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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공모 기대 과했나…50조원은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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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원. 당초 증권가에서 삼성SDS 공모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던 금액입니다.

‘천문학적이다’라는 표현만으로는 짐작하기 어려운 규모입니다. 한전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현대차 그룹이 쏟아부은 돈(10조5000억원)의 5배가량인데, 러버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제2롯데월드는(약 3조5000억원) 14개를 지을 수 있는 규모입니다. 30평 규모(약100제곱미터)의 강남 아파트가 한 채에 1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5만 채를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하지만 삼성SDS의 성적표는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경쟁률은 134.19대 1, 청약 증거금으로는 15조 5520억원이 들어왔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S의 일반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경쟁률이 300~500대 1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는데, 기대치의 3분의 1정도에 그친 셈입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많은 투자자는 이런 전망에 의심을 품지 않았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650대1이었던 것을 고려한 전망치였기 때문입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유입된 자금만 453조원이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1년 예산(2015년 기준 376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인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10분의 1 정도는 들어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셈입니다. 여기에 국민연금과 해외 사모펀드인 소로스 펀드가 국내 공모주 가운데서는 삼성SDS에 처음 투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기대치를 부풀리는데 한 몫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를 고려해도 경쟁률 500대1, 청약증거금 50조원은 너무 과도한 예상이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일반 투자자가 굴릴 수 있는 자금 규모가 그정도 수준이 될 수 있느냐는 지적입니다. 지난 2010년 삼성생명이 상장할 당시 청약 증거금으로 들어온 자금은 19조 2216억원인데 이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은 과했다는 뜻입니다. 당시 삼성생명의 공모가격은 11만원, 공모주식수는 888만7484주였습니다. 삼성SDS의 공모가격(19만원)과 비교하면 공모가격은 60% 수준이고 공모주 수는 약 7배에 달합니다.

만약 삼성SDS가 5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면, 500주를 청약하기 위해 1억원을 넣어야 1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수십 주를 배정받기 위해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자산가는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투자자금 규모가 1억원이 채 안되는 투자자 가운데는 한 주도 배정받기 어려워 아예 청약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전문가 중에서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적어도 경쟁률이 200대 1을 나올 것”이라거나, “삼성생명의 공모 수준은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언론도 공모청약 경쟁률을 600대1까지 가정한 사례가 있었다”며 “그만큼 삼성SDS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모 청약 분위기가 너무 들떠있던 나머지 최종 경쟁률이 발표되고 나서도 삼성SDS의 공모청약 규모가 사상최대였다는 오보가 나기도 했습니다.(실제 최대 규모의 공모 청약 규모를 기록한 종목은 삼성생명입니다.)

그는 다만 “아직 제일모직의 상장이 남아있는데, 공모가도 저렴하고 공모 주식수도 많아 삼성SDS보다는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며 “청약증거금으로 20조원 넘는 자금이 들어올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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