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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은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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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문제

 

9년 동안의 이라크 전쟁을 종결하겠다는 약속이 그가 대통령 자리를 쟁취하는데 한몫했던 것이 사실이다. 빈 라덴은 이제 없어졌지만 그 빈자리를 채운 IS가 공포를 조성하고 있다. 이상적인 이념에 힘입어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던 그가 지금은 시리아에 폭격을 가하고 있으며, 지상전 개입을 주장하는 이들의 아우성만 겨우 막고 있다.

 

말의 문제

 

오바마는 변호사 공부를 한 사람이므로 애매모호하게 말하는 것의 위력을 잘 알 법도 하다. 그런데 그는 오히려 일반론적인 큰소리를 잘 친다. 예를 들어 새로 출범하는 의료체계에 대해 오바마는 환자가 원한다면 "자신의 주치의를 유지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현실은 주장과 전혀 달랐다. 또 그는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선을 넘는 행동"을 하면 매우 엄하게 다스릴 것이라고 선포했다. 그러나 시리아는 화학무기를 이용했고 오바마는 경고를 이행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또 에볼라가 미국에 넘어올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언을 한 지 2주도 안돼서 텍사스에서 에볼라 환자가 사망했다.

 

하늘만큼 높은 기대감

 

오바마는 케네디처럼 쿨함과 젊은 희망, 아이비리그 스펙 등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정치 무대에 등장했다. 그의 인생은 다문화와 국제사회 성공의 표본이었다. 사람들은 오바마가 카리스마로 전쟁을 중단시키고 회도교와 평화를 이루며 민생을 돌보는 동시에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이런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는데, 사실 누구에게라도 불가능한 요구였던 것이다.

 

인터넷

 

오바마의 급부상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도 전무후무한 사건이었다. 오바마 급부상의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이다. 그는 백악관 역사상 최초로 '개인 브랜드'를 바이럴하게 전파한 대통령이다. 문제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시대의 정치는 이전보다도 더 변덕스럽고 복잡하게 분열되어 있다는 것이다. 6년 전에 오바마는 지지자들을 '모이게' 하는 미디어 전략으로 성공했다. 하지만 디지털 불협화음의 최근에는 여론의 집중을 기대할 수 없다. 인터넷은 이미 다른 인물, 다른 브랜드, 다른 유행을 좇아 떠나간 지 오래다.

 

경제

 

오바마의 경제 리더십은 추종자는 물론 그를 비판하는 이들도 인정할 만큼 성공적이었다. 금융위기 초기에 오바마가 침착하게 긴급구제를 주도하지 않았다면 미국 경제는 더 큰 재앙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가 실시했던 긴급처방이 어느 정도는 먹혔던 것이다. 또 오바마 경제팀이 추진한 오바마 의료체제는 허점이 많긴 하지만 수백만 명이 이미 혜택을 받고 있다.

 

재밌는 것은 2012년 오바마가 재선 된 이유가 바로 새로운 의료체제 때문이었는데 그 인기가 지속되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왜냐면 재임 기간동안 빈부 격차는 더 벌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자의 생산성은 올라가는데 임금은 내려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오바마의 주장은 "내가 아니었다면 더 나빴을 것이다"였다. 하지만 이것이 오바마가 내세운 정치적 업적이라면, 참으로 옹색하다고 해야할 것이다.

 

워싱턴

 

오바마는 고장난 정치문화를 청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전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첫번째 이유는 구조적인데 있다. 아무리 카리스마가 넘치는 미국 대통령이라도 당 대표도 아니고 총리도 아니며 더욱이 왕도 아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일부러 권력을 분산시키는 제도를 택했는데 지금까지도 그 상태는 유지되고있다. 그런데 공화당은 그런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새로 출발하는 대통령에게는 보통 '허니문'기간이란 것이 있는데, 공화당은 오바마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2009년 오바마의 임기 첫 날, 공화당 지도자들은 오바마의 재선을 막는 것을 계획하기 위해 모였고,  오바마의 재선을 꼭 막겠다는 발표들로 이어졌다.

 

인종

 

미국인들은 오바마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그가 유색인종이기 때문인지, 만약 그렇다면 이것이 어느 정도의 장애물이 되는지에 대해 끊임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 백악관에 최초로 입성한 흑인 대통령이라는 역사적인 사실이 일부에게는 오히려 위험한 요소로 작용한다. 대통령의 인종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미국의 현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다. 반대로, 인종 문제가 전부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미국을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능력

 

오바마는 부시에 비해 현재까지 내부적인 부정 부패나 실책으로 인한 큰 타격은 없었다. 하지만 일반 행정적인 차원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새로운 의료체제에 대한 홍보는 완전한 실패였고, 국경 보안 문제도 그저 그런 상태이며, 에볼라에 대한 초기 대응은 매우 더디고 허술했다. 미국내에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에볼라 문제가 그의 임기 마지막 2년을 골치 아프게 할 수 있다.

 

오바마 자신

 

대중 앞에서는 자신감 넘쳐 보이는 오바마지만, 그는 사실 조심스럽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오바마는 간단한 것보다 복잡한 상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 평생 자신의 개척자적인 성과를 칭송을 받고 살아왔기 때문에 타인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그는 온화하고 사려 깊으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로 대통령이 되었다. 그런데 바로 그런 성향이 불쾌한 정치 현실과, 특히 의회에 대한 무시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아직도 2008년 대선캠프의 시카고 동지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들의 영향력 안에서

안주하고 있다. 다시 말해 오바마는 재임 기간동안 워싱턴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말인데 이에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다.

 

오바마는 나머지 2년 동안 리더십의 문제에 더 많이 부딪히게 될 것이다. 왜냐면 미국의 역량이 예전과 같지 않다 할지라도 여전히 전세계의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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