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심사

'애플 vs. 삼성' 되는 줄 알았던 스마트폰 시장에 중국이 불쑥

728x90
반응형

3D 기능 갖춘 제품까지 내놔 중국 시장선 한국 업체 압도
막강한 자금·내수시장 무기로 PC·스마트폰서도 두각
반도체선 엘피다 인수 나서 초스피드 성장 전략 구사

레노버(Lenovo)는 11일 중국 IT업체 중 처음으로 인터넷 접속 기능이 들어 있는 스마트TV 4종을 현지 시장에 출시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한 LED TV 4개 모델(42~55인치)로, 유선 인터넷은 물론이고 와이파이(무선랜) 기능까지 갖춘 첨단 제품이다. 3D(입체영상) 기능을 갖춘 제품도 3종이다. 레노버는 올 하반기에는 미국에 스마트TV를 수출할 예정이다. 하이얼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스마트TV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TV는 세계 TV 시장 1·2위인 삼성전자·LG전자가 기술과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일본 소니 정도가 뒤따라 오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중국 IT업체들이 맹추격에 나서면서 삼성·LG도 마음 놓을 수 없게 됐다.

(위 사진)레노버가 11일 출시한 42인치 스마트 TV.
한때 한국이 휩쓸었던 중국 TV 시장은 지금은 현지 업체들이 주도권을 탈환해 한국 업체 점유율은 미미한 상태다. 중국 업체들은 스마트TV·스마트폰·노트북PC 같은 첨단 제품은 물론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반도체 산업에까지 손을 뻗치며 국내 업체들과 세계무대에서 정면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IT 시장에서 약진하는 중국 기업들

중국 IT업체들은 현재 완제품(세트)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는 중이다. 레노버는 작년 3분기와 4분기 연속으로 세계 PC 판매량 2위에 올랐다. 미국 (3위), 일본 도시바(4위) 같은 글로벌 IT기업을 가뿐히 제쳤다. 특히 급성장 중인 노트북PC 시장에서 판매가 늘어 올 1분기에는 1위 HP와의 격차를 더욱 좁혔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애플·삼성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듯했던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눈부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중국의 화웨이(華爲)는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5위에 올랐다. 중국 업체가 5위 안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른 중국 업체 ZTE도 7위에 올랐다.

요즘 중국산은 저렴한 가격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성능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을 듣는다. 화웨이는 올 초 화면이 밝고 선명한 첨단 소재 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화웨이·ZTE 등이 공동 개발한 중국형 4세대 이동통신기술(TD-LTE)은 ITU(국제전기통신연합)이 국제표준의 하나로 인정하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인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첨단 부품·완제품 수직 계열화

중국 IT업체들은 완제품에 이어 부품 시장까지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사모펀드인 호니(HONY)는 세계 3위 D램 반도체업체인 일본 엘피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레노버의 모회사인 IT그룹 레전드홀딩스가 운영하는 호니는 자산운용 규모가 68억달러(7조5000억원)에 이르는 사모 펀드다.

중국 사모펀드 호니의 존 자오 CEO(오른쪽)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세계적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호니는 세계 3위의 D램 업체인 엘피다 인수를 노리고 있다. /로이터

레전드홀딩스가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 모바일D램 같은 첨단 부품을 자체 조달하는 것은 물론이고 엘피다와 거래하는 완제품 업체의 신제품 전략도 파악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막강한 자금과 내수 시장이 주 무기

삼성전자·LG전자 등은 일본 전자업체로부터 기술을 배운 뒤 빠른 판단과 대규모 투자로 소니·파나소닉·샤프를 넘어섰다. 중국 업체들은 이보다 한술 더 뜬다. 기술력 있는 회사를 아예 인수하는 초스피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레노버가 지난 2005년 IBM의 PC사업부를 사버린 것이나, 최근 엘피다 인수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13억 인구라는 엄청난 내수시장이 뒷받침하고 있는 것도 중국 업체들의 남다른 경쟁력이다. 유무형의 자국 기업 보호장치에 힘입어 손쉽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아직은 중국 업체들의 창의성·기술력이 떨어지지만, 글로벌 IT시장의 승부는 결국 자본력과 규모 싸움으로 결판나는 상황"이라며 "막강한 시장과 자금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