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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정한 잡스의 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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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지휘 '단순함의 美學' - 큐브 90개, 15개로 줄이는 데 5개월간 74억원 쏟아부어
잡스 팬들, 성지 순례 - 최근 공사 완료되자 장사진 "예술과 기술 결합한 걸작"

"스티브, 당신이 살아 있어서 이 아름다운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남동쪽, 5번가와 59가가 만나는 코너에 있는 애플스토어에 12일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매장 앞은 카메라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5개월간의 공사 끝에 지난 4일 새 모습을 드러낸 뉴욕의 새 애플스토어에 스티브 잡스의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코네티컷주(州) 하트퍼드에서 새 애플스토어를 방문하기 위해 뉴욕을 찾았다는 토머스 랜돌프씨는 "잡스의 간결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을 사랑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이 애플스토어가 그의 진정한 유작(遺作)이다. 잡스가 이 건물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잡스는 생전에 뉴욕의 애플스토어에 큰 애정을 갖고 있었고, 새 건물을 직접 디자인한 후 세부 사항까지 직접 지휘했다.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남동쪽에 5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 애플스토어 앞에 12일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의 마니아들은 잡스가 직접 디자인하고 진두지휘한 이 애플스토어가 그의 진정한 유작(遺作)이라며 열광하고 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에서 영감을 얻은 이 유리 정육면체는 입구 격으로, 나선형의 유리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야 매장이 나온다. /뉴욕=김신영 특파원
5번가의 새 애플스토어는 얼핏 보기에 옛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9.8m인 정육면체(큐브) 유리 건물로 된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정육면체 가운데 떠있는 듯 매달린 은빛의 애플 로고도 똑같다. 가장 큰 변화는 이 정육면체를 구성한 유리 패널의 개수와 크기다. 이전의 유리 큐브는 90개의 유리판을 사용했지만, 새 애플스토어는 15개만 썼다.

잡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 면에 하나의 거대한 유리만을 사용하는 군더더기 없는 큐브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한다. 지하로 연결되는 유리 계단과 목재 진열대로 꾸며진 내부 인테리어를 손대지 않고 외부만 바꾼 개조 작업에 애플은 660만달러(약 74억원)를 썼다. 매장 주변에 설치했던 해자를 없앴고, 차량 충돌 방지용 작은 기둥들은 모두 뽑았다. 이날 애플스토어에서 만난 로렌 센토리씨는 "못처럼 박혀 있는 테러 방지용 기둥들은 분명 잡스에게 눈엣가시였을 것"이라며 "무언가를 덧붙이는 게 아니라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이토록 큰돈을 투자하는 사람이 바로 잡스였다"고 말했다.

5개월 동안 공사용 가림막에 가려졌던 애플스토어의 리모델링 작업이 결국 '유리 개선' 프로젝트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잡스 마니아들은 인터넷 토론장을 통해 새 애플스토어에 쓰인 유리의 출처를 알아내기 위해 공을 들였다.

애플 관련 정보 사이트 'ifo애플스토어'에 따르면 새 건물에 사용된 유리 15장은 모두 중국산이다.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지구의 애플스토어에 있는 둥근 기둥에 쓰인 유리와 같이 중국 '베이팡(北方) 유리'가 생산했다. 이전 애플스토어의 유리는 독일 '질레 GmbH' 제품이었다. 새 애플스토어에서 실험을 거친 초대형 유리는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건설 중인 우주선 모양의 애플 본사에도 쓰일 예정이다.

월터 아이작슨의 전기 '스티브 잡스'도 잡스 마니아들이 '성지 순례'하듯 뉴욕의 새 애플스토어를 찾도록 하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아이작슨은 전기에 "뉴욕 5번가의 애플스토어는 예술과 기술을 결합한 잡스의 능력을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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