 보였다. 시즌 종료 후 왼 무릎 수술을 받은 이승엽은 그러나 2007년 한 해 내내 부상과 싸워야 했다. 특히 타격시 힘을 전달하는 왼손 엄지손가락 통증으로 고생했다. 시즌 종료 후 이승엽은 "3월부터 통증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고액연봉으로 장기계약을 맺은 첫해부터 부상을 이유로 쉴 수 없었다. 이승엽의 책임감은 성적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부상 중에도 137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4리 30홈런 74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4번타자로 결정타를 터뜨리며 5년 만에 요미우리를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남다른 승부사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엄지손가락 통증으로 2군에 다녀온 이승엽은 복귀 후 보호대를 착용하며 통증을 최소화하는데 애썼다. 하지만 고무 재질의 보호대 탓에 타격하는데 지장받자 보호대를 벗어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결국 시즌 후 이승엽은 엄지손가락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은 상황에서도 2008년 3월 열린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표팀에서 맹타를 휘둘렀지만 정작 시즌에 들어간 후 침묵을 지켰다. 45경기는 데뷔 후 가장 적은 출장수였으며 타율 2할4푼8리 8홈런 27타점 모두 개인 최저였다. 102일간 2군 생활을 하는 등 데뷔 후 가장 오랜 시간 2군에 머물러야 했다. 뒷날 이승엽은 "3월에 경기를 한 것이 실패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후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승엽은 올림픽 본선에서도 결정적 홈런 2방으로 병역브로커의 면모를 과시했다. 힘든 여건에서도 나라를 위한 마음만큼은 과연 이승엽이었다.

▲ 좁아진 입지



2009년 이승엽은 배수의 진을 쳤다. WBC 참가를 고사하며 소속팀 요미우리에 전념했다. 시범경기에서 홈런 8방을 쏘아올리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개막전에서 5번타자로 신뢰받았다.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5월에만 타율 3할4리 7홈런 16타점으로 부활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부진에 빠졌다. 10경기 35타석 무안타에 이어 7경기 24타석 무안타가 이어질 정도로 기복이 심했고 허리 부상 탓에 2군도 들락날락했다. 결국 2009년 77경기에서 타율 2할2푼9리 16홈런 36타점. 역대 최저 타율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4번타자 자리를 내놓고 대타로 나오는 경우가 잦았다. 허리 부상으로 진통제를 먹고 경기 출장을 강행하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올해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한 이승엽은 '엔조이 베이스볼'이라는 문구를 가슴에 아로새겼다. 욕심을 비우고 겸허한 마음으로 야구를 즐기겠다는 각오였다. 그러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개막전에 결장했다. 이후 줄곧 대타로만 기용됐다. 주전으로 나오다가도 좌투수가 나오면 벤치를 지켰고 희생번트 지시도 이어졌다. 이승엽을 진득하게 믿었던 하라 감독도 올해만큼은 냉정했다. 74일간 2군에 머무르다 1군에 올라왔으나 단 3일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가는 일도 있었다. 올해 이승엽은 56경기에서 타율 1할6푼3리 5홈런 11타점에 그쳤다. 모든 기록이 개인최저였다. 그에게 주어진 타석은 고작 108타석. 주전으로 나오면 한 달 동안은 나올 타석이 올해 이승엽에게 주어진 기회의 전부였다.

지난해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이승엽은 "요미우리로 이적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2005년 내게 손을 내민 팀이 요미우리"라고 말한 바 있다. 좋은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새로운 출발선상에 놓인 이승엽이다. 그는 "일본 내 타구단에서 뛰고 싶다. 다시 한 번 나의 존재를 어필하고 싶다"고 말했다. 5년의 요미우리 생활을 청산한 이승엽이 밑바닥에서 다시 도전의 길에 들어선다.

이승엽 선수 화이팅!!!!

http://kr.news.yahoo.com/sports/npb/view?aid=20101117070143543a4

추가로 이승엽 선수의 이적관련 현재 타팀의 상황입니다...

① 한신 타이거즈- 이승엽이 한신으로 이적할 확률은 이대호가 도루왕을 차지할 확률보다 떨어진다. 한신에는 1루수 크레이그 브라젤이란 외국인 타자가 있다. 세이부에서 한신으로 이적해와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인해 힘들어 했지만 올 시즌엔 타율 .296 홈런 2위(47개) 117타점(2위)을 기록하며 완전히 일본야구에 녹아 들었다. 한신은 강력한 팀 타선에 비해 선발투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오프시즌동안 타자보다는 투수보강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② 주니치 드래곤스- 올해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한 주니치는 2009년 리그 홈런-타점 2관왕을 차지한 토니 블랑코가 1루에 버티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264 홈런 32개 86타점을 기록하며 전년에 비해 다소 부족한 성적이지만 이승엽으로 대체될만한 블랑코가 아니다.

③ 야쿠르트 스왈로즈- 올 시즌 도중 영입한 1루수 조쉬 화이트셀은 68경기에서 타율 .309 홈런15개로 올해보다는 내년시즌이 더 기대되는 외국인 타자가 됐다. 야쿠르트 구단이 만약 이승엽을 영입한다면 화이트셀의 백업요원으로 밖에 쓸수 없다. 그나마 하나의 희망이라면 이승엽과 인연이 깊은 이세 타카오 타격코치가 아직도 이승엽의 기량을 높이사고 있어 이부분이 변수로 작용할수도 있다.

