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nology
How the Tech Parade Passed Sony By
By HIROKO TABUCHI
Published: April 14, 2012
TOKYO
Kazuo Hirai, Sony’s new chief executive, at a news conference last week. “I believe Sony can change,” he said.
불빛이흐릿해졌고 군중도 조용해졌다. 텔레프롬프터만이 반짝거렸다.
히라이 카즈오(平井一夫)가 올라서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이제 시작이다. 지난 주 목요일, 소니의 새 CEO, 히라이가 카메라 앞에 서면서 소니 본사 내부에서 벌어진 진풍경이다. 그는 문제에 휩싸인 소니를 다시금 이윤상태로 돌려 놓겠노라 약속했다. 4월1일부로 CEO로 정식 임명된 히라이는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하고 손가락으로 최고임을 말했다.
"소니가 바뀌어야 할 때는 바로 지금입니다. 소니는 변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소니 내부도 마찬가지이지만 소니 외부는 그의 말에 별 확신이 없다.
일본 기술의 정수로 불리었던 소니는 워크맨과 트리니트론 텔레비전으로 세상을 감동시키고 컬럼비아 픽쳐스의 과감한 인수로 헐리우드를 충격에 빠뜨렸던 기업이다. 그런 기업이 이제는 스스로의 생존을 위한 싸움에 돌입했기 때문에 그렇다.
사실 싸움은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 소니의 상황은 일본 산업경제의 놀라운 쇠퇴를 드러내는 사례일 뿐이다. 소니는 고사하고 한 때 강건했던 일본 주식회사였다. 소니 외 여타 일본 제조업체들은 이제 모두 쇠퇴일로에 서 있다. 소니의 경우, 아시아 경쟁국가들과 강력한 일본 엔화, 놀라울정도로 부족한 아이디어가 그 이유이다.
지난 주, 예측치보다 손실이 더 악화되리라는 소니의 발표에 놀라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2008년 이래 소니는 이윤을 못 올려 왔고, 올해 기대손실액은 64억 달러에 이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 년째 히트작이 없었다.
주식시장의 반응은 신속하고 잔혹했다. 소니의 주가는 금요일 1,444엔($17.83)으로 마감했으며, 이는 워크맨이 지배했던 1980년대 중반과 비슷한 가격(10년 전과 비교하면 1/4)이었다. 소니의 시가는 현재 삼성전자의 1/9이며 애플에 비교하면 1/30이다.
소니에 충성스러운 고객이 많은 일본에서조차 소니를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트디즈니와 Bain & Company 경력이 있는 소니의 전임 중역, 사키토 요시아키(前刀禎明)의 말이다.
"거의 게임오버입니다. 소니가 이제 되살아날 방법이 없어 보여요."
소니는 그동안 기회를 잃고 재앙스러운 내분에 휩싸였었다. 한 때 자랑스러웠던 한 기업이 세계시장의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거나,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니 최대의 실수는 소프트웨어로의 이전 및 인터넷의 중요성으로 표현할 수 있을 최근의 디지탈화라는 가장 거대한 기술혁신에 올라타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통신과 콘텐트에 이르기까지 소니가 경쟁하는 모든 분야는 하나씩 하나씩 예상할 수 없었던 경쟁사들로 인해 혁명적인 신기술로 뒤죽박죽이 돼버렸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소니 내부 부서간 갈등만 더 일으켰다.
음악과 전자제품 역량 덕분에 소니는 2001년 애플이 아이포드를 선보이기 훨씬 전에도 아이포드와 같은 기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소니의 공동 창립자인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는 1980년대 초, 이미 디지탈 기술과 미디어 콘텐트를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합치는 비전을 선보인 바 있었다.
그러나 말그대로 그런 일은 이뤄지지 않았다. 소니 엔지니어들은 소니 미디어부의 권력에 저항했다. 당시 소니는 아티스트와의 계약, 혹은 음반판매 저하 없이 음악을 다운로드하거나 복사할 수 있는 기기를 어떻게 만드느냐를 갖고 씨름했다. 그래서 소니의 초창기 디지탈 뮤직 플레이어는 빠르게 성장중이던 mp3 포맷과 호환성이 없는 독점적인 파일규격을 사용했다.
당시 여러 다른 부서가 협력을 위해 모였지만 소니는 핵심 제품인 텔레비전과 휴대용 음악기기 양쪽에서 발판을 잃고 말았다. 플랫-패널 디스플레이도 늦게서야 만들기 시작했을 뿐더러 디지탈 뮤직플레이어는 아이포드가 점령해버렸다.
