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심사

애플의 선택, 팀 쿡 CEO의 '마이 웨이'

728x90
반응형


애플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하면서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지켜왔던 애플 정책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마이 웨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얘기다.

애플은 19일(현지시간) 컨퍼런스콜을 열고 주당 2.65달러의 분기별 현금배당을 3년에 걸쳐 실시하고, 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이는 총 450억달러에 이르는 현금 활용 계획으로 현금 보유를 강조했던 잡스의 선택과는 정반대되는 선택이다. 2011년말 현재 애플의 현금 및 유동자산은 976억달러(약 110조원)에 달한다.





◇9.11때 배당 검토=

팀 쿡 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배당 지급 등을 반대한 잡스팬을 의식한 듯 애플이 현금을 핵심 부품회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매장을 구축하는데 투자해 왔다며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현금을 쓴다 해도 미래에 중요한 투자가 방해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쿡 CEO는 "이번 결정으로 기회가 닫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배당수익률은 현 주가의 1.8% 수준으로 이는 마이크로소프트(2.5%), 휴렉팩커드(2%) 등 다른 대형 기술기업에 비해서는 낮은 것이다.

AXA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의 제레미 글리슨 펀드매니저는 "절대로 없을 것으로 여겨지던 의제"라면서 "애플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애플에게 현금 활용 문제는 오랫동안 민감한 문제였다.

잡스는 1996년 애플로 복귀한 이후 자신이 없는 새 애플 경영진이 현금을 모두 소진해 버렸다고 생각하고 현금을 쌓아두는데에만 관심을 뒀다. 2001년9월11일 뉴욕 테러로 뉴욕 증시가 폭락했을 때 애플은 자사주 매입을 고려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 이후에도 일부 경영진들은 애플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고 판단해 자사주 매입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런 버핏도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2년전 잡스로부터 현금 활용 방안 문의 전화를 받고 자사주 매입을 제안했지만 잡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잡스와의 일화를 공개했다.

애플은 실제로 자사주 매입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은행가들을 고용하기까지 했지만 결국 잡스는 이를 거부해 무산됐다. 잡스는 기업 인수합병(M & A) 등 사업을 키우는데에만 돈이 사용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쌍방향적 CEO, 팀 쿡=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1월께 대주주들을 만나 현금자산 활용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쿡 CEO도 2월초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애플 이사회가 현금 활용방안을 적극 논의중이라고 밝히는 등 현금 활용과 관련해 훨씬 공개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ISI그룹의 브라이언 마샬 애널리스트는 배당과 관련해 "애플 수비의 변화를 가리킨다"며 "잡스 아래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팀 쿡이 남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시켜 줬다"고 강조했다.

올해 51세인 쿡 CEO는 잡스보다 훨씬 더 '쌍방향적' CEO로 평가된다. 쿡이 지난 2월 컨퍼런스에서 중국 노동자의 근무환경을 언급한 것도 잡스와의 뚜렷한 차이점이다.

스턴 어기의 쇼 우 애널리스트는 "새 경영진이 매우 주주 친화적이며 이에 따라 앞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3세대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아이패드3'가 아닌 '뉴 아이패드'로 명명한 것도 잡스와는 다른 쿡 CEO 체제 인식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 16일 판매를 시작한 뉴 아이패드는 작명에 따른 무수한 추측에도 불구하고 주말 동안 300만가량 팔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00만대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애플의 주요 제품 출시 이후 주가 추이. (왼쪽부터 아이팟, 아이튠스, 아이팟셔플, 아이폰, 아이패드, 뉴아이패드) 출처 : 파이낸셜타임스

쿡이 CEO가 된 지난해 8월 이후 애플 주가는 60% 상승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시가총액은 5600억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최대 시가총액 기업이 됐다. 잡스 사망 이후 첫번째 분기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36년래 애플 역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우 애널리스트는 올해 애플의 현금 보유액이 700억~850억달러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는 매주 평균 13억~16억달러의 현금을 챙긴다는 의미다.

바자린은 "쿡은 CEO로서 'A+' 학점을 줄만 하다"며 "그의 CEO 승계는 우리가 여태까지 본 승계중 최고의 선택으로 그를 선택한 스티브에 대해서도 신뢰를 표한다. 잡스는 인생의 마지막 4년을 회사가 자신 없이도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