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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갤럭시S6 올인, 약인가 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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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3월 발표 예정인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에 들어가는 자체 제작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전자계열사가 갤럭시S 시리즈에 들어가는 부품의 상당 부분을 직접 생산했다. 그러나 갤럭시S6는 아예 주요 부품이 전체에 삼성 로고가 달렸다는 평가다.

원래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세트 업체라고도 불린다. 각종 부품을 여기저기서 사 모아 이른바 세트 즉 완제품(스마트폰)을 만들기 때문이다. 아예 전화기를 핸드세트(handset·전화기)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세트뿐 아니라 부품에서도 강자인 삼성은 과거부터 이런 일반론에서 동떨어진 존재였다.

◇갤럭시S6 내부 자체 제작 부품 비율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올린 삼성

세계 최대 휴대전화 업체인 동시에 세계 최대 부품 업체가 바로 삼성전자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으로 제품 원가의 약 10%를 차지하는 메모리를 직접 만든다. 그것도 메모리 분야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 업체가 삼성전자다. 또 다른 주요 부품인 디스플레이 장치 분야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와 세계 1위를 다투고 있다.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삼성SDI는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소형배터리 분야 세계 1위다.

그러나 삼성도 직접 만들지 못하고 주로 외국에서 사오는 부품이 있었다. 바로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AP(Application Processor)와 카메라 모듈이었다. 지금까지 삼성은 갤럭시S 시리즈 같은 고가 스마트폰엔 주로 미국 퀄컴이 만든 AP를 집어넣었다. 그러나 갤럭시S6엔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자체 제작한 엑시노스 7420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넣는다.


	퀄컴의 AP 스냅드래곤
퀄컴의 AP 스냅드래곤

퀄컴 입장에선 세계 최대 고객이 갑자기 최대 경쟁자로 돌변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최신 AP인 스냅드래곤 810칩에 발열 문제가 있어 직접 만든 AP인 엑시노스 7420을 사용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출하량 기준 세계 AP 시장의 40%, 매출 기준 50%를 장악한 스마트폰용 AP 시장의 절대강자 퀄컴은 삼성의 결정에 곧 백기를 들었다.

1월말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퀄컴이 스냅드래곤 810 프로세서 설계를 바꾸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갤럭시S6에 제품을 집어넣고 말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3월 발표하는 갤럭시S6에 퀄컴 AP가 들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갤럭시S6 출시와 동시에 업계의 최대 고객 삼성전자를 놓칠까 봐 마음 졸이는 기업은 퀄컴뿐이 아니다.

“소니 한국 매출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 기기용 카메라 이미지 센서(CIS)입니다.”

사카이 겐지 소니코리아 전 지사장은 작년 회사 매출의 50% 이상이 스마트폰용 카메라 이미지 센서 판매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소니코리아는 연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한국에서 올린다. 말하자면 소니는 한국 기업에 스마트폰용 카메라 이미지 센서를 5000억원 이상 팔아 온 것이다. 그 대부분을 삼성전자가 사갔다.

과거 삼성전자는 고가 스마트폰에는 주로 소니의 이미지 센서를, 저가 제품에는 직접 만든 이미지센서를 넣어왔다. 이런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작년 갤럭시S5 이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 출시 당시 소니 제품 대신 직접 제작한 아이소셀이란 이미지 센서를 사용했다.

아이소셀을 만드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우리 제품이 색 표현이 보다 정확하고, 노이즈와 전력소모량이 적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체 이미지 센서만 사용하겠다는 삼성의 결심은 끝까지 가진 못했다. 나중에 나온 갤럭시S5에는 소니 이미지 센서가 들어가 있다. 말하자면 삼성은 자사 부품과 외부 부품을 혼용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은 셈이다.

그러나 삼성은 갤럭시S6의 경우 자사 제품에 더 애착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소니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이미지 센서를 사용할 것이란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세계 이미지 센서 시장 1위 업체인 소니는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번에도 갤럭시S5 때와 마찬가지로 결국은 삼성전자가 자사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퀄컴도 마찬가지다. 퀄컴이 AP의 설계를 변경하는 것도 삼성전자가 자사 AP만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케이스까지 자체 생산 체제 구축”

그러나 부품 공급 업체들은 과거와 달리 최근 부쩍 조바심을 낸다. 삼성이 갤럭시S6에선 사소한 것까지 직접 손을 대고 싶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 메탈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금속 절삭 기계를 대량으로 구매해 베트남 공장에 설치했다. 경쟁업체들은 이를 삼성전자가 갤럭시A 케이스뿐 아니라 갤럭시S6용 금속 케이스도 직접 만들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고 본다.

LG전자 한 임원은 “삼성이 사들인 장비의 규모는 모든 갤럭시 시리즈용 케이스를 직접 만들만한 분량”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삼성은 갤럭시 시리즈용 플라스틱 케이스를 외주 생산했다. 말하자면 삼성은 주요 부품부터 케이스까지 제품의 성능과 디자인을 결정할 부품 전체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는 것이다. 이를 업계에선 생산의 내재화(內在化) 혹은 수직계열화라 부른다.

이런 삼성의 갤럭시S 시리즈 내재화 정책은 약이자 독이란 평가다. 2012~2013년 갤럭시 시리즈가 전성기를 구사했을 때 이런 내재화, 수직계열화 정책 덕분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전자계열사 실적이 수직 상승했다. 반면 2014년 갤럭시S5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을 때는 전체 계열사 실적이 동반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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