판매 저조 끝에 소니는 애플 아이튠스에 대응하여 온라인 스토어인 소니 커넥트(Sony Connect)를 개장했지만, 포괄적인 대안을 제공하진 못 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외의 나라의 낮은 제조비용은 소니와 그 외 고급 가전제품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소니 브랜드 또한 그 영광을 잃어가기 시작하면서 소니는 제품에 프리미엄 가격을 붙이기 더 어려워지고 있는 형편이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장세진 석좌교수의 말이다. 그는 “Sony vs. Samsung: The Inside Story of the Electronics Giants’ Battle for Global Supremacy”의 저자이다.
"지금 시점에서 소니에게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아무 전략이 없는 것보다는 낫죠."
소니가 성공을 거둔 분야도 있다. 아마도 소비자용 가전제품이 디지탈/인터넷 세상으로 가장 성공리에 전환한 제품일 비디오 게임이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3 콘솔을 인터넷과 텔레비전을 잇는 거실의 허브, 즉 통합적인 오락 시스템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그러나 하드웨어에 대한 집착이 소니 전략을 손상시키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3의 블루레이 DVD 플레이어때문에 소니는 그 출시를 늦출 수 밖에 없었다. 그에 따라 닌텐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 모델에 비해 가격이 크게 올라서 판매량도 난조를 보였다. 소니는 또한 온라인 게임으로의 이주가 느려서,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사실 소니의 고민은 일본 전자업의 광범위한 쇠퇴를 반영한다. 엔화 강세 때문(즉, 수출이 줄어든다)이라는 빠른 비판 대상이 있기는 하지만 한 때 혁신적이었던 기업들의 아이디어가 고갈됐다는 더 깊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노동력이나 저렴한 자본으로 경쟁할 수가 없을 때에는 혁신과 아이디어로 경쟁을 해야 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통신과 미디어, 기술업체 등급을 매기는 Fitch Ratings의 사장인 스티브 듀로즈(Steve Durose)가 최근 업계 보고서에서 한 말이다.
"일본의 가전제품 제조업체들은 많은 분야에서 기술 리더쉽을 잃었다. 10년 전, 이들 기업은 텔레비전과 디지탈 카메라, 휴대용 뮤직플레이어, 게임 콘솔과 같은 전자제품에서 주요 기술 혁신자이자 창조자, 리더였다. 그러나 오늘날, 애플과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업체들 때문에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적인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 제품군은 크게 줄어들고 말았다."
소니의 최고 경영자들은 공석에서나 사석에서나 근본적인 도전이 많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회사 내 여러 다른 부문을 협력시켜서 혁신을 위해 더 통합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잘 만들 필요가 있다는 식이다.
그렇지만 소니의 최근 리더들은 제멋대로인 회사를 이끄는데 있어서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소니는 협력을 종종 피하는, 자랑스러운 엔지니어들의 왕국들의 지배를 받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비용-절감이란 창조의 적이다. 소니의 공동설립자인 모리타와 이부카 마사루(井深大)는 독립 문화를 일구기 위해 노력했었지만, 그들도 최근의 간부들보다는 부서간 관리자 통제에 더 성공을 거뒀었다.
중역들은 사적으로 다루기 힘든 관리자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다른 부서와 정보를 나누거나 협력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한 중역은 제거된 직위의 한 관리자가 다른 직위로 재고용된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아니면 그가 떠난 적이 없었을 수도 있겠죠." 그는 상사의 분노를 피하기 위해 익명을 요구했다.)
2005년 당시의 소니도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레이스테이션의 브레인이었던 쿠타라기 켄(久夛良木健) 대신, 영국에서 태어난 미국 사업가인 하워드 스트링거(Howard Stringer)를 CEO로 모셨었다. 스트링거는 소니 미국 지사에서 음악과 영화, 가전제품을 담당했었는데, 3만 명의 직원 중 9천 명을 해고했었다.
CEO로서 참석한 첫 번째 뉴스 컨퍼런스에서 스트링거는 자신이 "회사 내부간 협력을 증진시켜서 창조성을 드높이고 회사에 새 생명을 불어넣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러나 히라이의 CEO 승진에 따라 사장으로 남게 된 스트링거조차 소니의 모든 문제를 깨뜨릴 순 없었다.
