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이 강렬했다. 그 녀석을 처음 보는 순간 ‘신세계(新世界)’를 보는 듯 했다. 정보기술(IT) 분야를 담당하면서 그동안 수많은 스마트폰을 만져봤지만 녀석은 달랐다. 최고의 혁신을 보여줬다는 삼성전자 ‘갤럭시S8’과 LG전자 ‘G6’를 처음 봤을 때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만든 ‘미믹스(Mi Mix)’를 두고 하는 얘기다.
- ▲ 샤오미 미믹스를 한 손으로 잡고 있는 모습. /박성우 기자
미믹스는 베젤리스(Bezel-less·테두리가 없는 화면)의 끝판왕이다. 샤오미는 ‘제로베젤(Zero-bezel)’이라고 명명했다. 이 제품은 프랑스 유명 디자이너 필립 스타크가 디자인한 것으로 베젤이 거의 없는 6.4인치(해상도 2040×1080) 폰이다. 전면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91.3%로, 제품의 하단을 제외하고 3면 전체의 베젤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일반 스마트폰의 경우 화면 비중이 대부분 70%대이고, 대화면으로 몰입감을 높였다는 갤럭시S8(5.8인치)와 갤럭시S8플러스(6.2인치), G6(5.7인치)의 화면 비중도 각각 83%, 83%, 80.7% 수준이다.
미믹스는 샤오미가 국내 시장에 공식적으로 출시하는 첫 스마트폰이다. 그동안 일부 샤오미폰이 병행으로 수입돼 판매됐지만, 공식 유통채널로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11월 샤오미와 한국 총판 계약을 맺으면서 설립된 지모비코리아는 해외 스마트폰 직구 사이트인 ‘3KH’ 등을 통해 지난 6일부터 미믹스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7일 미믹스를 공수해 써봤다.
- ▲ 미믹스를 이용해 사진을 촬영할 때 화면이 크고 제로베젤로 인해 카메라 이미지가 마치 현실의 일부분인 것처럼 착각이 들기도 했다. /박성우 기자
◆ 필립 스타크가 디자인한 ‘미믹스’…디스플레이 말고는 다 버려
미믹스의 전원을 켜고 스크린을 터치하는 순간, 화려한 색상의 그래픽이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미믹스의 세로·가로 화면 비율은 17대9다. 갤럭시S8(18.5대9)와 G6(18대9)보다 세로가 조금 짧은 편이다. 갤럭시S8과 G6에 비해 베젤이 거의없고 디스플레이가 커서 또 다른 몰입감을 제공했다.
- ▲ 베젤이 거의 없는 제로베젤 디자인의 샤오미 미믹스의 모습 /박성우 기자
전체적으로 미믹스의 디자인도 합격점을 주고 싶다. 기존에 만져봤던 샤오미폰과 비교하면 같은 회사 제품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고급스럽다. 미믹스의 디자인은 세계 3대 산업 디자이너로 불리는 필립 스타크(Philppe Starck) 맡아 화제가 됐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을 추구하는 스타크의 디자인답게 미믹스는 물리 홈버튼과 베젤 등을 없애고 화면을 극대화하는 등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참고로 스타크는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보트 ‘비너스’를 디자인한 인물이다.
미믹스는 도자기와 같은 소재인 세라믹 풀바디를 채택해 고급감을 더했다. 금속도 플라스틱도 아닌 세라믹은 그동안 스마트폰에서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세라믹은 일반 강화유리보다 단단한 모스 경도(광석의 단단함을 비교하는 기준) 8.5를 자랑한다. 다이아몬드가 10 수준이다. 다이아몬드로 긁는 게 아니라면 미믹스에 흠집날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유리처럼 빛이 반사되고 기름기나 지문 자국은 잘 남는다.
- ▲ 샤오미 미믹스 후면의 모습. /박성우 기자
샤오미는 풀화면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 과감하게 전면 스피커를 없애고 골전도식 스피커 기술을 탑재했다. 미믹스 내부에 센서가 신호를 받아 디스플레이를 진동시켜 소리를 전달한다. 실제 통화를 할 때 아무런 불편함이 없을 만큼 소리가 깨끗이 들렸다.
미믹스의 디자인 외신에서도 평가가 좋다. 경제전문매체 포브스(Forbes)는 미믹스 리뷰 기사에서 “아이폰7을 한물간 것처럼 만든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문화 잡지 와이어드(Wired)는 “샤오미 믹스는 미치도록 아름답다”라고 표현했다.
- ▲ 샤오미 미믹스를 디자인 한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 필립 스타크의 모습/지모비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 미믹스, 램6GB·메모리256GB ‘괴물폰’…갤S8·아이폰7 최고 사양과 비교하면 ‘반값’
미믹스 시리즈 중 스페셜 모델은 4기가바이트(GB) 램(RAM)과 128GB의 저장용량을 갖춘 일반 제품과 달리, 6기가바이트(GB) RAM과 256GB의 저장공간을 갖췄다. 후면에는 18K로 도금된 금색 링이 카메라와 지문인식센서를 감싸고 있다. 갤럭시S8나 G6와 비교해도 사양면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면서 속도를 좌우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21’이 장착됐다. 이는 구글의 픽셀폰, LG전자의 G6에 탑재된 AP와 같은 제품이다.
배터리 부분에서도 미믹스는 갤럭시S8와 G6를 압도한다. 미믹스에는 퀵차지(고속충전)을 지원하는 4400mAh의 대용량 배터리가 내장됐다. 이는 갤럭시S8(3000mAh), 갤럭시S8플러스(3500mAh), G6(3300mAh)에 비해 용량이 25.7%~47% 큰 수준이다.
미믹스에는 전면 500만, 후면 1600만 화소의 카메라가 탑재됐다. 갤럭시S8의 경우 전면 800만, 후면 1200만 화소의 카메라가 사용됐다. 주로 활용되는 후면 카메라의 화소수가 400만 화소 더 앞서 있다.
중국산 제품이지만 초기설정에서 언어를 한글, 지역을 대한민국으로 체크할 경우 모든 메뉴가 한글로 표시된다. 또 구글이 한글 키보드를 지원하는 만큼 소프트웨어(SW)적으로 사용하는 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 ▲ (왼쪽부터) 갤럭시S8, 미믹스, 아이폰7 플러스 /박성우 기자
국내에 출시된 미믹스의 출고가는 79만9000원이다. 만약 사용자가 요금할인을 받는다면 매월 요금의 20%씩 할인받을 수 있다. 6GB의 램과 128GB의 저장용량을 가진 갤럭시S8+ 특별판의 가격이 115만5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미믹스의 가격은 충분히 경쟁력있다. 아이폰7 플러스의 경우 128GB 123만원, 256GB 137만원이다. 결론적으로 미믹스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감만 없다면 미믹스는 디자인과 사양면에서 우수한 상품성을 갖췄다.
그동안 중국산 스마트폰은 싼 맛에 사용하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미믹스는 처음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중국산의 발빠른 추격을 느낄 수 있었던 제품이었다. 갤럭시·G·아이폰이 지겹고 새롭게 튈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라면 미믹스를 추천한다. 갤럭시S8과 아이폰의 반값으로 동일 혹은 그 이상의 성능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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