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뮤직이 국내에 상륙한다.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와 애플이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음악저작권 신탁 단체와 실제로 계약을 맺은 첫 사례다. 나머지 단체와 최종 계약도 이른 시일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련)는 최근 애플과 저작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음실련은 가수와 연주자 등 권리를 보장하는 단체다. 국내 음악 서비스를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계약에는 무료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3개월 동안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시 애플이 권리자에게 곡당 단가(play per streaming)로 지급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 뒤에는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거나 가입자 한 명당 가격을 매기는 방식 가운데 수익이 더 큰 쪽으로 산정한다. 음실련 관계자는 “계약 여부와 조건은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애플이 국내 음악 저작권 단체와 실제 계약을 맺은 첫 사례다. 그동안 애플이 국내 애플뮤직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은 제기됐다. 그러나 저작권 단체와 협의 등이 구체화되지 않아 뜬소문이라는 반론도 많았다.
업계에서는 애플뮤직 서비스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안에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삼았지만 최대한 일정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번 달 말 서비스가 시작될 수 있다는 예상마저 나온다. 애플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 한국음반산업협회(음산협)와도 저작권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음저협은 작곡가 작사가 저작권을 보장하는 단체, 음산협은 음반 제작자 권리를 보호하는 단체다. 이들 단체와 모두 계약을 체결할 경우 국내 서비스 법적 요건을 대부분 갖추게 된다. 애플은 음산협에 속하지 않은 대형 기획사와도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국내 음악저작권 신탁단체들과 이미 주요 요건 등은 대체로 합의가 이뤄져 이른 시일 안에 계약을 맺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애플이 잡음을 피하기 위해 서비스 직전에 계약을 완료할 가능성도 있다. 생각보다 애플뮤직의 상륙이 빠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음원 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국내 유료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 비중은 전체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KT뮤직, 엠넷, 벅스 등이 잇고 있다. 애플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이런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천편일률의 가격체계와 비슷한 UI 등에 기반을 두고 경쟁해 오던 구도에서 탈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리자 진영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나온다. 애플의 친권리자 정책이 한국 내 디지털 음원 시장에 긍정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애플 입성으로 글로벌 유통이 좀 더 용이해진다. 그와 반대로 스트리밍 등 오프라인 기반 서비스 확대가 과거 기술 한계에 따라 인위로 구분해 놓은 가격과 사용료 정산 정책 붕괴를 가속시킬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권리자 진영 생존에 위기와 기회 요소를 모두 내포했다”면서 “특정 대형 기업 플랫폼 사업자와 열악한 권리자 진영 간 대결 구도도 애플의 국내 입성을 계기로 다원화된 이해관계로 분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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