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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카톡은 골리앗 이통사에 맞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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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이 음성서비스인 '보이스톡'을 지난 4일부터 시험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이동통신사들과 정면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이스톡 이용자나 구체적인 사용량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사용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카카오톡이나 통신사업자 모두 인정하는 상황이다.

카카오톡이 무료 문자서비스에 이어 무료 음성서비스까지 도입하려하자 이동통신회사들이 바짝 긴장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SKT나 KT는 요금을 조정하던지 아니면 카카오톡으로부터 접속료 내지는 망 이용료를 징수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무부서인 방통위는 아직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지만 늦어도 6월말이나 7월초까지는 정부의 공식적인 대책을 내놓는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오늘 [Why 뉴스]에서는 " 카카오톡은 왜 골리앗 이동통신사에 맞서나?"라는 주제로 보이스톡을 둘러싼 논란과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보이스톡을 무료로 무한정 쓸 수 있는 거냐?

= 카카오톡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음성서비스를 무료로 무한정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톡의 문자서비스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카카오톡 이수진 홍보팀장은 "보이스톡은 음성메신저 기능이라며, 와이파이 망에서는 무한정 사용이 가능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 시험 서비스 중인데 언제부터 본서비스가 시작되는 거냐?

= 아직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이석우 공동대표는 "며칠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지금 추세로는 늦어도 6월말안에는 본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어제(6일)부터 막히는 현상이 일부 나타나긴 했지만 트래픽 증가는 생각보다 적었다."고 말했다.

- 사용자는 얼마나 되나?

= 카카오톡 가입자가 4,600만명이다. 국내 이용자가 3,500만명인데 보이스톡 이용자는 집계가 불가능하다는 게 카카오톡의 입장이다.

사용자들끼리 대화를 하는 것이고 신청이 통화와 달리 메신저로 오가는 것인 만큼 사용자 집계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사용량은 테스트 기간이니까 지켜보고 있는데 구체적인 사용량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이런(논란이 이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사용량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내부적으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우 공동대표는 "예상했던 것보다는 사용량이 적었다"면서도 "아직 테스트 중이어서 구체적인 사용량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보이스톡 서비스는 채팅을 하다가 잠시 보완적으로 음성대화를 하자는 구조로 전화통화와는 기본적으로 다르다"며 "성공률도 낮고 이통사들 걱정만큼 매출을 갉아 먹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동통신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 그렇다. SKT와 KT 등 이동통신사들은 통신요금을 인상하거나 카카오톡으로부터 접속료나 망 이용료 같은 걸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KT는 언론에 배포한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제공에 따른 입장'에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확대는 이통사의 수익기반 붕괴로 이어져 네트워크 투자유인을 감소시킬 것'이라며 "통신사의 투자위축으로 서비스 품질하락 등 이용자 피해가 초래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T는 "ICT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는 이동통신 요금제도 개선 및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규제도입 여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이동통신사들의 반발은 수익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카카오톡의 문자 무료서비스로 KT의 경우 연 2천억원 정도의 수익감소가 나타났고 보이스톡을 시작할 경우 내년 1년에만 1조원 정도의 수익감소가 예상되고 그 감소폭은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KT의 입장이다.

KT는 인터넷 유선전화 도입으로 매년 5~6천억원의 수익이 감소해 지난 7년 사이에매출 3조원이 줄었다며 모바일 무료통화는 더 큰 수익감소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동통신들은 기본적으로 "공짜는 없다."며 이동통신사들의 수익감소는 결국에는이용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그러니까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사용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냐?

= 그렇다.

이동통신사들의 입장은 "유한한 걸 무한하게 쓰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무한대로 모두가 쓰면 망을 왜 까나? 왜 투자하나?"고 반문하면서 "그 서비스(보이스톡) 용인하면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결국은 선의의 사용자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이나 전력을 무한대로 쓰게 할 수 없듯이 망 자원도 무한하게 사용하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통사들의 입장이다.

SK텔레콤과 KT는 3G(3세대)통신망에서는 월 5만4000원, LTE에서는 월 5만2000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에게만 mVoIP 서비스를 허용한다고 약관에 명시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보이스톡 시범서비스가 시작된 후 5만원 대 이하 요금제 가입자의 mVoIP 접속 차단을 강화했다.

사실 이동통신회사들의 수익중 음성통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대외적으로는 절반 정도지만 실제로는 70% 안팎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성통화 수익이 감소할 경우 통신사 매출하락이 불가피 하기 때문에 사용제한 뿐아니라 요금인상이나 카카오톡에 대한 접속료 등을 징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이유다.

다만 이용약관상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사용 금지를 명시했던 엘지유플러스가 이를 전면 허용하면서 통신3사의 대응에 균열이 생기고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 카톡이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을 텐데 거대공룡 이통사에 맞서는 이유는?

= 카카오톡은 보이스톡 서비스를 하려는 이유에 대해 "사용자들의 강력한 요구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석우 공동대표는 "지난 2월 일본을 시작으로 보이스톡 서비스를 하고 있었고, 보이스톡을 우회해서 사용하는 방법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면서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는 카카오톡이 먼저 시작한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모바일인터넷전화는 사실 세계적인 대세이기도 하다. 구글이 구글보이스 서비스를 시작했고 마이크로 소프트는 최대 인터넷전화 회사인 스카이프를 인수 합병했다.

