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Tim Cook)
오번대 학사, 듀크대 MBA, IBM, 인텔리전스 일렉트로닉스 COO, 컴팩 부사장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9월 10일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애플은 아이폰XR 후속작인 아이폰11을 내놨다./ 블룸버그
‘왜 애플은 비운에 처할 운명인가(2011년 5월 허핑턴포스트 사설 제목)’ ‘잡스 없는 애플은 실패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조지 콜로니 포레스터 CEO)’
2011년 10월 5일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자 전 세계 언론과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애플 제국의 종말을 예견했다. 창업자인 자신을 내쫓고 파산 직전에 놓인 회사를 고향에 돌아와 다시 화려하게 부활시키고 아이폰으로 세상을 바꾼 잡스. 팀 쿡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잡스를 대신할 수 있으리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팀 쿡은 세상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애플은 1월 28일 지난해 4분기 매출이 918억2000만달러(약 109조원), 순이익이 222억3600만달러(약 27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8.9%, 11%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잡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인 2010년 4분기보다 매출은 3.4배, 순이익은 3.7배 증가했다. 애플의 가치는 시장 가격에도 반영됐다. 2010년 46달러였던 애플 주가는 최근 주당 318달러까지 올랐다. 시가총액도 4.4배 넘게 커지며 1조3131억달러(약 1556조원)를 기록했다. 한국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을 넘어선 지 오래다.
애플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제국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팀 쿡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코노미조선’은 팀 쿡의 리더십을 세 가지 포인트로 재조명했다.
포인트 1│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꼼꼼한 헌신
팀 쿡은 성격, 스타일, 가치관 등 모든 면에서 잡스와 비교돼 왔다. 카리스마와 추진력, 천재적인 상상력을 과시하던 전임자와 달리 쿡은 침착하고 차분한 성격의 조직 운영 전문가다. 잡스가 후계자로 지목하기 전까지는 신제품 발표회나 인터뷰 등 대외 활동에 나선 것이 손에 꼽힐 정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애플을 전문으로 취재했던 유카리 케인은 2014년 낸 책 ‘불안한 제국(Haunted Empire)’에서 "대체 누가 죽어서도 함께하는,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탁월한 선지자와 겨룰 수 있단 말인가"라며 두 CEO를 비교했다.
그러나 쿡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플 제국을 꾸려나갔다. CEO를 맡기 전까지 그는 애플은 물론 IBM, 인텔리전스 일렉트로닉스, 컴팩 등에서 인정받은 생산, 운영 전문가였다. 협력 업체를 관리하고, 부품이 제때 공급되도록 하고, 재고를 줄이고, 품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조직에 필요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일들이다. 하지만 쿡은 회사 운영에 있어 남다른 헌신을 해 잡스가 만든 회사를 성장시켰다.
실제로 쿡이 1998년 파산 직전의 애플에 사업 운영 수석 부사장으로 첫 출근했던 당시 회사 상황은 혼돈의 도가니였다. 쿡은 후에 "비용 관리, 재고 관리 등 모든 운영이 엉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즉시 최고의 팀을 꾸려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기기 시작했고, 합류한 지 7개월 만에 애플의 재고는 30일에서 6일로 급감했다. 1999년에는 2일로 더 짧아졌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애플의 흑자 전환에 기여한 핵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여기엔 그의 남다른 노동 윤리가 영향을 미쳤다. ‘와이어드’ 편집장이 팀 쿡 주변인을 취재해서 쓴 책 ‘팀 쿡’에는 "새벽에 출장지로 메일을 보내도 5분 안에 답이 올 정도로 언제 잠을 자는지 알 수 없다" "남들이 꺼리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공장 생산 관리를 도맡아 했다"는 증언이 많다. 그렇다고 그가 잡스와 비교해 카리스마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한 직원은 그가 늘 10개의 질문을 던졌고, 여기에 대답을 못 하면 질문 수가 10~20개씩 늘어날 정도로 집요하게 담당자를 몰아세웠다고 말했다. 업무에 빈틈없는 자세를 직원들에게도 요구한 것이다.
포인트 2│
에어팟·애플워치…잡스 숨결 없이도 히트
팀 쿡의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내놨던 아이폰처럼 세상을 바꿀 혁신작을 내놓지는 않았다. 대신 그는 아이폰을 지렛대 삼아 회사 성장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제품군이 애플워치, 에어팟 등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기기다. 특히 애플은 2014년 9월 처음으로 애플워치를 공개했는데, 이는 잡스의 ‘입김’이 닿지 않은 애플 최초의 주요 제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당시 애플워치보다 한발 앞서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출해 있었지만, 애플워치는 2015년 출시 후 단숨에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에어팟·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웨어러블 기기 매출은 11%인 100억1000만달러(약 12조원)를 기록했다. 데스크톱·노트북 사업부인 맥(Mac) 부문 매출(71억6000만달러)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팀 쿡은 "웨어러블 카테고리의 매출 규모는 포천 150 기업 규모에 맞먹는 수준"이라며 "웨어러블 성장세가 매우 고무적"이라고 했다.
신사업 분야인 서비스도 급성장하고 있다. 애플은 2014년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2015년 음악 서비스 애플뮤직, 2019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 플러스,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등 음악, 앱 판매, 디지털 구독에 기반을 둔 서비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 분야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127억달러를 기록했다.
포인트 3│
사생활 희생해 다양성 가치 일깨워
팀 쿡이 회사를 이끈 후 애플은 환경, 다양성 등 가치관에 목소리를 내는 책임 있는 기업으로 진화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십억달러를 재생에너지에 투자한 것이다. 현재 전 세계 애플 시설은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되고 있다. 또 애플은 2013년 사생활 보호와 관련해서도 정부에 맞선 적이 있다. 용의자 아이폰 정보를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해달라는 사법 당국의 요청을 거절한 것이다. 오히려 애플은 제품의 사생활 보호 기능을 더 강화하는 결정을 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쿡은 자신이 직접 애플이 추구하는 다양성의 가치를 증명하기도 했다. 2014년 그는 블룸버그에 ‘팀 쿡이 거리낌 없이 밝힌다’는 기고문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했다. 조용한 그의 성격에 비춰봤을 때 놀라운 사건이었다. 팀 쿡은 기고문에서 "누군가에게 나의 고백이 도움이나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내 사생활은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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