소니의 제품군은 지금도 여전히 혼란스러우며, 서로가 서로간을 잠식하고 있는 제품도 있다. 또한 소니는 제품을 버섯처럼 크게 늘어놓는 전통을 지속시켜왔다. 가령 소비자용 캠코더의 모델은 10가지가 있고, 텔레비전은 30가지가 있다. 당연히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키토의 말이다.
"소니는 모델을 너무 많이 만듭니다. 그들 중 아무 것도 '최고에 최신 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가 없을 정도죠. 반면 애플은 하나의 놀라운 휴대폰(색상도 딱 두 가지입니다)을 만들어서 '이것이 최고다'라 말합니다."
소니의 온라인 전략에도 문제가 있다. 소니는 아직 음악과 영화, 게임을 제공할 단일 플랫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까지 사진과 비디오를 공유하는 서비스인 플레이메모리(PlayMemories)와 같은 플랫폼과 전혀 연동이 안 됐었다. 서로 간에 멀리 떨어져 각기 개발한 네트워크가 최근 들어서야 Sony Entertainment Network에 연동되고 있으며, 소니에 따르면 소니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가 중요한 콘텐트 조달 플랫폼이 되리라고 한다.
좌절한 한 전임 중역은 "이들 서비스의 외양과 느낌, 사용자-경험이 모두 달라서 완전히 분리됐었다"고 말한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그는 소니와의 관계를 해치고 싶지 않다 말했다. "소니는 오랫동안 네트워크에 대해 거론해 왔습니다만, 실제로 눈에 보이는 성과는 전혀 없었습니다."
소니의 우려는 소니만이 아니라 일본을 해치고 있다. 미국에서 보통 신기술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은 젊은 회사들이 개발한다. 이런 신생 기업들이 느린 기존 대기업의 자리를 바꾸게 된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지난 50년동안 전자제품 업체 중에 새로이 올라선 신규 업체가 전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내 최고 수준의 구직자들은, 최근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소니와 같은 대기업으로 계속 몰리고 있다.
그래서 전세계적인 자본주의의 창조적 파괴는 일본에서 민감한 주제이다. 일반 여론은 여전히 기존 업체의 의견과 같이 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모바일 게임 업체인 DeNA의 창립자인 남바 토모코(南場智子)는 2010년, 닌텐도와 소니와 같은 업체들은 "이제 은퇴하실 시기"에 도달했다면서 DeNA가 세계로 나아갈 첫 번째 새 일본 업체가 되리라 희망했다. 그녀의 발언은 일본 온라인을 들쑤셔 놓았다.
At Sony's headquarters, a display was viewed in 3-D.
소니는 과연 어디로 향할까? 전문가들은 소니가 기존 제품 라인을 탈출부터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소니는 화학약품 사업에서 철수했으며, 손실만 거듭하고 있는 텔레비전 사업에서도 철수해야 할지 모른다는 분석이 있다.
새 CEO인 히라이는 소니가 모바일(스마트폰과 태블릿)과 카메라/캠코더, 게임의 세 가지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텔레비전 사업에서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지난 주 그의 말이다. "텔레비전은 여전히 모든 가정의 중심이자, 소니 DNA의 일부입니다."
적자 사업인 텔레비전과 게임부를 운영했던 경력때문에 히라이가 과연 소니를 이끌 적임자인지 의문스러워 하는 분석도 있다. 스트링거라는 후견인 덕분에 그가 올라섰다는 의미이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히라이가 CEO가 된 이유는 단순히 관리 기술로서 그의 영어능력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고 한다. 최고 수준의 기술기업들이 지닌 브랜드 취약성에 집중하는 경영 컨설팅 회사인 cg42의 창립자인 스티브 벡(Steve Beck)의 말이다.
"핵심은 이렇습니다. 쿨한 기술회사라는 이미지를 갖고 싶으면, 쿨한 기술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소니 제품 중에 쿨한 기술 제품이 그동안 안 나왔어요. 그것도 수 년동안 말이죠. 소니 브랜드가 그 색깔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관심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LTE 통신은 저출력 전파방해장치로도 광범위한 지역 마비시킬 수 있어 (0) | 2012.11.15 |
---|---|
Apple (again) tops list of most innovative companies (0) | 2012.11.14 |
세계 최초의 테블릿pc grid pad (0) | 2012.11.14 |
애플, 록스타비드코서 특허 1천여건 넘겨받아 (0) | 2012.11.13 |
안드로이드폰 OS 버젼별 점유율 (0) | 2012.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