애플도 곧 모바일인터넷전화 서비스를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통위 한 고위관계자는 "디지털 세상에서 문자나 목소리, 동영상은 모두 데이터로 보내는 것이 기본이고 당연히 그렇게 가는 걸로 기술혁신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게 인터넷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카톡의 보이스톡 서비스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대세'라는 것이다.

이석우 대표는 "보이스톡서비스가 통신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워서 의미 있는 수익이 나는 모델을 만들 경우 이동통신사나 카카오톡이 윈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신사도 이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 가져갈 몫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LG유플러스가 보이스톡(m-VoIP)에 대한 제한을 전면적으로 철폐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m-VoIP에 대한 제한을 없애야 창의적인 서비스가 나오고 이용자들도 편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문제로 통신사들과 대화한 적은 없지만, 언제라도 만나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방통위는 어떤 입장이냐?

= 방통위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방통위는 8일 오전 10시 방통위 상임위원들과 통신정책국 관계자들이 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서비스는 기술적으로는 이미 naver나 daum 등 국내포털사들도 하고 있는 서비스로, 카톡의 경우 가입자가 많아 논란이 되는 것"이라며 6월 말 아니면 늦어도 7월초까지는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서비스의 경우 기간통신사업자가 하는 VoLTE, 스카이프 같은 별정통신사업자가 하는 m-VoIP, 요금도 안 받고 회원만 하는 보이스 톡 같은 m-VoIP 등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를 바탕으로 보이스톡을 하는 카카오톡이 이동통신사들이 주장하는 기간통신사업인지 아니면 부가사업자인지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사업자 지위를 판단하면 그에 따른 권리. 의무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보이스톡에 대한 규제에 회의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 한 고위관계자는 "카톡을 규제할 경우 서버를 미국으로 옮겨 서비스를 계속하면 국내법을 적용할 수 없다"며 "글로벌 관점에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신이나 방송 모든 것이 인터넷 기반으로 바뀌는 인터넷 세상으로 가고 있는데 한국에서만 까다롭게 규제할 경우 세계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에 대한 대응은 미국처럼 전면 허용하거나, 유럽처럼 사업자가 알아서 하도록 하거나 아니면 우리나라처럼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지금 추세대로 보자면 유럽처럼 사업자가 독자적으로 결정하도록 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다만 우리나라는 요금인상의 경우 정부 규제가 있는 만큼 사업자들이 지금의 음성위주 요금 체계를 데이터 위주로 개편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는 한계가 있다.

- 방통위가 손 놓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는데

=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요금 규제에는 적극적이면서 자신들의 수익을 감소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이동통신사들은 "보이스톡 서비스가 이동전화시장이 공멸할 서비스"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새롬기술'처럼 주가 올려서 '먹튀'하게 될 것이라며 이동통신시장의 공멸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방통위는 세계적인 대세가 인터넷 기반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들의 편익을 고려하지 않고 이동통신사들의 입장만 고려하기는 어렵다.

물론 이동통신사들의 손실을 마냥 바라만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6월말까지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에서 오늘 긴급히 상임위원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 보이스톡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 스마트폰 도입 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

= 그런 점이 있다.

스마트폰이 지금은 대세지만 2009년 하반기에 도입을 둘러싸고 찬반논란이 많았다.

결국 스마트폰은 도입됐고 지금은 4세대 통신시장인 LTE단말기 시장을 우리나라업체들이 석권하고 있다.

보이스톡도 이미 글로벌 기업인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우리나라가 빠른 것이 아니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보이스톡을 둘러싼 논란은 모바일인터넷전화를 두고 글로벌 기업들 간의 치열한 경쟁 이른바 '국제적인 전쟁'이 일어나기 전 '국지전'이 일어난 수준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들이 국내시장 경쟁에 몰입하다가 변화에 뒤쳐졌는데 보이스톡이 대비할 수 있도록 예방주사를 맞도록 하는 격이라는 것이다.

이동통신사 내부에서도 "스마트폰이 도입될 당시 요금제를 데이터 중심으로 개편했어야 하는데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3G는 음성위주이고 4G는 데이터 위주인데 3G에서 이동통신사들이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카카오톡은 문자도 공짜, 음성도 공짜면 어떻게 수익을 내는 거냐?

= 카카오톡은 아직 제대로 된 수익모델이 없다. 지난해만 4백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고 지난 4월에 92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았다.

현재 카카오톡의 수익은 '플러스 친구'로 일부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은 공개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석우 대표는 "다음 달 모바일 게임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면서 "카카오톡은 집객(고객 유치)에 성공한 만큼 비지니스 모델을 접목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지금은 서비스를 어떻게 잘 할 지를 고민하지 돈 버는 고민은 안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익을 생각하면 무리한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며 "아직 모바일 쪽 수익모델이 제대로 된 게 없는 만큼 의미 있는 수익이 중요하고"고 덧붙였다.

이동통신사에서는 이런 이유를 근가로 카카오톡이 과거 IT버블의 상징이었던 '새롬기술'의 재판이 되는 건 아닌지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가입자 기반을 늘려서 M & A를 통해 통신회사와 합병해 주가를 튀겨 먹튀할 수도 있다는 그런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인터넷 기업은 전통적 기업가치 평가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사업초기에는 마케팅 비용과 기술투자 등으로 손실이 큰 반면 매출액의 성장속도가 빠르고 무형자산의 가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가치가 증가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이럴 경우 일종의 '잠금 효과(Lock-in)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먼저 가입한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니 다른 유사한 서비스로 옮기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입자를 늘리는데 1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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