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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공약 못 지켰다" 1시간 동안 국민들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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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 건강보험 개혁법안(오바마케어) 시행과 관련해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한 시간동안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당초 오바마의 기자회견은 ‘개인 보험 가입자가 오바마케어 요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기존 계약을 취소하지 않고 1년 간 유지하도록 허용하라’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는 선에서 끝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기자들의 이어지는 질문에 한 시간 동안 대본을 보지 않고 회견을 이어갔다. 때론 회한을 드러내고, 때론 연방정부의 비효율성에 답답함을 토로하면서도 오바마케어 시행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날 오바마의 모습은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오바마케어 신청 웹사이트의 기술적 문제로 지난 한달 반 동안 등록률은 예상보다 아주 낮았다. 오바마케어 시행 이후에도 개인보험에 들어있는 사람은 유지하게 해주겠다고 했던 약속했는데 이 공약을 못 지킨 것으로 드러나자 오바마는 신뢰 위기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지지율이 30% 후반~40% 초반으로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케어에 대한 반대도 47%에서 55%로 높아졌다.

오바마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몇차례 말을 더듬었고,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어느 대목에선 “우리가 왜 이렇게 부당하게 두드려 맞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가, 또 다른 대목에선 “지난 몇달간 더 잘 하지 못한 것을 분명히 사과한다” “우리가 건강보험법 적용을 서투르게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화당에서 요구하는 오바마케어 시행 연기나 철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에 안전띠와 에어백 설치를 의무화하기까지 든 비용과 시행착오, 반발을 비유로 들며 “오바마케어가 지금 당장은 혼란스럽고, 돈을 좀 더 내야 하는 것 같지만 나중에는 이게 왜 좋은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의 사과와 해명에도 불구하고, 개인보험을 1년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행정명령에 보험업체와 가입자들, 각 주 정부가 순순히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오바마케어 웹사이트의 기술적 문제들이 이달 말까지는 해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문제는 당분간 계속 오바마의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갤스턴은 “최근 몇주간 벌어진 일은 대통령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 같았다”고 USA투데이에 말했다. 이 신문은 지금 오바마가 처한 위기를 로널드 레이건의 이란-콘트라 스캔들, 빌 클린턴의 탄핵 때에 비유하며 전임 대통령들은 그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임기를 무사히 마쳤다고 오바마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했다.

오바마는 이날 회견 도중 이란 핵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표정이 밝아지며 “외교적 해법을 중시하고 이란을 협상장에 앉히는 게 우선”이라면서 제재가 이미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니 새 제재 방안을 추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케어로 국내 정치가 골치 아픈 상황에서,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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