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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뚱뚱해서? 류현진, 사타구니 부상과 '자기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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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2·LA 다저스)이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하지만 12일 평평한 지면에서 캐치볼을 시작하면서 복귀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고를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LA다저스는 지난 10일(한국시간) “류현진을 10일짜리 IL(Injured List·종전 DL)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류현진은 지난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원정에서 2회말 투구 도중 왼쪽 내전근(사타구니 근육)에 통증을 느껴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애초 류현진은 “큰 부상은 아니다. 다음 등판도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해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일단 당장 등판은 어려워 보인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역시 “상태가 빨리 호전되고 있다. 공백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단 큰 부상은 막았지만, 사타구니에 지속해서 부상이 발생하면서 내구성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사타구니 부상으로 3개월 일시 휴점에 들어간 바 있다. 사타구니에만 벌써 3번째 부상이다.

일각에서 류현진의 투구 폼이 사타구니 부상의 원인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또 체중이 많이 나가서 부상이 온다는 낭설도 나온다. 실제 원인은 무엇일까. 스포츠월드는 핸드볼 국가대표팀, 프로배구 KB손해보험, 연천 미라클 야구단의 주치의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형 네온 정형외과 원장을 통해 이유를 찾아봤다.

 

이재형 원장은 “좌완인 류현진이 스트라이드 레그(디딤발)가 아닌 트레일 레그(끌려가는 발) 쪽 내전근을 다친 이유는, 내전근 자체가 양쪽에 힘을 모두 받는다. 보통 디딤발에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거의 차이가 없다”라며 “햄스트링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부위가 바로 내전근”이라고 설명했다.

부상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투구 폼과 관련한 연구 논문은 엄청나게 많은데, 보통 투구폼과 부상은 그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고 본다. 포크볼이나 브레이킹볼(커브)을 많이 던지면 어깨 손상이 심하다는 말이 있는데, 이 역시 부상 위험이 크지 않다는 결과가 더 많다”면서 “결국 두 가지 경우인데, 갑자기 근육을 써서 발생하거나, 손상의 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수의 경우 내전근을 다치는 경우는 1루 베이스로 러닝 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투수는 투구의 메커니즘보다는 많이 던지기 때문에 그만큼 손상을 입고, 그것이 축적되면서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 쉽게 말해 과사용이다”고 설명했다. 재발 확률이 높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메이저리그에서도 많은 투수가 사타구니 부상으로 고생했다. C.C 사바시아가 대표적이다. 통계에 따르면 마이너리그보다 메이저리그에서 더 많은 내전근 부상자가 발생하고, 젊은 선수보다는 30대 이상의 투수에게 많이 발생하는 공통점도 있다.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손상을 입는 근육이기 때문에, 예방이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사타구니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하체 운동에 많은 신경을 섰다. 그런데도 부상을 막지 못했다.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온 것을 두고 로버츠 감독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칭찬한 이유도, 참고 던졌다면 더 큰 상처를 입었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류현진의 부상 소식은 굉장히 안타깝다. 분명한 것은 체중이 많이 나가서, 그리고 투구 폼에 문제가 발생해서 부상이 온 것은 아니다. 또한 류현진이 몸 관리를 잘하지 못해 발생한 부상도 아니다. 오히려 몸에 대해 관리를 잘했고, 그만큼 올 시즌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큰 부상을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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