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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밸리 드림은 현재진행형…자수성가 부호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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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빈, 김정주, 김범수, 김택진’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의 요람으로 부상한 판교 테크노 밸리(이하 판교 밸리)에는 ‘자수성가(自手成家)’형 부호가 많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6년 세계 억만장자(The World’s Billionaires)’에 이름을 올린 이들 4명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따지면 이들의 재산은 각각 최소 1조원을 넘어선다.

이름이 이미 널리 알려진 이들만 있는 건 아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IT기업이나 바이오기업의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들도 거부의 대열에 합류해 있다. 아이디어와 기술 하나로 소위 대박을 터뜨리는 ‘판교 밸리 드림(판교 밸리 성공 신화)’은 현재 진행형이다.

조선비즈는 판교 밸리 입주 상장사 중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창업자와 주요 임원들의 보유 지분 가치(4월 12일 종가 기준)를 전수 조사했다. 포브스 발표 내용도 포함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 / 조선DB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 / 조선DB


◆ ‘판교 밸리 거부’ 권혁빈, 김정주, 김범수, 김택진, 이준호

포브스가 선정한 ‘2016년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은 31명이다. 이 중 판교 밸리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은 4명이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421위),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771위), 김범수 카카오 의장(1067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1577위). 게임업체 창업자가 주류를 이룬다.

포브스에 따르면 권혁빈 회장의 자산은 37억달러(4조5769억원), 김정주 회장의 경우 23억달러(2조8451억원), 김범수 의장의 자산은 17억달러(2조1029억원), 김택진 대표의 경우 11억달러(1조3607억원)다.

판교 밸리 부호 1위에 오른 권혁빈 회장은 2002년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다. 총싸움게임(FPS)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대히트를 치면서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렸다. 권 회장은 스마일게이트그룹의 지주회사인 비상장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회장은 비상장사인 NXC 지분 48.5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온라인게임 업계 대표주자인 김 회장은 1994년 넥슨을 창업하고 1996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 그래픽 다중접속(MMO) 역할수행게임(RPG) ‘바람의 나라’를 선보였다. 이후 ‘퀴즈퀴즈’,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 다양한 인기 게임을 출시하면서 넥슨을 국내 1위 게임회사로 성장시켰다.

‘카카오톡’ 메신저로 문자 서비스에 혁신을 가져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은 회사 지분 20.92%를 보유하고 있다. 4월 12일 카카오 종가 기준으로 지분 평가액은 1조2625억원이다. 김 의장은 카카오 2대 주주인 비상장사 케이큐브홀딩스 지분 100%도 갖고 있다.


왼쪽부터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 김정주 NXC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의장 / 조선DB
왼쪽부터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 김정주 NXC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의장 / 조선DB

엔씨소프트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도 꾸준히 억만장자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국내 장수 인기 MMO RPG ‘리니지’와 ‘블레이드앤소울’의 중화권 흥행 덕분이다. 김 대표는 회사 지분 11.98%를 보유하고 있다. 4월 12일 종가 기준 평가액은 6465억원에 달한다.

네이버 공동 창업자인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의장의 자산도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 의장은 네이버 지분 2.03%(4489억원), NHN엔터테인먼트 지분 17.27%(1885억원)를 소유하고 있다. 그가 100% 지분을 가진 비상장사 제이엘씨의 가치는 1600억원대로 추산된다.

경기 성남시 분당갑 선거구에 출마해 20대 국회에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웹젠 의장의 지분율은 26.72%다. 4월12일 종가 기준으로 2255억원가량이다. 이밖에 솔브레인 창업자 정지완 회장(31.01%·2327억원), 위메이드 창업자 박관호 의장(46.77%·2149억원), 휴온스(옛 광명약품) 창업주인 고(故) 윤명용 회장의 아들 윤성태 부회장(24.6%·2104억원) 등의 자산도 2000억원대다.

안랩 창업자이자 국민의당 공동대표인 안철수 의원이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재산신고액은 1629억원이다. 안랩의 최대주주인 안 의원의 지분가치(18.6%)는 4월 12일 종가 기준 1308억원이다.

