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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삼성전자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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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생산 등 소비자 중심 마케팅 주효”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의 `샤오미 M12‘ 발표 현장. 창업자 레이 쥔은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겨레 자료 사진

“삼성이 기술력에서 뒤진 게 아니라, 샤오미의 ‘맞춤형 생산’ 등 소비자 중심 마케팅에 뒤진 것이다.”

세계 백색가전 업계 1위인 하이얼의 리판(47살) 부총재(부회장)는 12일 삼성전자가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리판 부총재는 이날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 최고경영자 포럼’에 참석해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한국 기업이 과거 일본 기업을 추월했듯이 장차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문제는) 관심이 없고, 우리 목표는 시장 변화에 잘 부응해 좋은 기업을 만드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텔레비전과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종합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지난해 매출 34조원, 이익 2조원을 기록했고, 세계시장 점유율이 9.7%로 1위다. 글로벌 혁신 기업 8위에 선정될 정도로 스마트 홈 플랫폼과 스마트 체험 플랫폼 등의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중국 산동성과 한국의 전경련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지난 10일 두 나라 정상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발표한 뒤 한국과 중국 기업인들이 함께 참석한 첫 행사다.

“샤오미 기술력 앞서지 않지만
인터넷 통한 홍보 마케팅 먹혀
중국 가전시장 성숙 단계에 있어
이전엔 가격·품질 중요했지만
이젠 전체 소비자 체험 과정 관건”

- 하이얼은 백색가전에서 세계 1위다. 한국과 중국 기업의 기술력을 비교하면?

“삼성이나 엘지를 높게 평가한다. 중국 기업들은 혁신과 기술력에서 아직 한국에 뒤떨어진다.”

- 삼성이 지난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준 것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한국의 기술력 우위가 사라진다는 시각이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의 `샤오미 M12‘ 발표 현장. 창업자 레이 쥔은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겨레 자료 사진

“샤오미가 삼성보다 기술력이 뛰어나 1위를 한 게 아니다. 샤오미는 소비자가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었다. ‘마니아’ 소비층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기능과 시스템을 충분히 듣고, 이를 충족하는 기술을 시장에서 찾아 제품을 생산하는 이른바 ‘맞춤형 생산’을 했다. 인터넷을 통한 홍보 마케팅도 주효했다. 제품 생산 이전에 소비자로부터 미리 예약을 받는데, 이른바 ‘굶주린 수요’전략이 성공했다. 10만대 주문을 받으면, 5만대만 생산해 소비자들의 구매 경쟁을 유도한다. 시장 1위를 하려면 기술력 뿐만 아니라, 마케팅이 중요하다.”

- 중국 가전시장에서도 한국이 고전할 가능성은?

“프리미엄 가전에서는 하이얼이, 중저가에서는 삼성과 엘지가 선두다. 중국의 가전시장도 성숙 단계에 있다. 이전에는 가격과 품질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제품의 구매-운송-서비스 등 전체 소비자 체험 과정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게 관건이다. 하이얼은 중국 전역에 6천개의 애프터서비스센터, 8만명의 서비스 인력을 갖추고 있다.”

- 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 이후 한국 중소기업과의 협력 확대 계획을 밝혔는데?

“한국 코트라와 손잡고 매년 2차례 기술교류회를 갖고 있다. 또 쿠쿠(전기밥솥 생산), 휴롬(녹즙기 생산) 같은 한국의 유망 중소기업들이 하이얼의 해외시장 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은 그동안 중국을 수출용 생산기지로 활용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중국을 떠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국제 분업구조 측면에서 한국과 중국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중국의 임금 상승은 시대적 추세다. 중국 정부도 최근 기업들에 해외 진출을 적극 권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와 동남아 등 신흥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내수시장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면 된다. 또 중국의 고령화 추세에 잘 적응해서 기술력 뿐만 아니라 맞춤형 생산을 강화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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