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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이 말하지 않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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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이 말하지 않았던 것

What Apple CEO Tim Cook didn't say

By Adam Lashinsky, Sr. Editor at Large February 12, 2013: 1:48 PM ET

Apple's CEO Tim Cook didn't bring up the company's most talked-about rumors. And that may be very telling.


FORTUNE - 팀 쿡의 인터뷰는 마치 Seinfeld의 예전 에피소드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일어난 일은 전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없음"을 설명하기 위한 트릭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화요일 아침,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컨퍼런스에서 쿡은 애플이 더 저렴한 아이폰, 혹은 더 큰 화면을 가진 아이폰을 선보이겠다든가, 혹은 선보이지 않겠다든가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 물론 스티브 잡스도 향후 제품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음을 비춰 보면 일관성 있는 일이다. 잡스는 오히려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다. 아이폰을 내놓기 몇 개월 전, 새로운 기기를 내놓는 짓은 "멍청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쿡은 그런 뻔뻔한 타입은 아니다. 그래서 쿡은 애플이 $339 짜리 아이포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가 결국 $49 짜리 아이포드 셔플까지 선보였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다시 새겨줬다. 그냥 더 싼 물건이 아니다. 더 저렴하되 좋은 물건이다. 물론 애플은 더 저렴한 아이폰을 만들 것이다.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화면 크기는? 쿡은 화면 크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화면 크기보다 색상같은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고 말했을 뿐이다. 설명하자면, 수익발표회 이후에 적었듯 애플이 절대로 더 큰 화면의 아이폰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직 제품을 발표할 준비가 안 됐다는 의미다.

화요일 날 쿡은 미래의 텔레비전 제품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골드만삭스의 분석가인 빌 쇼프(Bill Shope) 또한 텔레비전에 대해 묻지 않았다. 쿡이 한 말은 다음과 같다. 그동안 $500 이하의 매킨토시 컴퓨터를 왜 내놓지 않느냐면서 애플을 졸라왔던 투자자와 전문가들이 부지기수였다. 물론 애플은 $500 이하 짜리 맥을 내놓지 않았다. 애플은 저렴한 매킨토시 대신 아이패드를 만들었고, 아이패드는 현재 최소 $329에 팔리고 있으며 (맥을 포함) PC 판매를 잠식하는 중이다. 해설해 보자. 애플이 어디로 가는지 이해하고 싶다면 아이폰 시장점유율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 좋다. 시장점유율은 당연히 중요하기는 하지만 애플이 실제로 할 일은 기존 제품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제품 카테고리 자체를 뒤흔들 일이다. 다음에 무슨 큰 건을 준비중인지 애플은 말하지 않는다. 쿡의 전임자는 뭔가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말을 쿡보다 훨씬 더 잘 해냈을 뿐이다. 쿡은 뭔가 나오리라는 신호만 줬지, 그 또한 특정한 뭔가를 얘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 해야 하는데?

그런데 쿡이 좀 수다스러웠던 주제도 있었다. 적어도 말이 좀 많았었다. 그는 애플 소매점의 성공과 경험을 치하하면서 애플의 소매점이 단순히 상점이라기보다는 교육 경험과 커뮤니티 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메시아적인 설교를 했다. 또한 그는 기분이 안 좋아질 때나 평상시보다 축 처진 느낌을 가질 때면 애플스토어를 간다고 말했다. 애플 스토어 방문이 마치 프로작(우울증 치료제)같다면서 말이다. (분명 쿡의 유머다!) 하지만 그는 소매점 책임자 존 브로웻을 어째서 쫓아냈는지, 후임자를 찾는 시간이 왜 그리 오래 걸리는지 논의하기를 다시금 거절했고 골드만삭스 또한 그를 압박하지 않았다. 애플 주가 가치가 침식되는 와중이 투자자들이 알고 싶어 했을 정보일 테지만 말이다. (쿡은 애플 주가에 대해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또한 거대한 기회가 있음을 올바르게 인식했는데도 애플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오전장에서 애플 주가는 가치가 1.5% 하락했다.)

쿡은 적어도 좀 충격적이되 이상한 말도 한 가지 했다. 애플이 뭘 만들지에 대한 질문은 피하면서 쿡은 애플이 뭘 안 만들지에 대해 별 생각 없이 발언했다. "우리가 절대로 만들지 않을 제품은 바로 쓰레기 제품입니다." 어색한 발언이다. 애플이 실질적으로 고객을 업신여겼던 적이 상대적으로 몇 번인가 있었다는 점을 논의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다. 가령 애플의 지도를 예로 들 수 있겠지만 그런 주제는 나오지 않았다. 아이폰을 소개한지 6년이 지났지만 아이폰 상에서 타이핑 하기가 여전히 문제 있는 사람들이 있다. 삼성은 매우 멋진 소프트웨어 트릭을 사용하여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으로 커서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오늘날까지 어른의 손가락으로 아이폰 상에서 뭔가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애플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양 행세하는 기능상의 문제도 있다. 지도의 경우 애플은 어떻게 지도가 실패했는지 주주들에게 설명할 기회를 거절하기만 했다.

서비스 부문에 대해 거론하면서 쿡은 애플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아이튠스와 아이클라우드 등으로 통합했으며 그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만 반복해서 거론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은 언제나 애플 보물의 핵심이었다. 거의 잊혀진 존재에서 세계 최고의 가치를 가진 회사로 거듭난 이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는? 모블미와 핑, 음악이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는 어디 있는지? 그리고 아이포토의 약한 사진 공유, 드롭박스만 못한 스토리지 서비스 등 목록은 끝이 없다. 애플이 (특히 인터넷) 서비스에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만큼 정통하다고 생각한다면 쿡은 다시금 곤란한 때를 맞이할 것이다.

다만 마지막으로 팀 쿡이 얼마나 세련된 사나이인지를 말 해야 할 것 같다. 쿡은 원래 화요일 오후 1:15에 회의장으로 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어제 골드만삭스는 쿡이 오후 대신 오전 7:15에 연설을 할 것이라 발표했다. 미셸 오바마 여사가 화요일 저녁 워싱턴에서 열리는 대통령 연두 교서 발표회 때 자기 옆자리로 초대했기 때문이었다. 무대를 떠나기 전, 쿡은 애플 투자자들이 아침 일찍 오면서까지 일정을 바꿔 자기 말을 들어서 감사하다 말했다. 애플을 더 빠르게 성장 시키고 더 많은 현금을 안겨다 준다면야 투자자들은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다만 그 때만은 그들도 진정된 존경과 정중함을 나타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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