김재수·나성균, 주가 하락에도 여전히 수백억대 ‘주식 부자’

1999년 신약개발 전문기업 제넥신을 창업한 성영철 포스텍 교수는 회사 지분 11.45%를 보유하고 있다. 4월 12일 종가 기준 지분가치는 1320억원에 달한다. 그는 지난해 CEO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과 기술총괄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도 판교에 자리잡은 알짜 기업이다. 2015년 매출액 1756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을 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황철주 대표의 지분가치(24.15%)는 985억원이다.

왼쪽부터 성영철 제넥신 의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 나성균 네오위즈홀딩스 대표,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 / 각사 제공
왼쪽부터 성영철 제넥신 의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 나성균 네오위즈홀딩스 대표,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 / 각사 제공

2015년 4월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홍역을 앓았던 내츄럴엔도텍의 김재수 대표 지분(18.56%) 평가금액은 85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가짜 백수오 사건에서 내츄럴엔도텍의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었지만, 한때 9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4월 12일 종가 기준 1만8450원으로 하락했다.

나성균 네오위즈홀딩스 대표는 2011년 네오위즈 주식을 보유해 1900억원대 ‘주식 부자’로 손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PC온라인 게임 분야의 실적 부진으로 보유 지분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4월 12일 종가 기준 네오위즈홀딩스(41.05%)와 네오위즈게임즈(5.18%) 지분을 합친 나 대표의 주식 가치는 761억원이다.

크루셜텍의 안건준 대표는 회사 지분 19.34%(546만9415주)를 보유 중이다. 그의 지분가치는 732억원이다. 크루셜텍은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블랙베리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크루셜텍은 블랙베리에 들어가는 모바일용 광마우스 옵티컬트랙패드(OTP·Optical TrackPad)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바 있다. 크루셜텍은 새롭게 개발한 지문인식모듈을 화웨이를 비롯한 전세계 15개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하면서 2015년 흑자 전환했다.

이밖에 아이디스 창업자 김영달 대표(651억원), 전시시설 전문업체 시공테크 창업자 박기석 대표(497억원), 서수길 아프리가TV 대표(491억원), 김형근 빅솔론 대표(484억원), 오스코텍 창업자 김정근 대표(461억원)가 뒤를 이었다.

◆ 바이오기업 창업자 양윤선·차광렬, 보유 주식 가치 400억원 넘어

2000년 서울의 작은 임대 사무실에서 10여명의 직원과 함께 바이오기업 메디포스트를 설립한 양윤선 대표는 2014년 11월 판교 밸리에 사옥을 지었다. 양 대표는 ‘남초(男超)’ 지역인 판교 밸리에서 대표적인 여성 CEO 중 한 명이다. 양 대표가 보유한 회사 지분은 6.43%로 그 가치는 421억원에 달한다.

왼쪽부터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 김홍국 가비아 대표 / 각사 제공
왼쪽부터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 김홍국 가비아 대표 / 각사 제공

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은 2000년 의료계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회사인 차바이오텍을 설립했다. 1984년 산부인과 의사였던 차 회장은 차병원을 세워 난임치료에 집중했다. 차병원 난임치료센터는 국내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인정받았다. 1999년 미국 컬럼비아대는 차 회장에게 난임치료센터를 설립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는 국내 의료 첫 수출 사례가 됐다. 그는 병원에서 시작해 제약, 바이오, (줄기세포)화장품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차 회장이 가진 차바이오텍의 지분은 5.90%로 그 가치는 418억원이다.

김홍국 가비아 대표는 1998년 도메인 등록업체로 사업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한글.com’이라는 도메인 등록을 추진해 한글 도메인 시대를 열었다. 그 전에는 영문과 숫자로만 닷컴 도메인을 등록할 수 있었다. 현재 김 대표의 가비아 보유 지분(34.75%) 가치는 329억원이다.

네비게이션 업체 팅크웨어 이홍복 대표의 주식가치가 231억원, 영상보안처리칩 전문업체인 넥스트칩 창업자인 김경수 대표의 주식가치는 218억원이다. 통신장비업체인 쏠리드를 창업한 정준 대표(208억원), 태양광 업체인 에스에너지 창업자 홍성민 대표(172억원), 터치스크린 모듈업체인 멜파스를 창업한 민동진 대표(143억원), 반도체 장비업체인 탑엔지니어링 창업자 김원남 대표(123억원)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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