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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가 못 보고 못 말하고 못 들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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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가 못 보고 못 말하고 못 들을 수 있는가?

Can Siri go deaf, mute and blind?

TUE, JAN 22, 13

"시리는 정말로 애플의 미래인가?"에서 나는 시리의 전략적인 약속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절차적인(procedural) 검색을 임무 완료(task completion)와 거래(transaction)로 바꾼다는 의미였다. 이번에는 떠오르고 있는 트렌드 맥락의 미래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 Internet of Things는 화물용 컨테이너에 붙어 있는 RFID 칩처럼 단순한 객체에 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우리 몸 내부에서 적절히 운영시킬 수 있도록 신호를 주고 받는 인공 장기처럼 중요한 개념이다. 직접적인 인간의 개입 없이 컴퓨팅 객체의 연결성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 "최고의 인터페이스는 없는 인터페이스"는 정교한 인터페이스이건 미니멀한 인터페이스이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면서 작동하는 객체에 관한 개념이다. 자동 개폐문처럼 사용자 경험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숨기는 형태를 객체에 준다는 문제이다.

애플의 강점은 언제나 우리가 갖고 다니고 만지고 작동하며 (단순한 기기 이상으로) 서로 사랑스럽게 얘기도 하는, 조니 아이브가 얘기하듯 보석과 같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였다. 따라서 이 두 가지 트렌드(서로 대화하는 객체, UI가 딱히 없는 객체)는 애플에게 잠재적으로 위험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애플이 인간의 터치와 관심을 위주로 하는 디자인을 만들기 때문이다. 애플이 디자인에서 갖는 우위는 그동안 간단하고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거나 "직관성"에 있었는데, 우리의 터치나 바라보는 것 없이 알아서 다음 명령을 중개해준다고? "인터페이스가 없는" 객체가 사방에 깔려 있다면, UI 디자인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

Looks good, sounds better

다행히도 시리는 그 자체가 화면 상의 인터페이스에 녹아들지 않았다. 비록 여러 가지 언어로 얘기하기는 하지만 시리는 말하고(혹은 같은 맥락에서 듣고)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 시리는 팬시 카드와 찢어진 출력물, 지도, 개인 목소리와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도구를 이용하지만, 시리를 다르게 만들어주는 것은 시각적인 것도 아니고 목소리도아니다.

"검색용 음성인식"으로 시리를 간주하는 반사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시리는 목소리에 대한 것이 아니다. 사실 시리는 처음에 목소리도 갖고 있지 않았으리라 감히 생각해 본다. 시리가 하는 보다 중요한 약속은, 연관성과 결정 행위, 임무 완수와 거래이다. 시리에게 (경쟁자들과는 달리) 멋진 목소리가 있다는 사실은 그저 사랑스러운 "태도"와 다를 바 아니다.



시리에 열광하는 이들은 시리가 결국 우리 주변의 수많은 기기에 침투하리라 여기고 있다. 텔레비전 상에서 시리와 대화를 나누는 유명인들도 그렇고, 다들 시리를 당연히 애플 TV용으로 시리를 생각하고 있다. 아마 다른 텔레비전 제조사들에게 라이선스 줄 수 있다고도 여기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시리의 유지비가 높을까? 아이폰 5에서 제일 고가의 BOM은 터치스크린으로서 $44이며, 그 다음 부품보다 1/4 정도 더 비싸다. 시리는 시청각적인 매력 없이도 아이폰 바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글쎄. 그녀는 이미 살아남았다. Siri Eyes Free 통합은 올해 초 9개 자동차 회사용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아이폰 화면을 사용할 필요 없이 시리와 운전자 사이에 상호 작용이 가능하도록 말이다.



Siri Eyes Free가 있다면 Siri Touch Free(보고 얘기는 해도 터치는 없는), 혹은 Siri Talk Free(보고 터치는 해도 얘기가 없는) 등을 생각 못 할 것 없다. 애플의 계획이 워낙 둔감한 까닭에 성급한 이들은 벌써 비행기 조종석이라든가 손목시계, 혹은 당연히 등장할 애플 티비 등 온갖 곳에 시리를 갖다 붙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기업들은 거대한 데이터페이스를 월 단위에서 주 단위로, 다시 시간 단위에서 심지어 분 단위로까지 요구하는 분석가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비지니스 인텔리전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만 수 십억 달러를 써 왔다. 시리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함으로써 나오는 데이터를 질의하고 미래의 Hadoop 설정을 지휘하며, 실시간으로 답변을 향한 반복적인 질문을 계속 전달하는 광경을 상상해 보시라. 시리와 "대화를 나눔"으로써 사례를 알아 보는 변호사나 의사를 생각해 보시라. 음성은 잊어도 된다. 시리의 맥락형 레이어는 3D 제스처나 터치에 반응할 것이다. 유리 화면이건 센서가 달린 표면이건 상관 없다. "사용자"의 능동적인 참여 없이도, 아이를 재우거나 울리거나 할 미시적 표현(microexpression)을 모니터 형 시리가 알아차리고, 적절한 반응을 조합해서 음성으로 들려 주거나 요람을 더 빠르게 흔들거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나리오야 풍부하다. 다만 시리를 정말 완전히 "끼워 넣을 수" 있을까?

