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의 상하이 대첩' !!

 '돌부처' 이창호의 신통력이 불가능해 보이던 한국의 우승을 현실로 만들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이끌어 낸 모습은 5년 전 막판 5연승으로 대역전 우승을 이끌어냈던 `상하이 대첩' 그대로였다.

이창호 9단이 12일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내 특설대국실에서 열린 제1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국에서 중국의 주장 창하오 9단을 맞아 흑으로 231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끌어낸 집념의 승리였다.

최종국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이창호는 3년 전 구리 9단을 상대로 최종국에서 승리를 이끌어냈던 중국식 포석을 들고 나왔다.

초반 백이 좌변에서 1선에 내려서는 묘수를 보지 못해 고전에 빠진 이창호는 중반까지 상대 페이스에 말리면서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바늘 끝 같은 하변백의 빈틈을 찔러가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이후 하변백과 우변 백을 양곤마로 몰아치며 승기를 잡았고, 하변 백대마를 담보로 백 집이었던 좌변을 통째로 잡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3라운드가 열리기 전까지 한국의 우승은 요원해 보였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본선 1라운드에서 김지석 6단의 3연승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던 한국은 이후 1월 부산에서의 2라운드에서 김승재 3단, 윤준상 7단, 박영훈 9단이 중국의 셰허 7단과 일본의 하네 나오키 9단에 무너지며 3라운드 전에 이창호 한 명만이 생존했다.

반면 최종 라운드 첫판에서 류싱 7단이 하네 나오키를 물리친 중국은 이창호의 상대로 구리 9단, 창하오 9단 등 3명의 선수가 남아 우승의 9부 능선을 점령한 상태였다.

그러나 그동안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했던 이창호는 류싱과 구리를 연거푸 제압한 데 이어 '필생의 라이벌' 창하오 9단과의 대결에서도 초반 어려움을 딛고 차근차근 따라붙으며 역전, 기어코 한국의 우승을 이끌어냈다.

창하오 9단은 1997년 7월 박카스배 한중천원전에서 처음 대결한 이후 32차례 격돌하며 이창호와 가장 많이 상대했던 외국인 선수다. 1975년생인 이창호보다 한 살 어리고 이름도 비슷해 곧잘 비교의 대상이 되었다.

이창호의 극적인 3연승으로 한국은 1∼6회까지 6연패 등 농심배 9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바둑 최강국의 지위를 이어갔다.

특히 이창호는 한국의 9번 우승 중 8차례 주장으로 나서 우승을 결정지으며 '농심배 수호신'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또한 이 9단은 오늘 승리로 농심배 본선에서만 19승째(2패)를 올리며 90.4%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해냈다.

우승 상금은 2억원이고 3연승을 거둔 이창호는 연승 보너스로 1천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농심배는 한.중.일 3개국에서 5명씩의 선수가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국을 가리는 세계 유일의 국가대항 단체전이다.

바둑기사. 전라북도 전주(全州) 출생. 조부(祖父)에게서 처음 바둑을 배우면서 바둑계에 입문하였고, 1984년 조훈현(曺薰鉉) 9단의 내제자로 들어가 사사하여 11세 때인 1986년 프로기사로 입단하였다. 뛰어난 신중성과 정밀성이 장기이다. 1988년부터 도전권을 따기 시작하여 1990년 이후 최고위(最高位)·왕위(王位)·국수(國手) 등 국내 주요 타이틀은 물론 해외기전을 석권하여 세계바둑계의 1인자로 군림하였다.

'날으는 제비'라는 이창호 국수의 스승 조훈현국수님과 더불어 좋아라 하는 한국 바둑계의 고수...요번 상하이 대첩에서도 유감없이 그 돌부처 신동력을 보여줬습니다.
새벽 바둑체널 재방송을 봤는데 역시나 예전보다  폭넓은 기보를 보여주더군요.
이창호 국수의 선전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