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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배보다 배꼽이 큰 해외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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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모(45)씨는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미국인 친구에게 현금 100달러를 송금하려고 A은행을 찾았다가 창구 직원으로부터 수수료가 3만원이라는 설명을 듣고 기가 질렸다. 이는 송금액의 무려 4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 이씨는 한참을 망설인 끝에 "그래도 외국 친구와의 약속인데…"라고 생각하고 3만원의 수수료를 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틀 뒤 LA의 친구로부터 "85달러를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돈을 찾으러 갔더니 "수수료가 있다"면서 15달러(1만8000원)를 떼고 85달러(10만2000원)만 주더라는 것이다. 화가 난 이씨는 A은행을 찾아갔지만 "현지 은행 수수료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말에 제대로 따지지도 못하고 되돌아왔다. 결국 12만원을 보내려다 10만2000원밖에 못 보낸 꼴이 됐을 뿐 아니라 수수료만 4만8000원을 낸 셈이다. 최종 송금액의 절반 가까운(47%) 돈이 수수료로 나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일회 송금액이 100만원 이하인 소액 국제 송금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연간 거래 건수만 90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처럼 '배보다 배꼽이 큰'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 1~2달러의 저렴한 수수료만 내면, 카드로 수백~수천 달러씩 척척 뽑아 쓸 수 있는 시대에 해외 송금은 왜 이렇게 많은 수수료를 내야만 하는 걸까.

낡은 송금 방식

은행 송금 수수료의 비밀은 낡고 복잡한 은행의 송금 업무 체계에 숨어 있다. 이른바 '은행 간 전신 송금 체계'라고 불리는데, 국내는 물론 해외 은행들도 모두 함께 이용하는 세계 공통의 시스템으로, 1973년에 정착돼 지금까지 그대로 이용되고 있다.

원리는 옛날 우체국에서 전신환(電信換)을 만들어 송금하던 것과 같다. 우선 국내 A은행에 100달러의 송금 요청이 오면, A은행은 이를 돈을 중계해 줄 외국의 중계은행(B은행)에 전신환으로 보낸다. 그러면 B은행은 이 전신환을 송금받을 사람에게 지급해 줄 외국의 지급은행(C은행)으로 전달해 준다. 전신환을 최종적으로 받은 C은행은 전신환에 적힌 액수의 돈을 받을 사람의 계좌에 넣어준다.

전신환은 SWIFT(스위프트)라는 국제 금융 통신망으로 전송한다. 하루 8시간만 일하는 은행을 최소 3곳 이상 거치다 보니 운 좋으면 하루, 길게는 3일 이상 시간이 걸린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런 업무 방식은 1871년 미국 전신회사 웨스턴유니온이 처음 전신환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본질적으로 변화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지구 반대편의 사람과 화상 통화가 가능한 인터넷 시대에 139년 전에 발명된 기술로 38년간 운영해온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는 셈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송금수수료

낡고 복잡한 방식이다 보니 사람 손이 많이 가고, 단계마다 적잖은 수수료를 뗀다. 송금 과정에서 떼는 수수료는 알려진 것만 무려 4가지.

우선 송금 신청을 받는 송금은행이 '송금 수수료'를 뗀다. 은행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액수에 따라 최저 5000원에서 최고 2만3000원에 이른다. 전신환을 전달해 주는 해외의 중계 은행도 이른바 '중계 수수료'를 받는다. 중계 수수료는 국내 은행과 해외 중계 은행 간의 수수료 계약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대체로 10~20달러(1만2000~2만4000원) 사이다. 돈을 받는 사람에게 전달해 주는 지급 은행은 '타발(통지)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10~20달러를 또 떼 간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은행 간 통신망을 제공하는 SWIFT도 '전신료'라는 명목으로 건당 8000원 내외의 수수료를 받아간다. 송금 한 건에 4개 회사와 기관이 끼어들어 수수료를 뜯는 것이다.

따져보면 송금 한 건에 드는 수수료는 총 3만~8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중계 은행이 한두 개가 더 끼면 전체 수수료는 껑충 뛰어오른다. 지난해 12월 일본의 한 인터넷 헌책방에 3650엔(약 4만5000원)의 책값을 부친 직장인 최모(43)씨는 무려 7만1000원의 황당한 수수료를 내야 했다.

당시 최씨의 돈을 송금해준 B은행측은 "돈을 받을 일본 업체의 거래 은행과 거래 관계가 없어 중계 은행이 두 군데 이상 끼다 보니 수수료가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인터넷뱅킹 송금하면 수수료 할인

이런 식으로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거둬들이는 송금 수수료는 2009년 국내 은행들이 거둔 전체 수수료 수익(3조9000억원)의 8% 내외인 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하지만 은행들은 "다른 수수료 수익에 비하면 비용(인건비 등)은 많이 들고 마진은 낮아 은행 내에서도 골칫거리 같은 서비스"라며 "세계 모든 은행이 공통으로 쓰는 방식이다 보니, 우리가 일방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소비자들은 수수료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수밖에 없다. 우선은 송금할 일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해외 결제 시 가능하면 현금 결제보다 카드 결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카드 수수료는 결제액의 1~2% 내외로, 100만원 이하 소액 결제를 할 때 송금보다 훨씬 유리하다.

어쩔 수 없이 송금을 하려면 인터넷 뱅킹을 이용해야 한다. 전체 수수료 중 송금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절반으로 깎아준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인터넷 뱅킹으로 송금하면 무조건 건당 5000원의 수수료만 받는 '씨티 글로벌 트랜스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단,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씨티은행 계좌를 이용해야 한다.

아예 송금수표(money order)를 발급받아 이를 국제특급우편(EMS)으로 보내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전체 수수료 중 송금 수수료만 내므로 1만~2만원 남짓한 우편료를 내더라도 더 이득일 수 있다.

***오늘자 조선일보에 나온 기사입니다. 정말로 해외송금을 자주이용하는 저로써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1871년된 시스템을 아직도 이용한다는거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기사원문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3/15/2010031501879.html?Dep1=news&Dep2=headline2&Dep3=h2_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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