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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로 본 윤석민 투구
빠를 땐 144㎞, 느릴 땐 130㎞… 고속·저속 슬리이더 모두 구사
좌우 변화도 다른 투수들의 3배
◆직구와 다름없는 '고속 슬라이더'
윤석민은 7월 15일 삼성전에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삼성 강타선을 상대로 안타와 볼넷 각각 1개만 내줬고, 삼진은 11개를 잡아내며 시즌 첫 완봉승을 거뒀다.
윤석민이 이날 던진 공은 128개. 직구가 52개, 슬라이더가 50개로 구사비율이 비슷했고, 체인지업(22개)과 커브(4개)를 간간이 섞었다. 그의 이날 슬라이더 시속은 131~140㎞로 측정됐다. 올 시즌 전반기 윤석민의 슬라이더 평균 시속은 137.20㎞(초속 기준). 리그의 다른 투수들 평균 시속(129.37㎞)보다 7.83㎞가 빠르다. 올 시즌 측정된 최대 시속은 144㎞였다.
이효봉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윤석민은 두 가지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속도가 느린 슬라이더는 맞춰 잡을 때, 실점 위기에선 삼진을 잡아내기 위해 직구처럼 보이는 고속 슬라이더를 던진다"고 설명했다.
◆좌우 움직임이 크다
윤석민의 '고속 슬라이더'가 위력적인 것은 빠르면서도 상하좌우로 큰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직구로 오판(誤判)한 타자들은 헛스윙을 하거나 파울 타구를 날리고 만다. PTS가 측정한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좌우 무브먼트값(cm 기준)이 16.04로 리그 평균값(5.50)이나 다른 우완 정통파 투수(4.49)의 3~4배에 달했다. 공에 회전이 없을 때 홈플레이트 앞쪽에 떨어지는 지점을 '0'(포수 시점)이라고 했을 때 다른 우완 정통파 투수들의 슬라이더가 평균적으로 4.49㎝, 윤석민의 공은 16㎝ 정도 오른쪽 지점에 떨어졌다는 얘기다. 양상문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홈플레이트 가까이에서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현혹되기 쉽다"고 했다.
- ▲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윤석민의 슬라이더가 빠르면서도 변화가 큰 것은 오승환의 '돌직구(포심패스트볼)'처럼 회전수가 다른 선수에 비해 압도적인 데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PTS에 측정된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분당 회전수가 1459.98회로 그를 제외한 리그 투수들의 평균 슬라이더 회전수(1227.42회)보다 232.56바퀴 더 돌았다. 공에 회전이 걸릴수록 회전이 걸리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힘이 더 커져 변화가 많이 일어나게 된다.
윤석민이 이처럼 빠르고 각도가 큰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는 것은 독특한 투구폼과도 관련이 있다. 양상문 MBC 해설위원은 "우완 투수들이 공을 던질 때 왼쪽 어깨가 닫혀 있어야 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윤석민은 왼쪽 어깨가 타자 쪽으로 열려 있어 오른팔 스윙을 다른 선수보다 더 오래 가져가면서 공에 회전을 준다"고 분석했다. 윤석민처럼 왼쪽 어깨가 약간 열려 있으면 밸런스 잡기가 어렵다. 던질 때 팔의 각도와 그립, 손가락의 미묘한 움직임이 어우러지면서 윤석민의 명품 고속 슬라이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 PTS
PTS는 미국의 IT 회사인 ‘스포트비전’이 군대의 미사일 추적 시스템을 응용해 2003년 개발했다. 1·3루 및 외야 센터 펜스 쪽에 카메라를 설치해 투수들의 공의 궤적과 속도를 3차원으로 실측해 그 속에 담긴 데이터를 분석한다. 공의 상·하·좌·우 움직임과 회전 수 및 회전 방향, 투수가 공을 놓는 순간인 릴리스 포인트부터 홈 플레이트 맨 뒤쪽을 지날 때까지의 궤적, 낙차 등을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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