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백도어’ 제작 명령을 받은 애플이 미국 연방법원에 공식적으로 이의신청을 했다.
애플은 1일 오후 11시(태평양 시각 기준) 직전에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역법원에 아이폰 백도어 장치를 만들어주라는 행정 판사 명령에 대한 공식 이의신청을 접수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애플은 지난 달 25일 셰리 핌 행정판사의 명령 취소를 요구하는 문건을 접수했다. 당시 문건에서 애플은 아이폰 잠금 장치를 우회할 새로운 운영체제를 요구하는 것은 언론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1조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 종신재직 연방판사 주재 재판 열릴 듯
이번 사건은 지난 해 12월 샌 버너디노에서 발생한 총기테러 사건을 수사하면서 불거졌다. 연방수사국(FBI)이 테러 용의자의 아이폰5C에 담긴 정보를 볼 수 있도록 잠금장치를 우회할 수 있는 기술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
행정판사가 지난 달 16일 FBI 요청을 받아들여 애플에 새로운 운영체제를 만들어주라고 명령했다. 애플이 지난 달 25일 접수한 문건은 이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요구를 담은 것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명령 취소 요구에 머무르지 않았다. 1일 공식 이의신청 문건을 캘리포니아 중부지역법원에 접수하면서 법정 공방을 벌이는 쪽을 택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애플은 이번 문건에서 “신중을 기한 끝에(an abundance of caution)” 새로운 조치를 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 재판 규정에 따른 것이다. 행정판사가 명령을 내린 지 2주 내에 공식 이의신청서를 접수하지 않을 경우 법원에 제소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된다. 지난 1일은 2주 시한이 종료되는 날이었다.
물론 애플이 공식 이의신청서를 접수하지 않더라도 법정에서 ’아이폰 백도어 공방’은 계속 진행된다. 행정판사가 오는 22일 애플과 FBI 측을 불러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의 신청을 접수할 경우 연방판사가 주재하는 별도 재판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사법 체계상 행정판사보다는 연방판사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종신직인 연방판사가 되기 위해선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반면 행정판사는 지방 변호사들과 시민대표로 구성되는 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뒤 연방판사들이 임명한다. 연방판사와 달리 종신재직이 아니라 임기제로 운영된다.
결국 애플은 종신재직권을 갖고 있는 연방판사가 주재하는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이의신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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