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겸업 '일본의 국보' 오타니, 내년 빅리그 진출… 미국이 들썩
"2억달러 가치있는 선수를 포스팅 제도로 2500만달러면 획득"
3400만달러 류현진보다 저렴
"나를 어떻게 쓰려는지 밝혀달라" 모든 구단에 질문지 보내
구미에 맞는 팀 골라갈 듯
일본 야구선수 한 명을 두고 미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투·타 겸업 '이도류(二刀流)' 오타니 쇼헤이(23·닛폰햄 파이터스)가 주인공이다. MLB닷컴은 "쇼 타임(쇼헤이의 '쇼'가 영어 'show'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한 중의적 표현)을 준비하라"며 벌써부터 그의 미국행과 관련한 근황을 매일 다루기 시작했다.
사실상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모두 오타니 영입전에 뛰어든 상태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미네소타 트윈스는 "오타니가 최우선 목표"라고 공개 구애를 했고, 뉴욕 양키스, 텍사스 레인저스, LA 다저스 등 명문 구단들도 공공연히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오타니는 11월 30일 미국 LA에 도착해 협상 준비에 돌입했다. 오타니에 대한 포스팅(비공개 입찰)은 2일 시작돼 오는 23일 끝난다. 크리스마스 이전에 오타니의 행선지가 결정된다.
◇일본 야구가 낳은 기린아
일본 야구 팬들은 그를 '국보'로 부른다. 투수로는 일본 대표팀 1선발투수이고, 타자로는 시즌 20홈런을 넘기는 강타자다. 오타니는 2015년 말 열렸던 '프리미어 12'에서 한국과의 개막전과 4강전에 모두 선발투수로 출전, 13이닝 3피안타 21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오타니의 직구 최고 구속은 165㎞다. 체격(193㎝)이 좋아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불린다면 170㎞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SPN은 "오타니는 미국에서도 최정상급 선발투수가 될 것"이라며 "조만간 사이영상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일단 지갑 꺼내고 보자"
구단들이 오타니를 두고 군침을 흘리는 건 그의 재능이 탁월할 뿐 아니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포스팅 제도로 미국 무대를 밟는다. 각 구단이 입찰 금액을 비공개로 적어내고, 그중 최다액을 제시한 구단이 선수와 협상권을 갖는다. 최다액 상한은 메이저리그,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일본 프로야구 간의 합의에 따라 2000만달러(약 217억원)로 정해져 있다. 상한액만 제시하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25세 미만 외국 선수에 한해 연봉과 계약금 액수를 제한하는 규정도 있다. 따라서 총 2500만달러(약 270억원) 정도면 오타니를 영입할 수 있다.
LA 다저스는 류현진을 잡기 위해 6173만달러를 투자했다. 2012년 말 포스팅 비용으로 2573만달러, 6년 연봉(2013~ 2018년) 계약으로 3600만달러를 들였다. 계약 첫해만 따지면 3400만달러 (포스팅 비용+계약금+옵션 포함 연봉) 정도였다. 야후스포츠는 "30명만 사는 마을에서 2억달러짜리 복권(오타니의 잠정 가치) 추첨이 진행되는 셈이다. 일단 복권은 사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서도 투·타 겸업할까
오타니는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통해 전 구단을 상대로 '숙제'를 냈다. 팀의 매력 포인트가 무엇인지,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키울 계획인지 등을 묻는 질문지를 보낸 것이다. 각 구단의 답변을 보고 구미에 맞는 팀을 고르기 위해서였다.
벌써부터 오타니에게 '구애의 몸짓'을 보내는 구단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애틀은 "팀 핵심 선수이자 지명타자인 넬슨 크루스를 외야수로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오타니를 지명타자로 쓰겠다는 뜻이다. MLB닷컴은 "시카고 컵스는 오타니에게 투수와 외야수를 겸하게 해 시즌 400타석을 보장해 줄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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