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심사

하일성씨 “한국 야구, 실력보다 희생하는 선수 뽑아 성공했다

728x90
반응형

삼성 사장단이 600만 관중을 동원할 정도로 성장한 한국 프로야구 ‘성공 비법’을 야구 해설가인 하일성 스카이엔터테인먼트 대표(62·사진)로부터 전해듣고 기업에 적용하는 방안을 토론했다. 하 대표는 2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 초청돼 ‘프로야구 600만 관중시대의 성공 비결’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하 대표는 대한민국이 쿠바를 꺾고 우승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의 일화를 먼저 소개했다. 그는 “당시 김경문 감독은 종전과 다른 기준으로 선수를 선발했는데 이른바 ‘3박자(잘 때리고, 잘 던지고, 잘 달리는)’를 갖춘 선수를 뽑은 것이 아니라, 각각의 능력이 뛰어난 선수를 뽑았다”면서 “많은 야구인들이 김 감독의 선수 선발에 대해 의아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감독이 여기에 그치지 않고 헌신하고 희생하며 협력하는 선수를 뽑겠다고 말해 저 자신이 직접 나서 김 감독을 말렸다”면서 “ ‘나가서 이길 생각을 해야지 인간성 테스트를 하느냐’고 핀잔을 주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팀은 미국, 캐나다를 차례로 꺾었고, 우승까지 거머쥐면서 전 세계 야구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하 대표는 “그때서야 김 감독의 선발 기준이 헌신과 희생, 협력을 할 줄 아는 선수였음을 알았다”면서 “이 세가지 정신이 우승의 토대가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 감독이 강조한 희생과 헌신의 사례로 LG트윈스 이택근 선수를 소개했다. 당시 무명이던 이 선수는 국가대표로 선발되자 매일 새벽에 일어나 선수단 숙소를 돌아다니며 에어컨을 껐다. 하 대표는 “경기에 나갈 선수가 밤에 잠을 안 자고 돌아다니는 것이 못마땅해 화를 냈는데, 이택근이 ‘에어컨을 틀어놓고 자면 다음날 몸이 무거워지고 컨디션이 저하되는데, 국가대표지만 후보여서 팀에 기여할 게 없으니 선배들이 최상의 상태에서 뛸 수 있게 하기 위해 에어컨을 껐다’고 하더라”면서 “이택근의 말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프로 선수는 자기 몸이 재산인 개인사업자인데, 팀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고 협력하는 이 선수의 자세에 감동했고 아들뻘 되는 선수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희생과 헌신이 기업운영에도 큰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사장단에 강조했다.

그는 이승엽 선수가 대표단에 우승 동기를 부여한 사례도 소개했다. 당시 한국팀은 일본에 이겨 이미 은메달을 확보해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상황이어서 쿠바와는 전력을 다하지 않아도 됐다. 당시 이승엽은 “은메달도 굉장한 성과이지만, 쿠바에 무기력하게 지면 우리가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오해를 받게 된다”는 말로 후배들의 마음을 다잡았다.

하 대표는 “기술과 실력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과 열정, 동기가 승부를 가른다”면서 “과거 우리 선수들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고 했지만, 그렇게 하면 큰 경기나 아슬아슬한 승부에서 실수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젊은 선수들은 하나같이 ‘경기를 즐기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겠다. 그동안 훈련한 것을 다 풀어놓겠다’는 태도를 갖고 있더라”면서 “프로는 즐겨야 하고 기업도 프로인 만큼 즐기면서 일을 해야 능률도 오르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고 결론지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