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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가 디폴트 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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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결렬 땐 미국이 디폴트 D-3]
美 국가 디폴트 땐 무슨 일이 - 국채 발행못해 정부지출 중단
민주·공화 쟁점은 - 세금인상 대 복지축소 맞서
디폴트 정말 일어날까 - 가능성 낮지만 신용하락 위기

미국 재무부가 정한 부채 상한협상 마감시한이 임박한 28일(현지시각), 미 정부의 협상이 파행을 계속하자 월가(街)의 CEO들이 "부채 상한 협상을 빨리 타결하라"고 촉구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헌,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JP모간체이스의 제임스 다이먼 등 금융기관 CEO 14명은 이날 백악관과 하원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미국의 디폴트(국가 부도) 혹은 신용등급 하락은 업계와 투자자들에게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인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은 부채 상한을 임시 증액하고 정부 지출을 1조2000억달러(약 1260조원) 줄이는 방안에 대한 하원 투표를 28일 강행하려다 공화당 내부 반발이 커지자 투표를 갑자기 철회했다.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이 이날 성명에서 "워싱턴 정가의 위험한 힘겨루기가 매우 무책임하다"고 비난하는 등 협상 마지막 고비인 주말을 앞두고 국제사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음은 난항을 겪고 있는 미국의 부채 상한 협상과 관련한 주요 쟁점과 전망이다.

디폴트가 일어나면 어떤 일이…: 국가 부채가 한도에 이르면 빚을 더 이상 낼 수 없다. 미 정부가 8월 한 달 동안 지급해야 하는 돈은 약 306억달러지만, 예상 수익은 172억달러에 불과하다. 빚을 더 내지 못할 경우 약 134억달러를 지급하지 못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각종 사회보장 수당, 공무원 월급, 대학 학자금 대출, 최악의 경우 미 국채 이자 지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

현재 민주·공화 최대 쟁점은: 양당은 국채를 계속 찍어내 빚을 늘리는 지금까지의 방식으론 미국 경제가 지속될 수 없다는 데 합의한 상태다. 부채 상한을 늘리는 대신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재정적자 감축 방식이다. 민주당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은 세금 인상이 오히려 경기를 둔화시킬 우려가 있어 지출을 크게 줄이자고 주장한다. 공화당의 지출 삭감안에는 건강보험 등 복지 예산을 줄이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내년 선거를 치러야 하는 양당은 자신의 골수 지지층을 지키기 위해 나날이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디폴트 가능성은: 경제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어떻게든 디폴트를 막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디폴트 여부와 관계없이 미 국채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보고 있다. JP모간체이스는 신용등급 강등이 국채금리 인상(국채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주택담보대출·학자금대출 등의 금리가 0.60~0.70%포인트 인상돼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채상한이 의회 협상인 이유: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 기간인 1917년 부채 상한을 올릴 때 반드시 의회 승인을 받도록 정했다. 전쟁비용 조달이 최우선 과제였던 당시 도입된 이 법의 취지는 국채를 발행할 때마다 번거롭게 의회 승인을 받을 필요 없이 의회가 상한선만 정해두고 재무부가 재량껏 국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미 정부의 빚은 사상 최대로 불어났고, 지난 5월의 부채는 2010년 새로 정한 상한선 14조2940억달러에 육박했다. 각종 기금을 가져다 쓰는 등 다양한 임시방편을 동원해 온 재무부는 부채 상한을 조정해 디폴트를 막기 위한 최종 데드라인을 8월 2일로 정했다.

94년 된 제도가 왜 올해 문제?: 미 부채가 사상 최대로 늘어난 데다 상·하원이 거의 절반씩 나뉘어 있어 합의가 힘들다. 이번 의회에서 공화당 신진 세력으로 떠오른 '티파티'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도 합의의 걸림돌이다. 이들은 같은 공화당인 베이너 의장이 민주당과 협상 후 한발 물러설 조짐을 보일 때마다 "하원 투표에서 반대표를 내겠다"고 경고하며 발목을 잡고 있다. 티파티의 '티(TEA)'는 '세금은 이제 그만(Tax Enough Already)'이라는 뜻도 지녔다. 재정적자 감축안에 세금 증액이 들어 있는 한 법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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