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은 폴크스바겐의 모든 디젤차량을 대상으로 배출가스 측정과 관련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독일 환경단체들은 폴크스바겐을 상대로 고소할 움직임에 나섰고 폴크스바겐 투자자들도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무부는 이 회사에 대해 기업 범죄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자칫 이번 사태의 불똥이 ‘독일산 자동차’ 브랜드 전체에 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환경부는 다음 달 초 미국에서 리콜 명령이 내려진 폴크스바겐 디젤차 중 국내에 수입된 4종에 대해 자체 정밀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사 대상은 문제가 된 5종의 차량 가운데 ‘유로 6’ 환경기준에 맞춰 국내 인증을 받은 ‘골프’와 ‘제타’ ‘비틀’, 아우디 ‘A3’ 등 4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교통환경연구소의 정밀검사가 끝나면 추후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법인을 기준으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수입차 업계 1위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서 판매하는 폴크스바겐, 아우디, 벤틀리는 총 5만8688대가 팔렸다. 2011년 2만2883대보다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특히 올해 1∼8월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의 점유율을 합치면 31.2%다. 수입차가 대중화하면서 지난해 폴크스바겐 판매량은 3만 대(3만719대)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의 지각변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22일 국내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매장에는 “내 차도 리콜 차량에 해당하느냐”는 소비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와 관련해 폴크스바겐과 직접 경쟁하는 현대·기아자동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현대차 주가는 3.14% 오른 16만4000원, 기아차는 3.11% 오른 5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수입차 점유율은 지난해 13.9%에서 올해 1∼8월 16.3%로 올랐다. 국내에 판매되는 수입차 중 80%가 독일차다. 올해 수입차 연간 판매량이 2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번 ‘폴크스바겐 스캔들’이 수입차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