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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마이너리그 박병호, 이러다 짐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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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할대 타율 최악 성적 '퇴출 위기'… 심리적 부담이 문제]

최근 6경기선 삼진 14개 무안타
공교롭게 허벅지 부상 시기와 감독이 빅리그 부르려던 때 겹쳐
"여린 마음, 완벽주의도 고쳐야"

지난해 KBO리그 4년 연속 홈런왕이란 명함을 지니고 미국 야구에 야심 차게 도전장을 던진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는 지금 메이저리그에 존재조차 없다. 그는 트윈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인 로체스터 레드윙스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기도 전 퇴출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만큼 끝 모를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박병호는 9일까지 마이너리그에서만 29경기를 뛰어 타율 0.188(112타수 21안타 37삼진)에 그쳤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타율(0.191)보다도 성적이 저조하다.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박병호의 에이전시인 옥타곤 관계자는 "박병호가 크게 내색은 안 했지만,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 심리적인 타격을 입은 데다, 빅리그 진입 시점에서 다치는 바람에 조급함이 커져 아직 평정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박병호의 올 시즌 준비는 철저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볼에 대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자 귀국 후 두문불출하고 스윙을 간결하게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도 전 40인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악재를 겪었지만, 초청선수 신분으로 치른 '예비고사' 성적은 좋았다. 19차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53(51타수 18안타), 6홈런 13타점으로 팀 내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마운드가 약한 트윈스가 투수를 보강하고 타자인 박병호를 개막 엔트리에 빼면서 일이 걷잡을 수 없이 꼬였다. 박병호는 마이너리그 개막 4경기 16타수 6안타로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리다 경기 도중 오른쪽 허벅지를 다쳤다. 공교롭게 팀이 야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내야수를 빅리그로 불러들이려던 시기여서 구단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달여간 재활을 마치고 다시 그라운드에 선 박병호는 부상 전 불방망이를 휘두른 그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복귀 후 치른 25경기 타율이 0.156에 불과하다. 최근 6경기에선 20타수 무안타에 삼진을 14개나 당했다. 8일 뉴욕 양키스 산하 레일라이더스전에선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석 모두 삼진을 당했다. 그는 결국 9일 시라큐스 치프스와의 경기에는 결장했다. 직구는 물론이고 변화구에도 헛스윙을 연발하고 있다.

국내 야구인들은 박병호의 부진을 기술보다 심리적인 문제에서 찾고 있다. 김용달 KBO 육성위원은 "박병호는 마음이 여리고, 완벽주의에 가까운 성격"이라며 "타석에서 너무 많은 것을 신경 쓰는 것 같다"고 했다. 박병호 역시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계속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지금은 나조차도 내 야구가 와 닿지 않는다"며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박병호가 현재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가족과 떠나 비행기로 2시간, 차로 15시간 걸리는 로체스터에서 혼자 생활하는 것도 심리적 회복이 더딘 이유라는 시각도 있다.

박병호는 트윈스와 5년 1800만달러(약 202억원)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고액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이너리그에 내려 앉힐 수준도 아니다. 지금까진 박병호의 재기를 기다리고 있는 트윈스지만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트레이드를 추진하거나 연봉을 다 보전해주고 방출시킬 가능 성도 있다. 포스팅금액 1285만달러 포함 총 3085만달러(약 347억원)를 들여 영입한 박병호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까지 시킨 트윈스가 취하지 못할 조치는 없다.

김용달 위원은 "박병호가 여기서 안 되면 다른 팀 가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당일 성적 하나하나에 얽매이기보다는 타석에서 자기 스윙을 되찾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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