사례가 없지는 않다. 이미 애플은 주요 UI를 아예 제거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기기를 만들어낸 적이 있었다. 아마 제일 좋은 사례가 바로 아이포드 나노($149)일 것이다. 멀티터치 화면이 없다면 바로 아이포드 셔플($49)이 될 수 있다. 지니어스와 다중 언어 보이스오버, 셔플 등의 소프트웨어 마술로 가능해진 사례이다. 사실 시리가 들어간 아이포드 셔플이라면 온/오프를 제외하면 어떤 식으로든 버튼이 필요 없다. 현재 갖고 있는 모든 오디오 기능과 더불어 훨씬 더 많은 기능도 양방향으로 쉽게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다. 시리가 기능적이고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모든 곳에서 시리의 활용은 가능하다. 시리가 들어간 3G 통신망이 들어가는 자그마한 기기를 $100가 안 넘어가는 꿈의 아이폰으로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Grounding Siri

불행히도, 훌륭한 목표가 될 수 있는 그럴듯한 기기에 시리 집어 넣기에 문제가 없지는 않다.

  • Offline - 시리의 마술을 펼치기 위해 특정 수준 이상의 작용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소리를 듣고 무거운 작업 대부분을 할 애플 서버로 전송시켜야 한다. 지속적인 인터넷 연결망을 요구하지 않는 임베디드 기기에서의 처리가 가능할지는 몰라도, 시리의 음성입력 디코딩 정확성과 패턴 인식은 수 억 명 사용자들로부터 나오는 끊임 없는 샘플링과 조정을 통해 나오기 마련이다. 따라서 인터넷에 잘 연결시키지 않는 기기와의 스토리지와 싱크 문제 때문에, 오프라인 기기에 대한 시리의 투입은 배제될 것이다.


  • Sensors - 시리를 둘러싼 앱의 범위와 기기에 부착된 센서가 무한정하다는 사실이야말로, 시리가 스마트폰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시리는 당신이 걷고 있을 뿐 아니라 35분 동안, 밤 늦게, 어두운 골목을, 도시의 위험한 동네에, 혼자…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그러면 조용히 미리 설정한 경고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로까지 깊게 통합된 시리를 애플이 아직 보여 주지는 않았지만, 다중의 센서 및 앱과 결합되지 않은 시리는 그 잠재성을 심각하게 제한시키는 셈이다.


  • Data - 시리의 활용은 데이터 소스에 대한 접근과 바로 관련을 갖는다. 지금 단계에서는 검색(Yelp)과 연산(WolframAlpha), 거래(OpenTable) 기능 정도다. 애플이 여기에 정기적으로 여러 가지 파트너를 덧붙일 것으로 보인다. 통신 장비가 없는 기기의 시리는 그런 데이터와 처리에 접근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


  • Fragmentation - 사람들은 온갖 종류의 장소에서 시리를 보기 바라고, 애플은 일단 Siri Eyes Free로 첫 단계를 내딛었다. 여기서 시리는 자신의 화면을 포기하고 자동차 업계를 잡기 위해 나섰다. 시리가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면 혹시 비행기도 날리거나 보트, 기차를 운행할 수도 있잖을까? 텔레비전을 컨트롤할 수 있나? 손목시계에도 맞지 않나? 혹시 냉장고는? 소프트웨어로서 시리가 기술적으로는 CPU가 있는 모든 기기에 들어갈 수 있지만, CPU보다는 통신 장비가 훨씬 더 중요하다. 애플(그리고 써드파티) 서버에 대한 연결성이 없다면 시리의 활용도는 심각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 Branding - Siri Eyes Free는 아이폰 화면을 켜거나 답변을 보이기 위해 웹페이지를 표기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명령에 반응한다. 이런 맥락에서 시리에 대한 합리적인 제한을 생각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그것이 꼭 자동차처럼 여러 다른 부문을 위한 "서브셋(subset)"을 애플이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 그 어떤 맥락형 서비스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용 시리를 사용하고 적응해 갈 것이다. 훨씬 더 작은 시장을 잡기 위해서 친숙함을 과도하게 희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즉, 눈에 보이는 모든 곳에 무조건 시리를 집어 넣으면 시리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린다. 애플은 아마 시리를 잠재적인 NFC, 혹은 블루투쓰 인터페이스와 매치시킬 것으로 보인다.

What's Act II for Siri?

시리가 처음 나왔을 때 애플은 Yelp나 WolframAlpha와 같은 기존의 데이터 서비스 몇 군데하고만 팀을 이뤄서 제일 낮은 수준의 과실을 수확했다. 아직 애플은 기기상의 데이터와 센서 입력, 혹은 다른 참신한 정보를 통해 잠재성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았다.

외부에서 보기에 애플 내부의 시리는 발전이 느리다. 특히나 구글은 이미 시리를 따라잡아야 했고 실제로 나섰다. 아마 구글은, (모든 실용적인 목표상 안드로이드용 시리라 할 수 있는) Google Now가 전략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무기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구글 생태계를 벗어나고 싶어할 제조 업체들을 묶기 위한 무기로서 말이다. 당분간은 아무도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수준 이하인 삼성의 시도를 빼면 말이다.

지도 서비스 구현하기가 어렵다 생각하신다면? 사실은 사실대로, 어떤 한 영역은 영역대로 관계형 메타데이터를 시리로 보내는 것은 아마 훨씬 더 힘들 것이다. 그러므로 애플은 시리에 대해 딱 알맞는 정도로 시작을 했다. 애플이 시리를 자사 승인 없는 기기 아무데나 갖다 붙이리라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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