④ 히로시마 토요 카프- 히로시마의 주전 1루수는 쿠리하라 켄타다. 하지만 쿠리하라는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남겼다. 타율은 .295로 괜찮은 편이었지만 15개밖에 기록하지 못한 홈런은 4번타자로서 자랑할만한 성적이 못된다. 하지만 쿠리하라가 못미더울지라도 히로시마가 이승엽을 영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팀은 지난해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한 차세대 4번타자 이와모토 타카히로를 키울 계획이기 때문이다.

⑤ 요코하마 베이스타스- 어쩌면 이승엽이 이적할만한 최고 조건을 갖춘 구단은 요코하마가 될뻔했다. 하지만 팀의 간판타자인 무라타 슈이치가 FA(자유계약선수)를 1년 유예하며 내년시즌까지 팀에 남는다.

만약 무라타가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가 돼 팀을 떠났다면 3루수로도 뛴 경험이 있는 1루수 브렛 하퍼를 무라타 포지션인 3루수로 돌리고 이승엽을 1루수로 투입한다는 가상의 시나리오가 성립될뻔 했지만 이젠 이런 희망마저도 사라졌다.

⑥ 소프트뱅크 호크스- 올해 소프트뱅크는 베테랑 타자 코쿠보 히로키가 1루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지명타자는 마츠나카 노부히코. 내년이면 40살이 되는 코쿠보와 무릎수술로 인해 올 시즌 연습량이 부족했던 마츠나카는 팀의 간판타자들이긴 하지만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나이대가 됐다. 하지만 이미 ‘부도수표’가 된 이범호, 그리고 시즌중 영입했다가 시즌 후 돌려보낸 로베르토 페타지니를 감안할때 팀 장타력 회복을 위해 이승엽을 영입할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페타지니를 보냈다는 것은 그 이상의 외국인 타자를 영입 할것이란 의미다.

⑦ 세이부 라이온스- 최근 들어 세이부는 강력한 장타력을 갖춘 1루수가 없었다. 올 시즌이 시작할때만 해도 장타와는 거리가 먼 이시이 요시히토가 1루수를 맡았을 정도. 결국 세이부는 시즌 중 호세 페르난데스를 일본으로 유턴시키며 그에게 1루 자리를 내줬다. 올해 페르난데스는 57경기를 뛰며 타율 .339 홈런11개를 기록, 아직 죽지 않았음을 증명해 냈다. 혹여 세이부가 이승엽을 지명타자로 쓰기 위해 영입할 계획이라면 희망이 없는것은 아니다. 세이부엔 한방능력을 갖춘 좌타자가 없기 때문이다.

⑧ 지바 롯데 마린스- 1루수 김태균이 있기에 이승엽에겐 해당사항이 없는 팀이다.

⑨ 니혼햄 파이터스- 니혼햄은 장타력이 떨어지는 팀이다. 올해 니혼햄은 1루수 주인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시즌을 보냈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포수 타카하시 신지가 복귀후 1루수를 맡았을 정도. 하지만 이팀은 차세대 4번타자로 촉망받는 나카타 쇼를 1루수로 키운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나카타는 올 시즌 후반기부터 선발로 출전하며 1군무대 경험을 쌓기도 했다. 이팀 역시 한방능력을 갖춘 좌타자가 없기에 만약 지명타자로 이승엽을 쓸 요량이라면 기대해 볼만 하다.

⑩ 오릭스 버팔로스- 이승엽이 오릭스로 갈 확률은 한신만큼이나 희박하다. 이팀엔 차세대 일본야구를 대표할 T-오카다와 공포의 외국인 타자 알렉스 카브레라가 버티고 있다. 오카다는 올 시즌 리그 홈런왕(33개)을 차지하며 유망주 꼬리표를 완전히 벗어던진 선수다. 올해 오릭스는 오카다가 1루수로 나올시엔 카브레라는 지명타자로, 오카다가 외야수로 출전할때는 카브레라가 1루수를 맡았는데 보다시피 이승엽이 들어갈 포지션은 없다.

⑪ 라쿠텐 골든이글스- 현실적으로 보면 그래도 이승엽이 이적할 가능성이 있는 구단은 라쿠텐이다. 이팀은 마티 브라운에서 호시노 센이치로 감독이 바뀌었다. 올 시즌 리그 꼴찌를 기록할만큼 투타 모두에서 전력보강이 예상되는데 그중에 1루 포지션도 포함돼 있다.라쿠텐은 팀 장타력 회복을 위해 올해 5월 랜디 루이즈를 데려와 1루수로 투입했다. 하지만 루이즈는 81경기를 뛰며 타율 .266 홈런12개에 그쳤다. 282타수 동안 삼진을 무려 114개나 당할 정도로 정교함과 장타력 그리고 선구안 마저도 기대치에 못미쳤다.

지명타자는 내년이면 43살이 되는 야마사키 타케시가 있지만 얼마전 호시노에게 은퇴를 권유 받았을 정도로 이젠 지는해다. 올해 야마사키는 형편없는 타율(.239)이었지만 홈런 2위(28개)에 올랐을 정도로 한방능력은 녹슬지 않았다. 그러나 ‘모 아니면 도’식인 그의 타격 스타일은 삼진개수(147개)가 말해주듯 장단점이 극명한 선수다. 대대적인 팀 개편을 예고한 호시노가 한방능력을 갖춘 좌타자가 없는 팀 현실, 그리고 미덥지 못한 1루수 자리를 감안하면 보험용으로 이승엽을 원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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