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심사

빅리거 홀리는 오승환 '토네이도 볼'

728x90
반응형

빠른공 아니지만 강력한 스핀 장착… 韓·日서보다 더 잘 던져]

오승환 직구 평균 구속 148.7㎞
MLB 평균보다도 느리지만 틈만나면 악력기로 손힘 길러
분당 회전수는 79번 더 많아 "타자들 체감속도는 훨씬 빨라"

빠른 슬라이더 등 볼 배합 다양 "오승환, 34세에 완전체로 거듭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MLB)에 데뷔하면서 많은 팬들이 그의 공이 통할지 궁금해했다. 실제 오승환이 던지는 직구의 평균 구속(148.7㎞)은 MLB 평균(149.2㎞)보다도 느리다. 가장 빠른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평균 160.9㎞)과는 비교도 안 된다.

하지만 오승환은 이 공으로 한국·일본에서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평균자책점(1.31)이 한국(1.69)이나 일본(2.25)에서 뛸 때보다 좋다. 9이닝당 탈삼진 수(11.76개)는 메이저리그에서 20이닝 이상 던진 전체 176명 중 6위이고, 피안타율(0.139)은 2등이다. '타자 스윙 시 공이 방망이에 맞는 비율(컨택트 비율)'에서 오승환은 58.6%를 기록했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좋은 투수라는 뜻인데, 오승환은 MLB 투수 중 이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MLB 타자들이 오승환의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토네이도 볼'을 장착하다

전문가들은 오승환이 MLB 평균 구속보다도 느린 공을 던지면서 타자들을 요리하는 건 그의 공에 강력한 스핀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같은 속도의 직구보다 오승환의 공은 변화가 많아 체감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오승환 공을 겪어본 타자들은 "공이 낮게 오는 것 같다가 눈앞에서 확 솟아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같은 구속의 다른 투수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한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오승환이 던지는 공을 포수 뒤쪽에서 보고 구속이 95마일 이상은 나오겠다고 생각했는데 전광판엔 91~93마일이 찍히더라"며 "오승환의 공엔 구속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위력이 있다"고 했다.

오승환이 던지는 직구는 분당 평균 2320번 회전하면서 날아간다. 이는 MLB 평균(2241번)보다 79번 더 많다.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오승환의 직구 구속이 MLB 평균보다 약간 느리긴 하지만 최고는 95마일(약 153㎞)까지 나온다"며 "거기에 이 정도의 회전이 걸리면 타자 입장에선 100마일(약 161㎞)에 가까운 공으로 느낄 것"이라고 했다. 160㎞ 강속구를 던지는 노아 신더가드(뉴욕 메츠)도 공의 평균 회전수는 2143번으로 오승환보다 적다. 회전수의 비결은 강한 악력(손으로 물건을 쥐는 힘)이다. 오승환은 평소에 틈만 나면 악력기로 손힘을 기른다. 악력기가 없으면 분무기라도 찾아든다. 그의 악력은 맨손으로 사과를 가로로 쪼갤 수 있을 정도다.

◇빠른 슬라이더와 대담한 성격

미국에선 볼 배합도 다양해졌다. 돌직구 외에 타자들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빠른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제구가 잘되고 있다. 송재우 위원은 "MLB 최고 포수인 야디어 몰리나가 다양한 볼 배합을 요구하고 또 잘 리드하고 있다"며 "오승환이 34세에 뒤늦게 '완전체'가 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돌부처' 오승환의 대담한 성격도 성공 요인이다.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벌인 경기에서 오승환은 공 11개로 3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했는데 9개를 스트라이크로 던졌다. 오승환은 "팀이 1―3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빨리 이닝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그래서 스트라이크존 낮은 부분을 집중 공략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자기 구위와 제구력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연투가 적어 매 경기 최고의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점도 오승환이 유리한 이유가 된다. 전문가들은 "아직 시즌 초반이고 앞으로 타자들도 오승환의 공을 더 연구하고 나올 것"이라며 "공 하나하나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