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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Q 재고자산 6년새 최대치…"TV 경쟁 치열·스마트폰 시장 둔화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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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가전과 스마트폰 부문에서 6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 CE(소비자 가전)부문 재고자산은 8조170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6조3750억원)보다 28%(약 1조8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IM(IT·모바일)부문 재고자산은 9조60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5조1405억원보다 76%(약 3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CE부문과 IM부문의 재고자산이 2012년 3분기부터 2016년 3분기까지 지난 5년간 분기 기준 5조~7조원대에 머물러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CE부문 재고자산은 지난 2012년 3분기 5조9290억원, 2013년 3분기 6조4663억원, 2014 3분기 6조1244억원, 2015년 3분기 7조5797억원을 기록해왔다. IM부문 재고자산도 지난 2012년 3분기 7조5040억원, 2013년 3분기 9조523억원, 2014년 3분기 6조4931억원, 2015년 3분기 6조8870억원으로 평균 6조원 수준이었다. 약 4000억~5000억원 사이를 맴돌던 증가폭도 약 2조~4조원까지 규모가 커졌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IFA 2017’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스마트 TV 기능을 체험해 보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IFA 2017’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스마트 TV 기능을 체험해 보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 재고자산 증가, TV⋅스마트폰 수요 부진...사드보복 여파도 일부

전자업계에서는 올 3분기 큰 폭으로 증가한 CE부문 재고와 관련, TV 수요가 저조했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세철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연구원은 “가전 부문에서 TV 수요가 저조한 것이 이번 재고에 영향을 많이 미쳤을 것”이라며 “TV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QLED TV’로 LG전자 ‘OLED TV’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또 중저가 TV 시장에는 중국 업체들도 많이 가세해 경쟁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

특히 올 3분기 IM부문 재고자산은 9조원을 넘으며 ‘갤럭시노트7’ 단종 이슈가 있었던 지난해 3분기보다 많이 증가했다.

올 3분기 스마트폰 재고와 관련, 업계는 스마트폰 시장이 전체적으로 둔화한 것을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3년 약 42%에 달했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2014년 28.6%, 2015년 16.8%으로 점차 하락하다 지난해 3%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도 전년 대비 5% 정도만 증가할 전망으로 예전 같은 성장세는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 8월 말 공개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이 예년보다 한 달가량 늦게 공개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9월 공개된 경쟁사 애플의 ‘아이폰8 시리즈’와 ‘아이폰X(텐)’이 각각 10월, 11월 출시되면서 이로 인한 대기 수요도 재고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평가다.

또한 삼성전자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20%로 1위 사업자였다. 하지만 올해 3분기에는 2%로 점유율 순위 9위로 내려앉았다.

◆ 관리의 삼성 SCM 무너졌나?...4분기 블랙프라이데이가 분수령

그동안 삼성전자는 ‘관리의 삼성'이라는 타이틀 답게 ‘공급망관리(Supply-Chain Management, SCM)’ 분야에서 앞선 경쟁력을 보여줬다. SCM은 수요예측, 자재구매, 생산 및 물류 등 매출과 이익을 내기 위한 기업의 핵심 경영 활동을 포괄하는 개념을 뜻한다. 즉 부품구매에서 생산, 판매, 유통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현상을 없애고 생산 즉시 판매로 이어질 수 있어 재고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SCM 체계는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시절에 구축됐다. 지난 1998년 윤 부회장이 삼성전자 수원공장을 둘러 본뒤 창고에 제품이 쌓여있는 것을 목격했고, 윤 부회장은 즉시 공장을 세우라고는 지시를 내렸다. 판매부문에서는 물건이 없어 못팔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생산부문(공장)에서는 물건이 남아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재고여부가 파악되지 않았던 것. 이후 컬러TV 생산라인은 재고가 없어질 때까지 한 달 가까이 가동이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1999년 PWC를 비롯한 해외 컨설팅사와 삼성SDS 엔지니어들을 불러들여 SCM 관리 체계와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최초 수주에서 최종 판매까지 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영업사원들이 매주 한두 차례씩 예상 판매량 정보를 시스템에 기입하면, 생산법인은 이를 토대로 제품을 생산한다.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니 별도 창고도 필요 없는 셈이다. 그 결과 1997년 8주 였던 평균 재고 일수가 2001년 3주로 줄어들었고, 이후에도 삼성전자는 ‘무(無) 재고’ 판매 체제를 미덕(美德)으로 삼아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SCM 역량에서 8위에 올랐다. 2016년 가트너 SCM 순위에서 상위 10개 업체는 유니레버, 맥도날드, 아마존, 인텔, H&M, 인디텍스(자라), 시스코시스템즈, 삼성전자, 코카콜라, 네슬레 순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품의 수명주기가 짧아지는 상황에서 재고는 비용적인 부담이 크고 경영상황에 대한 중장기 예측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제조기업 일 수록 정확한 시장정보를 기반으로 한 재고관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물론 충분히 제어가 가능한 수준의 재고이겠지만, 재고자산이 급격히 늘었다는 게 좋은 시그널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4분기에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부터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이어지는 북미 최대 연말 쇼핑 특수 기간이 연달아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충분히 재고를 소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QLED TV를 필두로 하는 TV 제품과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제품을 주력으로 북미 시장에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4분기에 쇼핑 특수 기간과 홈쇼핑 등을 이용해 재고를 소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고자산에는 완제품을 비롯해 선적하기 직전에 있는 제품까지도 포함된다"며 "(3분기 재고는) 4분기를 위한 물량 확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6/2017111600425.html#csidxc59055de2232e4ba297dc8b0bb4fd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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